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싼 운임 넘어 안전 경쟁”···LCC, 안전 투자 1년 새 3배

(그래픽=AI 활용)
(그래픽=AI 활용)

국내 저비용항공사(LCC)가 안전에 투입하는 돈을 크게 늘리고 있다. 지난해 항공기와 정비·인력 등 안전 분야 투자 규모가 3조8000억원을 웃돌면서 전년 대비 3배 수준으로 늘어났다.

신규 항공기 도입 비용이 새롭게 안전 투자로 인정된 영향도 크지만, 이를 제외한 투자 역시 두 배 가까이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LCC 업계의 경쟁이 외형 확대를 넘어 기재 현대화와 정비·안전 역량 확보로 이동하고 있다는 것으로 풀이된다. 

2일 국토교통부가 발표한 ‘2025년 항공 안전 투자 실적과 2026~2027년 투자 계획’에 따르면 지난해 안전 분야에 총 13조3098억원을 투자한 것으로 조사됐다. 전년 6조1769억원보다 7조1329억원(115.5%) 증가했다. 항공사와 공항운영자 등 모든 부문에서 투자 규모가 확대됐다. 올해는 17조4462억원의 투자가 계획됐다. 

항공업계의 안전 투자가 1년 만에 두 배 이상 늘었지만 증가율만으로 안전 분야에 대한 실질적인 투자가 같은 폭으로 확대됐다고 보기는 어렵다는 게 국토부의 설명이다. 올해 공시부터 신규 항공기 도입비와 운항·객실 승무원 등 안전 관련 종사자의 고용 비용이 안전 투자에 새롭게 포함됐기 때문이다.

지난해 신규 항공기 43대 도입에 투입된 금액만 3조8798억원에 달했다. 여기에 안전 관련 종사자 고용 비용 3조3817억원까지 더하면 7조원이 넘는다. 전체 안전투자 13조3098억원이 전년보다 7조1329억원 증가한 데에는 이 같은 공시 범위 확대 효과가 상당 부분 작용한 셈이다.

다만 안전투자 증가를 단순한 통계상 효과로만 보기도 어렵다. 신규 항공기 도입을 제외한 국제 항공사의 안전 투자도 지난해 9조424억원으로 전년보다 69.3% 증가했다. 

엔진·부품과 정비 시설·장비, 안전관리 시스템 등 기존 안전 분야에서도 투자가 확대됐다. 

특히 LCC의 투자 확대가 두드러졌다. 대형 항공사(FSC)는 2024년 4조6336억원에서 지난해 9조996억원으로 96.4%가 늘었다. 반면 LCC는 같은 기간 1조2408억원에서 3조8226억원으로 무려 208.1%나 투자 규모가 늘어났다. 1년 만에 투자 규모가 세 배 이상 불어난 셈이다.  

신규 항공기 도입을 제외한 LCC 안전 투자가 1조1866억원에서 2조3546억원으로 98.4%나 증가했다. 안전 분야에 투입되는 자금이 사실상 두 배로 늘어난 것이다. 

과거 LCC의 경쟁 공식은 기본적으로 낮은 운임과 높은 항공기 가동률, 비용 효율성에 무게를 뒀는데, 이제는 시장이 성숙해지면서 경쟁 축이 기재 확대뿐 아니라 정비·안전·인력으로 이동하고 있다는 방증이다. 

국내 LCC 중 트리니티항공(티웨이)은 지난해 안전 투자 규모는 9906억원으로 LCC 중 1위다. 신규 항공기 도입이 가장 큰 비중을 차지했는데, 7대를 도입해 4088억원을 투입했다. 

제주항공도 안전 투자를 크게 확대했다. 2024년 3134.5억원에서 지난해 9775.7억원으로 211.9%나 투자 규모가 증가했다. 작년에 제주항공은 신규 항공기 6대를 도입하는 데 4841억원을 투자했다. 올해도 7대에 5482억원, 2027년 8대에 6151억원을 투자할 계획이다. 그런데 같은 기간 제주항공의 운항량은 오히려 8만648편에서 7만5359편으로 감소했다. 

이에 따라 제주항공의 1만 운항당 안전 투자는 388.7억원에서 1297.2억원으로 세 배 이상 증가했다. 항공기 1대당 투자액도 78.4억원에서 217.2억원으로 늘었다. 

이스타항공은 960억원에서 5590억원으로 482.5% 증가했고, 진에어도 1986억원에서 4080억원으로 두 배 이상 늘었다. 에어프레미아는 695억원에서 2278억원, 에어로케이는 164억원에서 720억원으로 각각 증가했다. LCC 업계 전반에서 안전투자가 확대됐다. 

유경수 국토교통부 항공안전정책관은 “항공산업이 성장하고 사업자 간 경쟁이 심화하는 과정에서 경영 여건에 따라 안전투자가 위축될 가능성도 있지만, 안전은 항공산업의 지속가능한 성장을 위한 가장 중요한 기반”이라며 “안전투자를 단순한 비용이 아니라 장기적인 경쟁력과 성장의 기반으로 인식하는 안전 경영 문화가 정착되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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