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법원이 홈플러스의 회생절차 폐지 결정을 취소했다. 홈플러스가 최대 채권자인 메리츠금융그룹으로부터 2000억원 규모의 긴급운영자금(DIP) 대출을 확약받으면서, 운영자금 부족 문제가 해소됐다고 판단한 데 따른 것이다. 이에 따라 홈플러스는 회생절차를 이어갈 수 있게 됐다.
서울회생법원 회생4부(재판장 정준영)는 21일 홈플러스에 대한 회생절차 폐지 결정을 취소하고 회생계획안 가결 기한을 연장했다고 밝혔다. 재판부는 “기존 폐지 결정은 운영자금 부족으로 인한 수행 가능성 결여를 이유로 하는데, 운영자금이 조달되었으므로 즉시항고에 정당한 이유가 인정된다”고 판단했다. 회생계획안 가결 기한은 법정 최후기간인 오는 9월4일까지로 연장됐다. 홈플러스는 지난 13일부터 67개 매장과 온라인몰 임시 휴업에 들어갔지만 법원의 결정과 운영자금 조달로 조만간 영업을 정상화할 것으로 보인다.
앞서 재판부는 지난 3일 홈플러스의 회생절차를 폐지했다. 매출은 줄고 급여와 납품 대금 등 수시로 변제해야 하는 공익채권이 급증하는 상황에서, 회생계획안 수행에 필요한 최소한의 운영자금 2000억원마저 조달하지 못했다는 게 주된 이유였다.
홈플러스는 이후 최대 채권자인 메리츠금융그룹과의 협의를 거쳐 2000억원 규모의 긴급운영자금을 조달했고, 전날 법원에 즉시항고장을 제출했다. 이에 따라 법원은 ‘재도의 고안’으로 종전의 폐지 결정을 취소했다. 제도의 고안은 기존 결정을 내린 법원이 즉시항고 사유가 있다고 인정해 스스로 종전 결정을 취소·변경하는 제도다.
법원은 8월 말~9월 초 사이 회생계획안의 심리·결의를 위한 관계인집회 기일을 지정할 것으로 보인다. 법원이 관계인집회를 거쳐 회생계획안을 인가하면, 홈플러스는 인가된 계획안대로 변제를 시작한다. 홈플러스는 지난달 수익성 없는 점포 정리, 영업 양도, 앰엔에이(M&A) 등을 뼈대로 하는 구조혁신형 회생계획안 수정안을 제출한 바 있다. 회생계획안 수정 제출은 법원 인가 전까지 가능하고 횟수 제한은 없다.
김수연 기자 link@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