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분노 산 측근 검사장, 백악관 달려가 '희생양' 호소"

NYT "피로 검사장, 트럼프 만나 버검 내무장관 책임론 주장"

트럼프, '명령 불복종' 검사장 해임 여부에 "아직 결정 안해"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왼)과 제닌 피로 워싱턴DC 연방 검사장
[AFP=연합뉴스 자료사진. 재판매 및 DB 금지]

(워싱턴=연합뉴스) 박성민 특파원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자신의 뜻에 반해 워싱턴DC의 인공 연못인 '리플렉팅 풀' 파손 용의자에 대한 공소기각을 요청한 제닌 피로 워싱턴DC 연방검사장의 해임을 아직 결정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5일(현지시간) 백악관 풀 기자단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전날 미국 로스앤젤레스에서 기자들과 만나 피로 검사장에 대해 "그녀가 완전히 틀렸다고 생각한다"며 불만이 여전함을 드러냈다.

이어 "그들(리플렉팅 풀 리모델링 시공업체)은 정말 훌륭하게 작업했다. 사소한 부분이 몇 가지 있었지만, 큰 문제는 아니었다. 다들 기물 파손을 목격했다. 영상을 보면 알 수 있고 기물 파손을 목격한 증인이 2명이나 있다"며 "나는 그녀에게 불쾌하다고 말해줬다"고 덧붙였다.

트럼프 대통령은 그러면서도 '그녀(의 직위)는 안전한가. 계속 그 직위에 둘 것인가'라는 질의에 "아직 결정을 내리지 않았다"고 밝혔다.

미 뉴욕주 검사·판사 출신인 피로 검사장은 2005년부터 친트럼프 방송인 폭스뉴스 진행자로 활동하며 트럼프 대통령을 적극적으로 옹호해온 충성파 중 한 명이다.

그에 대한 트럼프 대통령의 마음이 돌아선 건 피로 검사장이 지난달 31일 리플렉팅 풀을 고의로 훼손한 혐의로 기소한 전 미국 국가대표 카누 선수 데이비드 허른에 대해 증거 부족을 이유로 법원에 공소기각을 요청했기 때문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후 "실수했다. 정말 실망했다", "(공소기각 요청은) 수치스러운 일" 등으로 반응하며 피로 검사장에 대한 분노를 표출했고, 백악관 안팎에서는 트럼프 대통령이 피로 검사장을 해임할 것이라는 얘기가 무성했다.

미 뉴욕타임스(NYT)는 이날 보도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3일 피로 검사장, 버그 버검 내무장관 등과 백악관 집무실에서 비공개로 만난 뒷이야기를 소개했다.

NYT 보도에 따르면 약 1시간 정도의 만남에서 피로 검사장은 카트에 증거물이 담긴 흰색 상자와 문서가 든 검은색 상자를 실어 끌고 왔다고 한다.

이 만남에서 피로 검사장은 때때로 목소리를 높이며 리플렉팅 풀 리모델링을 주관한 버검 장관에게 책임을 돌렸고, 버검 장관이 자신의 실수를 가리기 위해 이야기를 지어냈다고 주장했다.

버검 장관이 리모델링 업체의 부실시공을 은폐하려 허른을 기소하도록 하면서 '희생양'을 만들었으며, 작업을 제대로 감독하지 못했을 뿐 아니라, 트럼프 대통령이 이번 사건을 '기물 파손범에 의한 손상'이라고 믿도록 오도한 잘못을 저질렀다는 취지다.

이에 버검 장관은 말을 많이 하지는 않았지만, 본인을 변호하려 최선을 다했으며, 이 만남 이후 트럼프 대통령의 피로 검사장에 대한 분노는 상당히 누그러진 것처럼 보였다고 NYT가 익명의 관계자를 인용해 전했다.

NYT는 이번 사건에 대해 "대통령과 의견을 달리하려는 사람은 곤경에 처하게 되며, 수년 동안 대통령의 기소 관련 방침을 충실히 수행해 온 가족의 친구라도 예외는 없다는 트럼프 2기 행정부의 핵심적 진실을 보여줬다"고 짚었다.

아울러 피로 검사장이 현 직책을 더 높은 자리로 나아가기 위한 발판이 아니라 경력의 정점으로 여기고 있어 해고를 두려워하지 않고 있지만, 이번 사건 책임론에서 버검 장관을 꺾고 트럼프 대통령의 마음을 다시 얻겠다는 결의를 보였다고 NYT는 분석했다.

min22@yna.co.kr

조회 18 스크랩 0 공유 0
댓글 0
댓글 정렬 옵션 선택
댓글이 없습니다.
첫번째 댓글을 남겨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