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부 법원 300여명 대피·출입 제한…폭발물은 미발견
경찰 "2023년부터 반복된 일본발 허위 협박메일 추정"
(전국종합=연합뉴스) 26일 전국 법원에 폭발물이 설치됐다는 협박 메일이 수신돼 경찰특공대와 군 당국이 출동하는 소동을 빚었다.
실제 폭발물이 설치된 곳은 없었으나, 경찰은 메일 발송자를 검거하기 위한 수사에 착수했다.

(전주=연합뉴스) 나보배 기자 = 26일 전북 전주지방법원에 폭발물을 설치했다는 신고가 들어와 경찰이 탐지견을 동원해 법원을 수색하고 있다. 2026.8.26 warm@yna.co.kr
전국 법원에 따르면 이날 전국 주요 법원 재판기록 열람·복사 업무에 사용되는 공용 이메일 주소로 각각 '[주의] 폭탄을 설치했습니다'라는 제목의 메일이 발송됐다.
이 메일에는 '법원과 주변에 사제 폭탄을 설치했다. 오후 1시 34분부터 오후 7시 30분 사이에 폭발한다'는 내용이 담겨 있었다.
자신을 일본 아이돌 그룹의 멤버라고 밝힌 이 성명불상자는 "전속계약 해지 처분을 받은 뒤 악성 댓글과 비난에 시달려 변호사에게 사건을 의뢰했는데 아무것도 변하지 않는 현실에 절망했다"며 "정의가 실현되어야 한다. 새로운 시대를 테러로 바꿀 수밖에 없다"고 적었다.
해당 메일은 서울동부지법과 인천지법, 춘천지법, 대전지법·대전가정법원, 광주고법, 부산고법, 창원지법, 청주지법 등 전국 각지 40여 곳 법원에 발송된 것으로 전해졌다.
메일이 수신된 시점은 법원마다 차이가 있었지만, 메일을 수신한 각 법원은 이 사실을 곧바로 경찰에 신고했다.
신고를 접수한 경찰과 군 폭발물처리반(EOD), 소방 당국은 현장에 출동해 약 1시간∼3시간가량 법원 내외부를 수색했으나 실제로 폭발물이 발견된 곳은 없었다.
다행히 재판에는 대부분 차질은 없었으나, 일부 법원에서는 한때 직원들이 대피하는 등 혼란을 피하지 못했다.
청주지법에서는 직원과 법관 등 300여명이 대피하는 소동을 빚었고, 전주지법에선 수색이 마무리될 때까지 청사 내 외부인의 출입이 통제돼 민원인들이 불편을 겪었다.
대전지법에서도 경찰특공대와 초동대응팀 등 43명이 법원 청사를 수색할 동안 출입이 제한됐다가 약 40분 만에 정상화됐다.

(청주=연합뉴스) 박건영 기자 = 26일 청주시 서원구 청주지방법원에 사제 폭탄이 설치됐다는 신고가 접수돼 경찰과 소방 당국이 법원 청사를 수색 중이다. 2026.8.26 pu7@yna.co.kr
인천지법 역시 특공대원 11명을 포함한 경찰관 37명과 탐지견 3마리를 투입해 3시간가량 수색을 한 끝에 민원인 출입이 이뤄졌다.
이후 법원은 만일의 사태에 대비해 청사 내 보안을 강화했고, 경찰은 법원 인근에 순찰차를 배치하고 순찰을 강화하는 등 후속 대비에 나섰다.
이번 사태와 관련해 대법원은 "오늘 서울고등법원 등 40여개 법원에서 공용메일로 폭발물 설치 협박 메일을 받았다"며 "각 법원에서 신고 등 상황조치를 하고 검문검색을 강화했으며, 이후 경찰서에서 출동해 수색 등 작업을 진행 또는 완료한 상태"라고 밝혔다.
경찰은 전국 법원에 메일을 발송한 자가 동일인인 것으로 보고 발송자의 신원을 확인하기 위한 수사에 착수했다.
경찰청은 이번 메일이 지난 2023년부터 매년 반복돼 온 '일본발 허위 협박 메일'인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앞서 2023년 8월부터 국내 대학과 병원, 학교, 공공기관 등에 취지의 일본발 테러 협박 메일이 잇따라 수신된 바 있다.
당시에도 팩스와 메일 등으로 폭발물을 설치했다는 허위 테러협박이 잇따랐으나, 실제 폭발물이 설치된 곳은 없었다.
경찰 관계자는 "비슷한 내용의 메일이 다른 지역 법원에서도 접수됐다"며 "공중협박을 전담하는 서울경찰청 태스크포스(TF)팀에 수사를 일원화할지 지역에서 자체적으로 수사를 진행할지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변선진 황정환 박영민 정경재 정회성 김지원 전재훈 최수호 최재훈 박건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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