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61개 경찰서 중 114곳은 형사·강력팀 담당…"업무 겸해 부담 심각"
서울은 31개서 모두 전담팀…CCTV 적고 고령층 많은 지방은 정작 없어

(제주=연합뉴스) 박지호 기자 = 경찰이 24일 제주시 한림읍 수원리의 한 야자수농장에서 수개월 전 실종됐던 장미란씨 시신을 발견해 현장 감식을 진행하고 있다. 2026.8.24 jihopark@yna.co.kr
(서울=연합뉴스) 한지은 조현영 기자 = 전국 경찰서 가운데 실종사건 전담 수사팀을 갖춘 곳은 절반가량에 불과한 것으로 확인됐다.
25일 경찰에 따르면 현재 전국 261개 경찰서 중 절반을 약간 넘긴 147곳(56.3%)은 실종 수사 전담팀을 갖추고 있다.
전담팀이 없는 나머지 114곳(43%)은 형사·강력팀 등이 실종 사건을 처리한다.
형사·강력팀원은 평소 살인·강도·절도 등 각종 강력 범죄로 업무 부담이 상당해 실종 사건 해결에만 집중할 수 없는 게 현실이다.
서울과 지방 사이 격차도 뚜렷했다.
서울 관내 31개 경찰서는 모두 전담팀을 갖추고 있었지만, 지방은 전담팀이 없는 곳도 상당했다. 인력 규모 등을 기준으로 전담팀을 편성했기 때문이다.
서울은 전부 25만명 이상을 관할하는 1급지 경찰서다. 반면 지방은 상대적으로 관할 인구가 적은 2급지·3급지 경찰서도 많은 편이다.
문제는 지방 경찰서는 인구는 적어도, 관할 지역은 서울보다 훨씬 넓고 폐쇄회로(CC)TV와 시민 제보가 적어 실종자 수색에 난항을 겪을 때가 많다는 점이다.
아울러 군 단위 경찰서가 관할하는 농어촌 지역은 고령층이나 치매 환자 등이 많아 실종 신고 후 '골든 타임'이 절실한 상황도 마주한다.
관할 인구 기준이 아닌 지역 환경을 고려해 전담 수사팀을 배치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나아가 인력이 확보되면 '전국 동일 배치'가 최선의 대안이다.
실종사건을 담당하는 한 경찰관은 "인구와 경찰관이 적은 지역은 실종팀을 따로 두지 않고 형사과 안에서 실종 업무를 맡을 사람을 지정한다"며 "업무를 겸하게 돼 업무 부담이 심해질 수 있다"고 털어놨다.

(제주=연합뉴스) 박지호 기자 = 경찰 헬리콥터가 24일 제주시 한림읍 한림항 일대에서 실종자 장미란씨에 대한 수색을 하고 있다. 2026.8.24 jihopark@yna.co.kr
그러나 실종 사건 전담 인원은 매년 감소 추세다.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소속 국민의힘 김예지 의원실이 경찰청에서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일선 경찰서의 실종팀원은 2021년 848명에서 지난해 764명으로 4년새 약 10% 감소했다. 올해 3월 기준으로는 779명이 근무하고 있다.
같은 기간 경찰에 접수된 실종 신고는 되레 증가했다. 2021년 10만7천381건에서 지난해 12만5천383건으로 4년새 16% 늘어났다.
작년 수치를 기준으로 단순 계산하면 실종 담당 경찰관 1명당 평균 155건의 실종 사건을 처리하는 셈이다.
전문가들은 이번 제주 실종사건 허위 종결 논란에는 실종 사건 증가 추세에 역행한 인력 구조가 자리 잡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웅혁 건국대 경찰학과 교수는 "전담팀이 없으면 어느 장소를 먼저 찾고 어떤 자료를 확보해야 하는지 경험과 전문성이 떨어질 수밖에 없다"며 "전문 팀워크가 생기기 어려워 실종 사건에서 중요한 기민성이 부족해진다"고 지적했다.
다만 전담팀보다 중요한 것은 실종 사건을 해결하려는 경찰의 의지와 업무 태만을 방지하는 시스템이라는 게 대체적인 의견이다.
이번 제주 장기 실종사건을 처리한 제주서부경찰서에도 전담팀은 있었다.
이 교수는 "전담팀이 있어도 담당자가 성인 실종 사건에 대해 '어른이니까 곧 돌아올텐데'라고 생각하면 전담팀은 있으나 마나한 것"이라며 "성인 실종에 대한 경찰 조직 전체의 능동적인 문화와 거짓 수사 종결을 방지할 수 있는 더블 체크 시스템이 강화돼야 한다"고 말했다.
이번 사건을 계기로 경찰청은 실종 프로파일링 시스템의 '이중장치' 구축에 나섰다. 담당자가 실종 사건 해제를 요청하면, 팀장이나 과장 등 관리자가 입력 내용을 확인한 뒤 최종 해제토록 하는 방식이다.
hyun0@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