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닥 상장사 비엠티가 밸브·피팅을 넘어 시스템 기업으로 도약하고 있다. 기존 사업에서 확보한 기술력과 톱티어 고객 기반을 토대로 고부가 영역까지 보폭을 넓혔다. 최근에는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설비투자 확대에 조선업계의 친환경 선박 전환까지 맞물리면서 성장 기회가 커졌다. 더벨이 성장 변곡점에 들어선 비엠티의 사업 확장 과정을 살펴봤다. 더벨'머니투데이 thebell'에 출고된 기사입니다. 산업용 피팅·밸브 기업 비엠티는 전방산업의 개선으로 사업확장 기회를 맞이했다. 반도체 시장을 중심으로 한 기존 단품 사업에서 고부가가치 시스템 제품으로 영역을 넓히고 있다. 반도체·친환경 선박 등 주요 전방시장이 활기를 띠면서 비엠티의 사업구조 고도화에 힘을 싣는 분위기다. ◇후발주자서 주요 공급사로, 핵심 경쟁력 '승인 이력' 비엠티는 윤종찬 대표가 1988년 설립한 경풍기계공업사로 출발한 기업이다. 사업 초기 수입에 의존하던 배관용 피팅 가공기술을 국산화하며 기반을 다졌고 이후 자체 브랜드 ‘슈퍼락’을 앞세워 계장용 피팅·밸브 시장에 본격 진출했다. 지금은 △반도체 △선박 △에너지 산업에 공급되는 피팅·밸브를 주력으로 한다. 이 중 핵심 매출원은 반도체 사업부다. 지난해의 경우 연결 기준 매출(1469억원) 가운데 34% 수준인 500억원이 반도체에서 발생했다. 외형은 장기적으로 우상향해왔다. 2021년에는 매출이 처음으로 1000억원을 넘어섰고, 지난해에는 1469억원을 기록해 2023년(1496억원)에 이어 역대 두 번째로 큰 매출을 올렸다. 2021년(1079억원)과 비교하면 4년 만에 매출이 36% 증가한 셈이다. 핵심 경쟁력은 주요 고객사에서 쌓은 승인 이력이다. 배관 사업에서는 고객사의 납품 승인 여부가 수주 경쟁력을 좌우한다. 비엠티는 삼성전자·SK하이닉스의 공급사로 등록됐고 HD현대중공업·삼성중공업·한화오션의 표준 메이커 리스트에도 이름을 올렸다. 에너지 부문에서는 엑슨모빌·셰브런·사우디 아람코 등의 벤더 승인을 확보해 둔 상태다. 특히 핵심 매출원인 반도체 사업에서의 승인 이력은 강력한 진입장벽으로 작용한다. 피팅·밸브의 작은 결함도 생산라인의 수율과 가동률에 큰 영향을 줄 수 있는 만큼 고객사의 품질 검증 절차가 까다롭다. 한 번 공급망에 진입한 업체와의 거래가 장기간 이어지는 이유다. 비엠티 역시 오랜 기간 고객사와 신뢰를 쌓으며 이 같은 진입장벽을 넘어섰다. 지금은 국내 주요 반도체 기업에 초고순도(Ultra High Purity, UHP) 피팅·밸브를 공급하지만 시장 진입 당시만 해도 해당 분야는 외산 업체가 주도하던 영역이었다. 비엠티는 수입 대체에 도전하는 후발주자였던 셈이다. 비엠티가 반도체 시장에 진입한 것은 2003년이다. 삼성전자의 계장용 피팅·밸브 공식 공급업체로 등록되면서 첫발을 뗐다. 2012년 UHP 사업그룹을 신설한 뒤 2017년 SK하이닉스의 UHP 피팅, 2018년 UHP 밸브 공식 공급업체로 등록됐다. 이어 2019년 삼성전자의 UHP 다이어프램 밸브, 2020년 UHP 피팅 공급업체로 이름을 올렸다. 비엠티의 반도체용 UHP에 대한 경쟁력은 국내에서도 손꼽히는 수준이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에 제품을 공급하는 국내 기업은 소수에 그치는 것으로 알려졌다. ◇고부가가치 HGB·SKID, 전방시장 호조·성장성 부각 비엠티의 다음 성장축은 시스템 제품이다. 반도체에서는 고집적 가스박스(High-integrated Gas Box, HGB)와 고집적 가스시스템(High-integrated Gas System, HGS)을 개발했다. 조선 부문에서는 친환경 선박용 연료공급장치(SKID)를 통해 고부가 시스템 시장을 공략하고 있다. 두 제품군에는 기존 피팅·밸브 제조기술과 설계·조립·제어 역량이 집약됐다. 단품 공급업체에서 시스템 공급업체로 사업구조를 끌어올리는 전략이다. 고객사당 납품 범위를 넓힐 수 있다는 측면에서 의미가 있다. 기존 단품보다 제품당 매출 규모와 부가가치가 큰 만큼 비엠티의 수익성 개선에도 기여할 것으로 분석된다. HGB·HGS는 반도체 생산장비에 투입되는 특수가스의 공급과 차단, 압력·유량 제어를 담당한다. 피팅과 밸브, 레귤레이터·필터 등을 하나의 모듈·시스템으로 구성한 제품이다. SKID 역시 여러 부품을 하나의 장치로 묶은 제품이다. 연료공급시스템과 선박 엔진 사이에 설치돼 연료의 공급·차단·배출과 압력 조절, 필터링 등을 담당한다. LNG·LPG·메탄올·암모니아 등 연료 종류와 선박 설계에 맞춰 제작되는 구조로 다양한 친환경 선박 수요에 대응할 수 있다. (비엠티의 LNG SKID 시스템 출처: 비엠티 홈페이지) 신제품과 함께 성장에 대한 전방산업의 투자가 확대 역시 기대감을 키우는 요소다. 기존 피팅·밸브 수요에 더해 시스템 제품의 사업 기회도 커질 전망이다. 주요 전방시장인 반도체 업계에서는 설비투자 확대가 이어지고 있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모두 대규모 투자를 집행 중이다. 특히 주요 고객사인 삼성전자가 지난해 말 평택 5공장(P5) 투자를 재개하면서 비엠티의 반도체 부문 실적 개선에도 힘이 실릴 것으로 보인다. 조선 사업부에서는 선박 탄소배출 규제 강화가 기회로 작용할 전망이다. 국제해사기구(IMO)는 국제 해운의 온실가스 배출량을 2008년 대비 2030년까지 최소 20%, 2040년까지 최소 70% 감축한다는 목표를 세웠다. 2050년 전후에는 순배출 제로를 달성할 계획이다. 선박 수명이 통상 20~25년에 달하는 만큼 선사들은 지금부터 친환경 연료 추진선 발주를 늘려야 한다. 다양한 연료용 SKID를 제작할 수 있는 업체가 많지 않아 비엠티의 설계·제작 역량이 부각되는 상황이다. 윤종찬 비엠티 대표는 "반도체 설비투자 재개로 인해 2분기부터 관련 수주가 크게 늘고 있는 상황"이라며 "신사업 성과 역시 가시화되고 있다"고 말했다.
[더벨][비엠티 줌인]반도체 UHP로 키운 체급, 시스템 기업으로 확장
머니투데이 2026-07-21 13:11:5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