"뭐라고요? 준우승이 1억?" 2등하고 실망했는데 금방 웃었다... 3위한 선수도 "학자금 대출 갚겠다"

니콜라 올리슬라거스. /사진=니콜라 올리슬라거스 SNS

"뭐라고요? 준우승이 1억?"

우승을 놓친 아쉬움에 고개를 떨궜던 선수의 표정이 순식간에 바뀌었다. 육상계에 전에 없던 '돈잔치'가 펼쳐지고 있다.

로이터통신은 12일(한국시간) "호주 여자 높이뛰기 스타 니콜라 올리슬라거스는 자신의 화려한 커리어에서 손꼽힐 만큼 답답한 경기를 치렀다고 생각했다"면서도 "하지만 결과적으로 이날은 선수 생활에서 가장 많은 돈을 번 날이 됐다"고 전했다.

올리슬라거스는 최근 헝가리 부다페스트에서 열린 초대 월드 애슬레틱스 얼티밋 챔피언십 여자 높이뛰기에서 1m95를 넘어 준우승을 차지했다.

우승은 1m99를 기록한 우크라이나의 올림픽 챔피언 야로슬라바 마후치크에게 돌아갔다.

현 세계선수권 챔피언인 올리슬라거스에게 만족스러운 결과는 아니었다. 특히 이날 도움닫기 과정에서 어려움을 겪은 그는 초대 '얼티밋 챔피언'이라는 타이틀까지 놓치면서 경기 직후 실망감을 감추지 못했다.

그러나 믹스트존에서 취재진을 만난 뒤 분위기는 완전히 달라졌다.

취재진이 이번 대회 준우승 상금이 7만5000달러(약 1억원)라고 알려주자 올리슬라거스는 깜짝 놀라며 "뭐라고요? 정말인가요"라고 되물었다.

이어 "우승자만 15만 달러(약 2억원)를 받고, 2위는 1만 달러 정도 받는 줄 알았다"며 "좋은 소식을 전해주셨다. 정말 환상적이다"고 기뻐했다.

놀랄 만했다. 올리슬라거스가 이번 대회 준우승으로 받는 7만5000달러는 지난해 세계선수권 정상에 오른 뒤 받은 7만 달러보다 오히려 5000달러가 많다.

세계선수권 우승보다 신설 대회 준우승의 금전적 가치가 더 큰 셈이다.

2위를 차지한 니콜라 올리슬라거스. /사진=니콜라 올리슬라거스 SNS이는 월드 애슬레틱스가 새롭게 출범시킨 얼티밋 챔피언십의 파격적인 상금 규모 덕분이다. 이번 대회는 12일부터 14일까지 사흘간 헝가리 부다페스트에서 열린다.

첫 대회부터 세계챔피언과 올림픽 챔피언 등 정상급 육상 스타들이 총출동했다. 65개 회원연맹에서 381명의 선수가 출전해 28개 종목에서 경쟁한다.

무엇보다 눈길을 끄는 것은 상금 규모다. 이번 대회에는 총 1000만 달러(약 140억원)의 상금이 걸려 있다. 단일 육상대회로는 역대 최대 규모다.

개인 종목 우승자는 15만 달러를 받는다. 2위에게도 7만5000달러, 3위에게는 4만 달러(약 6000만원)가 주어진다.

지난해 일본 도쿄에서 열린 2025 세계육상선수권대회의 개인 종목 우승 상금이 7만 달러였던 점을 고려하면, 이번 대회 우승 상금은 두 배가 넘는다.

상위권 선수들만 돈을 받는 것도 아니다. 개인 종목에서는 16위까지 모두 상금이 지급된다. 최하위인 16위 선수에게도 2000달러가 돌아간다. 계주 우승팀에는 8만 달러(약 1억1000만원)가 주어진다.

1위를 차지한 우크라이나 여자 높이뛰기 선수 야로슬라바 마후치크. /사진=월드애슬레틱스 얼티밋 챔피언십 SNS막대한 상금은 선수들의 실제 삶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 영국의 석세스 에두안은 혼성 4×100m 계주에서 팀의 3위에 힘을 보태며 6000달러(약 800만원)의 상금을 받았다.

대학생인 그는 이미 상금의 사용처까지 정했다. 학자금 대출 상환이다. 에두안은 상금이 도움이 되느냐는 질문에 "물론이다"고 답했다.

로이터통신은 "에두안은 현재 영국 샐퍼드대학교에서 조산사가 되기 위한 과정을 밟고 있다"며 "다음 주에는 네 명의 아기가 태어나는 과정에 참여한 뒤 학위 과정을 마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여자 1500m의 조지아 헌터 벨(영국)도 거액의 상금이 선수들에게 이전과 다른 동기부여를 제공한다고 인정했다.

헌터 벨은 "15만 달러다. 당연히 이기고 싶은 대회가 될 수밖에 없다"며 "그런 부분이 이번 대회에 새로운 요소를 더한다"고 말했다.

이어 "경기 결과에 따라 나와 남편이 앞으로 살게 될 집의 모습이 조금 달라질 수도 있다. 그런 생각을 하는 것도 재미있다"고 웃었다.

석세스 에두안(가운데). /사진=석세스 에두안 SNS물론 다른 인기 스포츠와 비교하면 육상계의 상금 규모는 여전히 차이가 크다.

US오픈 테니스의 경우 단식 본선 1회전에서 탈락한 선수도 14만 달러를 받는다. 얼티밋 챔피언십 개인 종목 우승 상금 15만 달러와 거의 차이가 없다.

그럼에도 육상계에서는 이번 대회의 등장을 의미 있는 변화로 바라보고 있다. 로이터통신은 "그동안 돈보다 타이틀을 좇는 데 익숙했던 육상 선수들에게 월드 애슬레틱스의 새로운 대회는 '우승'과 '큰돈'을 동시에 꿈꿀 수 있는 드문 기회를 제공하고 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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