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026 북중미 월드컵 시상식에서 스페인 축구 국가대표팀의 우승 세리머니 무대에 끝까지 머물러 빈축을 산 가운데, 국제축구연맹(FIFA·피파)이 시상식 사진에서 ‘불청객’ 트럼프 대통령을 잘라내 화제다.
피파는 20일 엑스(X·옛 트위터) 공식 계정에 “스페인이 역사상 두 번째로 월드컵 트로피를 들어올렸다”는 글과 함께 스페인 대표팀이 우승 트로피를 들고 환호하는 사진을 올렸다. 트럼프 대통령은 환호하는 선수들 오른쪽에 서 있었는데 사진에서는 찾을 수 없다.
19일(현지시각) 트럼프 대통령은 스페인과 아르헨티나와의 월드컵 결승전이 끝난 뒤 잔니 인판티노 피파 회장과 함께 메달과 트로피를 수여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스페인 대표팀 주장 로드리에게 트로피를 전달한 뒤에도 시상대를 떠나지 않았고 스페인 선수들이 트로피를 들어올리며 축하 세리머니를 하는 순간까지도 화면에 계속 포착됐다. 결국 옆에 있던 인판티노 회장이 트럼프 대통령을 시상대 밖으로 안내한 뒤에야 트럼프 대통령은 시상대를 떠났다. 이에 외신들은 “트럼프 대통령이 스페인의 월드컵 우승 축하 행사를 방해하려 했다”고 지적했다.

다만 사진에 트럼프 대통령의 흔적은 남았다. 피파가 올린 사진 오른쪽 아래를 보면, 트럼프 대통령의 구두 뒷굽과 그림자 일부가 남아 있다.
이날 월드컵 엑스 계정에 올라온 사진도 비슷했다. 트럼프 대통령을 잘라내고 스페인 선수단만 나오도록 사진을 편집했는데 트럼프 대통령의 오른쪽 어깨가 살짝 보인다. 스페인 대표팀 엑스 계정 또한 트럼프 대통령 없이 스페인 선수들과 감독이 기뻐하는 사진을 올렸다. 반면 백악관은 21일 엑스에 시상대 위에 버티고 있던 트럼프 대통령이 스페인 선수들과 함께 포착된 사진 여러 장을 올렸다.

국외 누리꾼들은 ‘트럼프 통편집’에 환호했다. 한 누리꾼은 “대회 첫날부터 이 토너먼트를 망신스럽게 만든 어리석은 자들(트럼프 대통령과 인판티노 회장)을 잘 잘라냈다. 고맙다”는 글을 엑스에 남겼다. “바보를 (사진에서) 없애줘서 고맙다. 그는 창피한 존재”, “짜증 나는 미국 대통령을 지워줘서 고맙다”, “정말 마음에 든다”는 반응도 나왔다.
‘낄끼빠빠’(낄 데 끼고 빠질 데 빠진다) 못하는 트럼프 대통령을 비꼬는 인공지능(AI) 합성 사진도 나왔다. 한 누리꾼은 엑스에 트럼프 대통령이 광대 복장을 하고 시상대에 버티고 있는 합성 사진을 올렸다. 또 다른 누리꾼은 예수가 십자가에 못 박히기 전날 밤 12명의 제자와 함께 한 ‘최후의 만찬’ 자리 한쪽에 트럼프 대통령이 웃으며 서 있는 합성 사진을 올리기도 했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해 7월에도 미국에서 열린 피파 클럽 월드컵 결승전 당시 우승팀 첼시 선수단 사이에 서서 우승 세리머니에 참여해 축구 팬들로부터 비판받은 바 있다.
전광준 기자 light@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