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심발언' 이현중 "이겼다고 좋아하면 안 돼... 30~40점 차 냈어야" [수원 현장]

31일 오후 7시 수원 KT 소닉붐 아레나에서 열린 2027 국제농구연맹(FIBA) 농구 월드컵 아시아 예선 2라운드 F조 2차전 경기 중 이현중. /사진=뉴시스

에이스는 승리에도 미소짓지 않았다. 사우디아라비아전 승리를 이끌며 연패 탈출의 일등공신이 된 이현중(25)이 기쁨 대신 뼈아픈 자성의 목소리를 냈다. 만족할 수 없는 경기력이었다며 냉정한 반성을 촉구했다.

이현중은 31일 수원 KT 소닉붐 아레나에서 열린 2027 FIBA 농구 월드컵 아시아 예선 사우디아라비아전을 마친 뒤 믹스드존에서 취재진과 만나 "승리를 거둬서 기쁘지만 정말 반성해야 할 경기였다"며 "아직까지 너무 단조로운 플레이가 보였고, 체력적인 부분도 사실 다 핑계다. 뛰는 선수들이 더 냉정하게 경기를 치러야 한다"고 무겁게 입을 열었다.

이날 이현중은 3점슛 3개를 꽂아 넣는 등 25득점 9리바운드 6어시스트 2스틸로 공수 양면에서 맹활약했다. 하지만 그는 개인 기록에 연연하지 않았다. 미국에서 입국해 시차와 체력 부담이 컸음에도 자신에게 돌아온 지친 기색에 대한 질문에 "제가 잘못한 것"이라고 단호하게 선을 그었다.

수원시 KT 소닉붐 아레나에서 열린 2027 국제농구연맹(FIBA) 월드컵 아시아 예선 대한민국과 사우디아라비아의 경기 중 이현중이 볼다툼을 하고 있다. /사진=뉴시스더불어 이현중은 "이동 거리는 다 핑계다. 사우디 선수들도 이동했고 우리도 다 이동했다"며 "제가 왔다 갔다 한 것은 제 선택이다. 힘들다고 코트에서 그런 모습을 보이면 안 됐다. 코트에 들어온 순간부터 핑계를 대선 안 된다. 컨디셔닝에 더 신경 쓰고 냉정하게 뛰어야 한다"고 자책했다.

경기 막판 흔들렸던 흐름과 외곽 난조에 대해서도 문제점을 짚었다. 이현중은 "리바운드에서 밀리다 보니 선수들이 급해지는 경우가 있었고, 상대가 흐름을 탈 때 4쿼터 경기력이 계속 좋지 않았다"며 "슛은 안 들어간다고 안 쏘면 아무것도 안 된다. 슛 좋은 선수들이 자신 있게 계속 쏴주고, 1점 1점에 일희일비하지 않고 찬스를 만들어 살려주는 플레이를 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열흘 앞으로 다가온 아시안게임 보완점에 대해서도 쓴소리를 이어갔다. 이현중은 "공격이 단조롭고 수비에서 일대일 수비력이 아직 많이 부족하다"며 "상대 빅맨들의 신장이 더 크고 귀화 선수들도 많은 만큼 우리 윙맨들이 리바운드를 적극적으로 도와줘야 한다. 고쳐야 할 과제가 너무 많다. 하지만 감독님, 코칭스태프, 선수들과 대화해서 무조건 고쳐낼 것"이라고 다짐했다.

마지막으로 이현중은 점수 차를 떠나 대표팀 전체가 스스로를 돌아봐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는 "사우디를 무시하는 건 아니지만 경기력만 놓고 보면 냉정하게 30~40점 차로 이겨야 했던 경기였다"며 "승리했다고 '이겼다' 하고 좋아할 게 아니라, 도대체 뭐가 문제인지 모두가 반성해야 할 시기다. 누구의 탓도 아닌 저를 포함한 모든 선수가 더 많이 반성하고 돌아봐야 한다"고 강조했다.

31일 오후 7시 수원 KT 소닉붐 아레나에서 열린 2027 국제농구연맹(FIBA) 농구 월드컵 아시아 예선 2라운드 F조 2차전 승리 후 한국 대표팀. /사진=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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