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이 당긴 국채 급락 확산…일본 이어 유럽 주요국으로

스콧 베선트(왼쪽) 미국 재무장관과 케빈 워시 연방준비제도 의장이 지난 31일 미국 노스캐롤라이나 애슈빌에서 열린 주요20개국(G20) 재무장관 및 중앙은행 총재 회의 본회의 세션에 참석하고 있다. 베선트 장관은 이 회의에서 최근 심화되는 글로벌 국채 매도세를 막는 대책 협력을 참석자들에게 요구했다. 로이터 연합뉴스

미국에서 시작된 국채 가격 폭락세(국채 금리 상승)가 일본을 거쳐 주요국 국채로 계속 확산하고 있다. 이에 따라 금리가 오르면서 각국 정부 등의 이자 부담이 수십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하고 있다. 

도쿄 금융시장에서 전날 1996년 이후 처음으로 3%를 돌파한 10년물 일본 국채 금리는 2일 3.015%까지 올랐다. 일본 5년물 국채 금리도 이날 4bp(1bp=0.01%포인트) 상승한 2.295%로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다.

중앙은행인 일본은행에서 매파 성향인 다카타 하지메 심의위원이 기준금리의 빠른 인상을 촉구한 게 국채 금리 인상을 부추겼다. 로이터 통신은 일본 국채 10년물 금리가 다음달엔 3.2%까지 상승할 것이라는 예상이 나온다고 전했다. 그 경우 다카이치 사나에 총리가 지난해 10월 취임한 이후 2배로 뛰는 것이다.

수십년간 저금리였던 일본의 국채 금리 급등은 세계 경제가 고금리 시대로 접어들고 있음을 보여준다는 분석이 나온다. 10년물 미국 국채 금리도 1일(현지시각) 4.81%로 치솟으며 거의 3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이 금리가 5%를 찍을 수 있다는 전망까지 나와 금융시장을 더욱 흔들고 있다. 앞서 장기 금리의 대표적 척도인 미국 30년물 국채는 5.3%대까지 올라 2007년 이후 최고를 기록했다. 영국 30년물 국채는 28년 만, 독일 10년물 국채도 15년 만에 가장 높은 수준을 보였다.

금리를 밀어올린 채권 매도세는 미국-이란의 교전 재개로 유가가 급등한 게 요인으로 지목된다. 인플레이션 우려가 재발하자 보유자들이 실질 수익률 하락을 예상하고 채권을 대거 처분하는 것이다. 국채를 팔기 위해 각국 정부가 더 높은 금리로 채권을 발행하는 것도 금리를 계속 밀어올리고 있다. 인공지능(AI) 분야 투자금을 대려는 미국 빅테크 기업들의 대규모 회사채 물량도 이를 부추기고 있다.

정의길 선임기자 Egil@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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