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어시험 대리응시로 대학 학위·장학금까지…외국인 110명 검찰 송치

피의자가 중국 사회관계망서비스(SNS) 샤홍슈 등에 올린 홍보글. 서울경찰청 제공

대리응시 등 부정한 방법으로 한국어능력시험(TOPIK) 성적을 얻은 뒤 국내 대학 학위 취득과 장학금 수령을 한 외국인 100여명이 검찰에 넘겨졌다.

서울경찰청 국제범죄수사대(대장 홍승우)는 대리시험 브로커 ㄱ(28)씨와 대리시험 의뢰자와 응시자 등 113명을 위계공무집행방해 혐의로 검거해, 이 가운데 110명을 검찰에 송치했다고 21일 밝혔다. 응시생들에게 소형 이어폰, 송수신기 등 장비를 공급한 장비 전달책 2명에 대해서는 체포영장을 발부했으며 중국인 총책은 국제 공조 수사를 통해 추적 중이다.

경찰의 설명을 들어보면, 중국인 총책은 2021년 10월부터 지난해 11월까지 중국 사회관계망서비스(SNS) 샤홍슈 등에 대리응시로 토픽 고득점을 받을 수 있다고 광고한 뒤, 대리시험 의뢰자 명의와 사진으로 위조신분증을 제작하고 대리응시자를 연계한 혐의를 받는다. 대리시험 의뢰자와 용모가 비슷한 응시자를 선발하거나, 부정 행위에 사용할 장비를 공급하는 방식으로도 의뢰자들의 시험을 도운 것으로 조사됐다.

국내에서 서울 지역 공대 대학원을 졸업한 브로커 ㄱ씨는 의뢰자의 인적사항을 총책에게 전달하는 역할을 맡았으며, 매크로 프로그램을 제작해 시험장 선점, 일괄 결제 등 시험접수 전 과정을 관리했다고 한다. 장비 전달책 2명은 부정 응시자들에게 소형 이어폰·송수신기와 같은 첨단장비를 전달한 뒤 시험 당일 단체회의가 가능한 앱을 통해 실시간으로 정답을 공유했다.

이번에 붙잡힌 대리시험 의뢰자는 101명으로, 모두 중국 국적의 대학생·대학원생인 것으로 드러났다. 이들은 1인당 약 1만∼3만5천위안(한화로 약 200만∼800만원)을 지급했다고 한다. 한국어 능력이 출중한 대리시험 응시자 11명은 광고를 접한 뒤 총책과 접촉, 건당 80만원을 받고 대리시험에 응시했다. 부정하게 얻은 토픽 성적표는 대학 입학과 졸업, 장학금 수령 등에 쓰인 것으로 조사됐다.

경찰은 지난해 7월 토픽 시험 현장에서 적발된 대리시험 응시자를 입건하면서 수사에 착수했다. 브로커 ㄱ씨를 특정한 뒤 압수수색한 결과 다수의 대리시험 의뢰자와 응시자 등 피의자들을 확인할 수 있었다고 한다.

경찰 관계자는 “이번 사건은 아이티(IT)기술을 활용한 지능적 부정행위 수법이자 용모가 비슷한 대리응시자를 정밀 매칭하고 위조신분증을 제작, 첨단 장비까지 동원하는 등 조직적으로 치밀하게 계획된 범죄”라며 “경찰은 변화하는 환경에 맞춰 점점 더 지능화되는 범죄에 대응하기 위해 수사 전문성 및 관계기관과의 협업을 강화해 나갈 예정”이라고 밝혔다.

박고은 기자 euni@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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