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얀마와 5천명 돌려보내기로 합의…인권 단체 "군사정권 탄압 대상"

지난달 27일(현지시간) 말레이시아 쿠알라룸푸르의 유엔난민기구(UNHCR) 사무실 앞에서 도움을 요청하던 로힝야족 난민 어린이가 경찰 트럭에 실려 이송되는 모습. [로이터 연합뉴스 자료사진. 재판매 및 DB 금지]
(하노이=연합뉴스) 박진형 특파원 = 미얀마 소수민족 로힝야족 난민들의 본국 송환을 추진 중인 말레이시아 정부가 이들이 돌아가면 생명이 위험에 처할 가능성이 있다고 판단될 경우 송환을 중단하겠다고 밝혔다.
말레이시아 정부 대변인인 파흐미 파질 통신부 장관은 5일(현지시간) 브리핑에서 "말레이시아는 책임 있는 국가로서, 만약 미얀마 난민 5천 명이 박해받거나 생명의 위협을 받는다면 송환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파흐미 장관은 외교부와 내무부가 송환 대상인 난민 5천 명을 선정하는 계획을 검토 중이라면서 "정부가 (계획을) 시행하기 전에 미얀마 정부와 검토하고 논의할 몇 가지 사안이 있다"고 전했다.
이어 "미얀마 군사정권은 이들을 받아들일 준비가 되어 있지만, 우리는 기준을 고려하고 적절하다고 판단되면 시행할 것"이라고 말했다.
또 "총리는 이들의 생명이 위협받는다면 돌려보낼 수 없다는 점을 인지하고 있다. 따라서 외교부는 현재 여러 사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앞서 지난달 말 안와르 이브라힘 말레이시아 총리는 로힝야족 난민 5천 명을 돌려보내기로 미얀마 정부와 합의했다고 발표했다.
안와르 총리는 또 방글라데시도 로힝야족 난민 30만 명을 송환하기로 했다고 덧붙였다.
무슬림 국가인 말레이시아에는 미얀마 정부군의 탄압 등을 피해 피난 온 로힝야족 난민이 유엔난민기구(UNHCR)에 등록된 숫자만 12만6천여명에 이른다.
하지만 최근 말레이시아에서 로힝야족 난민에 대한 가짜뉴스 확산 등으로 인해 이들을 배척하는 움직임이 커지고 있다.
이와 관련해 국제 인권단체 휴먼라이츠워치(HRW)는 로힝야족 난민들이 미얀마에서 정부의 탄압에 직면해 있다면서 송환 계획을 철회할 것을 촉구했다.
브리오니 라우 HRW 아시아 담당 부국장은 "말레이시아 정부는 군사정권 잔혹 행위의 표적인 사람들을 강제로 송환하기보다는 미얀마 위기 대응에서 지역적 리더십을 보여야 한다"고 밝혔다.
이슬람교를 믿는 로힝야족은 불교도가 많이 사는 미얀마에서 소수민족으로 오랫동안 탄압받아왔으며, 2017년 이후 미얀마 정부군의 대규모 소탕 작전을 피해 최소 수십만 명이 방글라데시로 피난했다.
또 많은 로힝야족이 보트 등을 타고 말레이시아로 피난을 시도해왔지만, 열악한 선박 상태 등으로 인해 바다에서 사망·실종하는 사례도 끊이지 않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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