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동아시아 방공망 지형에 영향을 미칠 일본의 장거리 미사일이 시험 비행 궤도에 올랐다.
일본 항공자위대는 최근 중부 기후기지에서 약 1000km 밖의 목표물을 타격할 수 있는 신형 미사일(12식 지대함 유도탄 개량형)을 전투기에 싣고 날아가 첫 공중 비행 시험을 실시했다.
지상에서 발사하는 시험에 이어, 전투기에서 쏘는 단계까지 진입하며 미사일의 성능 검증을 마친 것이다.
이번에 공개된 미사일 외형은 레이더에 쉽게 포착되던 과거의 둥근 원통형에서 벗어나, 미국의 최신 스텔스 미사일처럼 전파를 튕겨내는 각진 상자 모양과 안으로 숨겨진 공기 흡입구를 갖춘 것으로 전해진다.
전문가들은 이 미사일이 적의 감시망을 피해 목표물까지 은밀하게 파고들 수 있도록 설계된 본격적인 스텔스 무기의 외형적 특징을 갖춘 것으로 보고 있다.
일본이 먼 거리에서 감시망을 피해 타격할 수 있는 스텔스 미사일을 확보한 것은, 우리나라 미사일 방어 체계의 핵심 업체인 LIG D&A의 사업 환경과 직결되는 변수로 꼽힌다.
주변국의 스텔스 타격 능력이 현실화함에 따라 한국 군 역시 천궁-II나 L-SAM 같은 국산 미사일 방어망을 추가로 확충하고, 국산 전투기 KF-21에 탑재할 장거리 미사일을 조기에 실전 배치해야 할 필요성이 커졌기 때문이다.
업계에서는 LIG D&A가 이에 대응해 신규 수주 기회를 맞이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하지만 최근 중동 수출 대박 등으로 이미 공장이 풀가동 중이어서, 몰려드는 추가 주문을 적기에 소화하려면 생산 라인 과부하와 부품 공급 병목 현상을 먼저 해결해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5일 방위산업계와 외신 등에 따르면 일본 방위성은 지난달 30일 F-2B 전투기를 활용한 캡티브 캐리(Captive Carry·장착 비행) 시험을 전격 감행했다.
이번 시험은 독자 개발한 스텔스 미사일을 기체에 장착한 채 하늘을 날며 비행 중 가해지는 강력한 공기 저항을 버텨내고, 스텔스 동체 제어 시스템이 오작동 없이 연동되는지 확인하는 최종 단계 훈련으로 여겨진다.
해당 미사일은 당초 트럭 등에서 발사하는 지상형으로 먼저 개발돼 올해 초부터 이미 일본 현지 실전 배치에 돌입한 상태다.
일본이 이 지상형 미사일을 전투기 탑재용인 ‘공중 발사형 버전’으로 개량하는 작업까지 완수하며 최종 양산 및 전력화를 위한 막바지 타임라인에 진입했음을 공언한 셈이다.
일본 방위성은 이 전투기 탑재형 미사일을 내년 회계연도(2027년 4월~2028년 3월)부터 이바라키현 햐쿠리 기지 등에 실전 배치한다는 구체적인 계획을 확정했다.
일본 방위성이 공개해 온 설계 제원을 바탕으로 국방연구원 등이 시뮬레이션을 진행한 결과에 의하면, 이번 12식 지대함 유도탄 개량형 미사일은 바다 표면에 바짝 붙어 낮게 비행하며 레이더 사각지대를 파고든다.
이 때문에 우리 해군의 최첨단 이지스함조차도 이를 포착하고 격추를 준비할 시간이 매우 촉박한 것으로 분석된다.
이번 일본의 스텔스 미사일 확보는 우리 군이 추진 중인 해상 방공망 강화 계획의 속도를 한층 더 높여야 한다는 압박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그동안 우리 군의 방어 및 타격 능력은 북한의 핵·미사일 위협을 막는 데 우선순위가 맞춰져 있었다.
하지만 주변국의 스텔스 공격 자산이 가시화된 만큼, 남해와 동해 영공을 지키기 위한 해상 미사일 요격 장비 확충과 관련 예산의 집행 등 전력화 가속이 불가피해졌다는 목소리가 있다.
이같은 방위 전략 변화 속에서 국내 미사일 공급망의 한 축을 담당하는 LIG D&A의 역할과 과제도 무거워질 수밖에 없을 것으로 보인다.
일본의 스텔스 미사일이 저고도로 접근해 탐지가 까다로운 만큼, 이 회사의 주력 제품인 국산 해상 요격 미사일 ‘해궁’이나 중·고고도 방공 체계의 성능을 한 단계 끌어올리는 기술적 돌파구 마련이 시급한 상황이다.
물론 한국형 방공망은 레이더와 체계를 만드는 한화시스템, 발사대와 엔진을 담당하는 한화에어로스페이스 등 국내 방산 대기업들과의 유기적인 협력이 전제돼야 완성된다.
다만 이 방산 연합체가 개발하는 전체 대공 방어망 중 유도탄(미사일) 부문의 국산화와 성능 개량을 책임진 LIG D&A의 역할이 핵심 변수로 작용 중이다.
일본이 스텔스 순항 미사일의 전투기 배치를 눈앞에 둔 상황에서, LIG D&A가 이에 대응할 KF-21 탑재용 장거리 미사일을 제때 개발하지 못하면 국내 시장은 미국 록히드마틴, 레이시온이나 유럽 MBDA 같은 글로벌 무기 제조업체에 안방을 내어줄 여지가 있다.
LIG D&A의 수주 잔고는 올해 1분기 기준 약 25조3000억원 규모다.
지난 2022년 UAE 천궁-II 공급 계약과 2024년 2월 사우디아라비아 천궁-II 공급 계약에 이어, 같은 해 9월 이라크 국방부와의 천궁-II 수출 계약이 잇따라 이행 단계에 접어들면서 구미 생산 기지와 판교 R&D 하우스의 인력 및 라인은 풀가동 중이다.
중동 시장에서 성과를 거둔 LIG D&A가 국내 방공망 고도화와 무장 국산화라는 요구까지 동시에 완수해야 하는 복합적인 과제를 안게 됐다는 게 업계 전반적인 시각이다.
군 출신의 국내 방산업계 한 관계자는 “예상했던 일본의 (스텔스 순항 미사일)전력화 일정이지만 실체화가 빠른 감도 있다”며 “국산 복합 방공 체계의 요격 능력과 적기 공급 가능성을 실력으로 입증해야 하는 시험대에 올랐다”고 짚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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