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명 사망·가족 4명 연락 두절…쇼핑몰에 매장 직원 20여명 갇힌 듯
TSMC 등 반도체업계 "강진 관련 공장 상황 확인중"…신칸센·항공기 운행 중단
(도쿄=연합뉴스) 조성미 이도연 특파원 = 일본 규슈 서부 구마모토현 우키시 인근에서 28일 오후 4시 27분께 규모 7.1 강진(일본 기상청 발표 기준)이 발생, 현지 쇼핑몰 일부가 무너지는 등 피해가 잇따랐다.
이 지진으로 한국에서도 부산과 경남, 포항 등 남부 지방을 중심으로 곳곳에서 흔들림이 감지돼 시민들이 불안해했고 진앙에서 약 900㎞ 떨어진 상하이 등 중국 동부 지역에서도 흔들림이 감지됐다.
이날 강진은 일본 기상청 지진 등급으로는 진도 7로, 일본 내에서 진도 7이 관측된 것은 700명 이상이 목숨을 잃은 2024년 1월 노토반도 강진 이후 처음이다.
구마모토는 10년 전인 2016년 4월에도 28시간 간격으로 규모 6.5, 규모 7.3의 지진이 연이어 일어나며 270여명이 지진 및 관련 재해로 숨진 곳이다.
이날 강진 이후 구마모토현 가시마마치에 있는 대형 쇼핑몰인 이온몰이 폭발음과 함께 건물 지붕과 벽면 등 일부가 무너지는 사고가 나 다수가 건물 내부에 갇혀 있는 것으로 알려지면서 상당한 인명 피해가 있을 가능성도 거론된다.

(서울=연합뉴스) 류영석 기자 = 일본 규슈 구마모토에서 규모 7.1 강진이 발생하며 국내 일부 지역에서도 유감 신고가 잇따르는 가운데 28일 오후 서울 동작구 기상청 모니터에 계기진도 등 지진 정보가 표시되어 있다. 2026.7.28 ondol@yna.co.kr
◇ 진원 얕아 흔들림 커…여진도 이어져
이날 지진은 유럽지중해지진센터(EMSC) 기준 규모로는 6.8로 관측됐으며, 미국 지질조사국(USGS)은 애초 일본 기상청과 같은 규모인 7.1로 발표했다가 6.8로 낮췄다.
일본 기상청은 오후 8시 현재 규모 7.1에 변화가 없다고 밝혔다.
EMSC에 따르면 진앙은 인구 139만명인 후쿠오카현 후쿠오카시 남남동쪽으로 106㎞, 인구 68만명인 구마모토현 구마모토시 남남동쪽으로 14㎞ 떨어진 지점이다. 진원 깊이는 10㎞로 추정됐다.
지진 발생 깊이가 상대적으로 얕아 흔들림 피해가 컸을 수 있다고 일본 지진 전문가가 NHK에서 분석했다.
이 지진으로 구마모토시 등에서 진도 7의 흔들림이 관측됐고 도쿄에서도 건물이 간헐적으로 흔들렸다.
일본 기상청 지진 등급인 진도는 절대 강도를 의미하는 '규모'와는 달리 지진이 일어났을 때 해당 지역에 있는 사람의 느낌이나 주변 물체의 흔들림 정도 등을 수치로 나타낸 상대적 개념이다.
진도 7은 고정해 두지 않은 가구의 대부분이 넘어질 수 있는 가장 높은 강도를 말한다.
진도 7 이전 단계인 진도 6강의 흔들림은 구마모토현 구마모토시 미나미구, 야쓰시로시 등에서 관측됐고 구마모토현을 중심으로 진도 4∼5 정도의 크고 작은 여진이 이어졌다.
이번 지진으로 구마모토 지방에서는 천천히 길게 이어지는 흔들림인 '장주기 지진동'의 최고 등급인 '계급 4'가 관측됐다.
계급 4는 서 있기 어려울 정도의 흔들림이 일어나는 강도로 고정되지 않은 가구가 크게 이동하거나 넘어질 수 있으며, 건물 벽에 균열이 생길 가능성이 크다고 일본 기상청은 설명했다.
◇ 대형 쇼핑몰서 지진 뒤 폭발음·붕괴…20여명 연락 두절
이날 강진으로 구마모토현 야쓰시로시의 가옥이 무너지면서 건물 내부에서 발견된 1명이 병원으로 이송됐으나 숨졌다.
지진 피해로 파괴된 이 시의 다른 주택에 사는 가족 4명은 연락이 두절됐다.
구마모토현 지역 의료센터에 이날 오후 7시 기준 최소 90명이 이송돼 치료받고 있으며 사상자 수는 늘어날 가능성이 있다.
구마모토시 가시마마치에 있는 대형 쇼핑몰인 이온몰에서는 이날 오후 6시께 폭발음과 함께 건물 지붕과 벽면 등 일부가 무너지는 사고가 나 대규모 인명 피해가 발생할 가능성이 거론된다.
일본 소방청 재해대책본부에 따르면 이 쇼핑몰 2층 부분이 폭발음 뒤 붕괴해 입점 점포 직원 20여명 등 다수의 안위가 확인되지 않고 있고 일부 부상자는 병원으로 이송되고 있다고 현지 언론들이 전했다.
사망자 발생 여부는 아직 공식적으로 파악되지 않았다.
일본 TBS방송은 "사망자가 꽤 나오고 있다. 정확한 사망자 수 확인에는 시간이 걸릴 것 같다"는 현지 경찰 관계자 발언을 보도했다.
이 쇼핑몰은 이날 영업 중이었으나 지진 발생 직후 쇼핑객을 건물 밖으로 대피시켰고 약 200여명이 야외 주차장으로 몸을 피했다.
이 쇼핑몰 인근 식당 직원은 NHK에 "'쿵' 하는 굉음이 들린 뒤 쇼핑몰 방향에서 매우 큰 흙먼지가 피어올랐다"고 전했다.

(구마모토 교도=연합뉴스) 28일 오후 일본 규슈 서부 구마모토에서 발생한 규모 7.1 강진 이후 대형 쇼핑몰에서 난 폭발사고로 건물 일부가 붕괴돼 있다. 2026.7.28 photo@yna.co.kr
부지 면적이 22만4천㎡에 달하는 이 쇼핑몰은 영화관, 스파 시설 등이 입점한 대형 상업시설로 알려졌다.
NHK에 출연한 한 지진 전문가는 "건물 피해 모습을 보면 가연물에 불이 붙어 폭발이 일어난 것 같다. 지진에 의한 흔들림이나 통상의 화재에 의한 피해는 아닌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일본 정부는 육상 자위대 기동 연대 등 대원 3천600여명을 이 쇼핑몰 등에 급파해 인명 구조 활동을 시작했다고 밝혔다.
또 야쓰시로시에 있는 일본제지 공장에서 굴뚝 일부가 무너지면서 근로자 등 여러 명과 연락이 닿지 않고 있다.
한편, 구마모토현 지진으로 현재까지 접수된 한국인 인명 피해는 없다고 외교부가 전했다.
외교부는 현지 상황을 주시하면서 국민 피해 여부 파악을 계속하겠다고 덧붙였다
◇ 다리 끊기고 열차 탈선…구마모토 산업계 '비상'
이번 강진으로 야쓰시로시 고가가 일부 끊어지고 다리 중간이 무너져 내리는 등 크고 작은 피해가 잇따랐다.
구마모토현 기쿠요마치에는 있는 세계 최대 반도체 위탁생산(파운드리) 업체 TSMC 공장은 비상 대응 절차에 따라 직원을 전원 대피시켰다.
다만, 반도체 생산 관련 피해는 아직 보고되지 않았다고 일본 정부가 밝혔다.
기쿠요마치에서는 진도 5강이 관측됐다. 진도 5강은 대부분 사람이 행동에 지장을 느끼고 고정돼있지 않은 가구는 쓰러지는 흔들림이다.
반도체 장비 대기업인 도쿄일렉트론도 피해가 확인되지 않았지만, 안전 점검을 위해 구마모토현 내 공장 두 곳의 가동을 29일까지 중단한다고 밝혔다.
구마모토현 고시시에 있는 소니 세미컨덕터 이미지 센서 공장도 강진의 영향을 살피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구마모토 지역의 산업계에도 크고 작은 피해가 잇따랐다.
도요타자동차는 구마모토현 북쪽 후쿠오카현에 있는 3공장의 가동을 직원 안전 확보를 목적으로 이날 중단해 29일 오전 재개할 예정이며, 혼다도 이륜차를 제조하는 구마모토현 오쓰마시 공장 가동을 일시 중단했다.
진앙에서 약 100㎞ 떨어진 센다이 원전 등 규슈·시코쿠에 있는 원자력발전소 3곳에서는 이상이 발견되지 않았다고 일본 원전 당국과 국제원자력기구(IAEA)가 전했다.
구마모토 공항은 강진 직후 활주로를 일시 폐쇄했다 오후 7시 운영을 재개했다. 28일에 이 공항을 이용하는 국내선은 결항했다.
야쓰시로역에서는 화물열차가 탈선했다. 당국은 기관사 부상 여부를 파악하고 있다.
JR 규슈는 강진 직후 규슈 신칸센 운행을 중단했다. 또 일부 신칸센 승객이 차내에서 부상했다는 신고가 접수돼 조사 중이다.
일본 국가 사적으로 지정된 야쓰시로 성터 내 야쓰시로 신사가 일부 무너졌고 성터 돌벽도 지진 충격에 훼손됐다.

(서울=연합뉴스) 일본 규슈 구마모토에서 발생한 강진의 영향으로 28일 부산과 경북 등 지역에서 시민들의 문의 신고가 잇따랐다. 2026.7.28 [일본 기상청 홈페이지 캡처. 재판매 및 DB금지] photo@yna.co.kr
일본 기상청은 지진으로 구마모토현 아리아케해 등 해안에서 예상 높이 1m 쓰나미가 발생할 수 있다며 주의보를 발표했지만, 지진 발생 약 1시간여 뒤 주의보를 해제했다.
일본 기상청은 향후 1주일가량은 최대 진도 7 정도의 지진에 주의가 필요하다고 당부했다.
다카이치 사나에 일본 총리는 강진 발생 뒤 꾸린 비상재해대책본부 첫 회의를 주재하며 "현지 경찰·소방을 중심으로 정부가 한 몸이 돼 구명·구조 활동에 최우선으로 임할 것을 지시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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