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 '사도광산 전시 불충분' 결정문 채택에 '일부 진전' 언급만

관방장관 "결정문에 강제노동·강제동원 문구 없어"

지난해 세계유산 등재 1주년 맞은 사도광산
[촬영 박상현]

(도쿄=연합뉴스) 이도연 특파원 = 일본 정부가 세계유산으로 등재된 사도광산에 대해 당초 약속과 달리 조선인 강제노동이 이뤄진 사실을 제대로 알리지 않았다는 국제기구 결정문이 23일 채택된 데 대해 본질을 회피한 답변만을 재차 내놨다.

일본 정부 대변인인 기하라 미노루 관방장관은 이날 오후 기자회견에서 관련 질문에 "이번 결의에서는 세계유산등록 시 권고된 사항에 대한 진전이 환영받고 있으며 역사 전반에 관한 전시 전략의 노력과 관련해 진전을 평가한다는 뜻의 기재도 있는 등, 지금까지 우리나라(일본)의 노력이 평가받고 있다고 받아들이고 있다"고 답했다.

또 '한국 언론에서는 채택된 결정문이 한반도 출신 노동자들의 강제 노동이나 강제 동원 등과 관련해 전시 내용을 명확히 하라고 일본에 요구하는 내용으로 보도되고 있다'는 질문에는 "오늘 세계 유산위원회에서 결의된 내용을 보면 강제 노동이나 강제 동원이라는 문구는 일절 없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이날 부산에서 열린 제48차 유네스코 세계유산위원회에서 채택된 결정문은 사도광산의 '전체 역사'를 반영하는 해석·전시 전략을 수립하라는 세계유산위의 권고를 이행하는 데 있어서 일본 측의 "일부 진전"이 있었으나 충분하지 않다고 평가했다.

그러면서 "광산개발 모든 기간에 걸쳐 전체 역사를 현장 차원에서 포괄적으로 다루고, 현장 차원에서 해석·전시 전략 및 시설을 개선하기 위해 당사국들과 긴밀히 협의하라"고 권고했다.

일본 정부는 결정문안이 공개된 지난 15일에도 자국 측의 "일부 진전"이 있었다는 내용만 언급했을 뿐 '전체 역사'를 반영하는 해석·전시 전략을 수립하라는 권고에 대해서는 언급하지 않았다.

이어 결정문이 채택된 이날도 같은 입장을 반복했다. 특히 결의문에 '강제 노동'이나 '강제 동원'이라는 문구가 없다는 점을 강조하며, 기계적인 해석으로 사안의 본질을 회피했다.

그러나 한국 정부는 결정문에서 말하는 '전체 역사'에 일제강점기 조선인이 일본에 의해 광산에서 강제로 노역한 역사를 포함한다고 설명한다.

세계유산위는 일본에 이번 권고에 대한 이행보고서를 2027년 12월 1일까지 제출하라고 했으며, 그 이행보고서를 2028년에 열리는 제50차 세계유산위에서 검토할 계획이다.

기하라 장관은 "앞으로 우리나라는 관련 노력을 지속해서 추진해 나가는 것을 포함해 적절히 대응해 가겠다"면서 모호한 태도를 견지했다.

한편 일본 언론은 이날 세계유산위에서 해당 결정문이 채택됐다는 사실을 대체로 평가나 분석 없이 보도했다.

교도통신은 결의안이 "현지 설명이나 전시에서 진전이 보이지만, 충분하지 않다고 지적했다"며 "구체적으로 어떤 부분이 부족한지는 명시하지 않았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한국 측은 그동안 전쟁 중 한반도 출신 노동자들의 강제 노동이 있다고 주장해왔고, 사도광산의 (세계유산) 등재에 대해서도 신중한 입장을 보였으나 일본 측이 광산 역사 설명에 노력하겠다고 해 등재된 것"이라고 부연했다.

NHK는 이날 결의안 채택 과정에서 "다른 의견이 나오지 않았다"고 보도했다.(취재 보조: 김지수 통신원)

dyle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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