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니카라과에서 장기 집권을 이어온 다니엘 오르테가 대통령이 선거를 폐지하겠다고 밝혔다.
오르테가 대통령은 19일(현지시각) 1979년의 산디니스타 혁명 기념식 연설에서 “야당이 정부를 접수하고 권력을 잡으려 시도하는 일은 더 이상 없을 것이며, 이에 따라 선거도 치르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양키와 소모사 독재 정권 세력의 지원을 받는 정당들이 다시 권력에 복귀하는 시대는 끝났다”며 “절대 그런 일은 다시 오지 않을 것”이라고 거듭 강조했다.
오르테가의 이같은 발언은 부인 로사리오 무리요 공동 대통령과의 집권 체제를 전면적으로 고착화하겠다는 의도이다. 오르테가는 지난 2006년 이후 4번 연속 집권해 임기 만료를 앞두고 있다. 오르테가는 지난 두달 동안 공식 석상에 모습을 드러내지 않다가 나와 한 첫 연설에서 이런 발표를 했다. 하지만, 그는 어떤 선거를 치르지 않겠다는 것인지, 그 이후 국정운영은 어떻게 하겠다는 것인지 등에 대한 구체적 발언은 하지 않았다.
오르테가는 니카라과에서 50년간 이어진 소모사 족벌독재체제를 타도하는 1979년 산디니스타 사회주의 혁명의 주역이었으나, 2000년대 재집권 이후 장기독재 집권자로 타락했다는 비판을 받고 있다. 1979년 산디니스타 혁명 뒤 그는 과도연립 정부의 수장을 시작으로 1990년까지 집권하다가 1990년 대선에서 우파 야당 후보에 패했다.
이후 그는 우익 콘트라 반군의 수장을 러닝메이트로 지명해 16년 만인 2006년 대선에서 권력에 복귀한 뒤 지금까지 유지하고 있다. 오르테가는 2021년 대선과 총선을 반대파와 기업 지도자들을 구금한 상태에서 치러 국제적인 비난을 받았다.
오르테가는 지난해 헌법 개정을 통해 아내 로사리오 무리요를 ‘공동 대통령’으로 임명하고 대통령 임기를 6년으로 연장하는 등 권력을 더욱 공고히 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는 니카라과의 오르테가 정권을 쿠바 및 베네수엘라 정권과 함께 폭정의 트로이카 등으로 부르며, 강력한 제재를 가하고 있다.
정의길 선임기자 Egil@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