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남 도발 핵심기구의 재부상, 한반도 평화에 악재
(서울=연합뉴스) 이승우 선임기자 = 북한이 최근 대남·해외 정보수집 공작 기구인 '정찰정보총국'의 역할을 확대하고 첩보 공작 능력을 제고하기로 한 건 좋지 못한 신호로 다가온다. 과거 북한이 주요 대남 군사 도발을 자행할 때마다 그 주도 세력 또는 배후로 정찰총국이 지목됐던 전력이 있어서다. 정찰총국은 2010년 발생한 천안함 폭침과 연평도 포격, 2015년 비무장지대(DMZ) 목함지뢰 도발을 기획하고 실행한 것으로 알려졌다.

(평양 조선중앙통신=연합뉴스) 북한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지난 9일 노동당 중앙군사위원회 제9기 제1차 확대회의를 주재했다고 조선중앙통신이 10일 보도했다. 2026.7.10 [국내에서만 사용가능. 재배포 금지. For Use Only in the Republic of Korea. No Redistribution] nkphoto@yna.co.kr
이처럼 한반도 긴장을 고조시키고 남북 관계를 첨예한 대치 상태로 몰아가려는 북의 도발과 공작의 중심에 정찰총국이 있었다. 다만 목함지뢰 도발에 우리가 강경하게 대응하자 북이 물러서며 8·25 합의가 체결된 이후엔 정찰총국의 물리적 도발도 오랫동안 중단됐다. 2016년 국방망 해킹, 2017년 김정남 암살과 워너크라이 랜섬웨어 유포 등이 정찰총국 주도로 이뤄졌고 가상자산 해킹도 끊임없이 일어나긴 했지만, 한반도 내에서 우리 국민을 상대로 한 직접적 위해 시도는 사실상 사라졌다.
따라서 정찰정보총국이 이 시점에 수면 위로 재부상하는 모습은 불길한 징조가 아닐 수 없다. 어떤 식으로든 한반도 평화를 저해할 수 있는 적신호이자 경고등으로 읽힌다. '우리 민족끼리' 대신 들고나온 '적대적 두 국가론'을 통해 통일보다 단절을 강조하는 상황에서 대남 도발 기구의 역량을 키우겠다고 선언한 건 체제 유지 및 대남 공작 방식의 변화를 시사한다. 우선 '통일의 대상'에서 외부의 적'으로 성격이 바뀐 대한민국을 상대로 공작과 도발을 강화해 내부 불만을 통제하고 체제를 결속하려는 시도로 보인다. 강화된 대남 공작 역량은 우리 정부의 대북 정책을 언제든 흔들고 무력화할 잠재력으로 작용할 수 있다.

(서울=연합뉴스) 지난 25일 평양에서 열린 노동당 제9차대회 기념 열병식에서 정찰정보총국장 겸 해외특수작전부대 제1부사령관 리창호 상장이 북한·러시아 국기를 앞세운 해외작전부대 종대를 인솔하며 행진하고 있다. [조선중앙TV 화면] 2026.2.27 [국내에서만 사용가능. 재배포 금지. For Use Only in the Republic of Korea. No Redistribution] nkphoto@yna.co.kr
특히 북한의 이 같은 행보는 전면전이나 대규모 충돌이 불가능한 한반도 상황을 고려한 전략적 선택으로 받아들여진다. 한미 연합 전력과 정면 승부는 체제 붕괴로 이어질 수 있는 만큼 대규모 물리적 충돌 미만 단계에서 한국 사회 내부를 흔들 수 있는 도발에 집중하려는 계산으로 보인다. 남·남 갈등을 유발하는 각종 심리전, 원점 추적이 어려운 성동격서식 비대칭 기습 도발, 국가 주요 시설 사이버 테러와 금융망 해킹 등을 통해 사회 동요와 정치적 혼란을 가중하는 방식 등이 활용될 것으로 예상된다.
현재 북한은 오랜 경제난과 함께 한국 대중문화를 포함한 외부 정보 유입이 가속하면서 체제 불안이 이어지고 있다. 무엇보다 '민족 통일' 간판을 내리고 '두 국가'를 부르짖게 된 건 한국에 의한 흡수 통일 위기감이 내부적으로 고조된 탓이 적지 않다. 결국 북한이 비대칭 공작과 도발 강화를 핵심 목표로 삼은 건 내부 위기를 해소하고 남북 관계에서 주도권을 쥐고 가겠다는 포석으로 해석된다. 다시 전면에 나선 정찰정보총국이 과거와 같은 무모한 도발을 하지 못하도록 사전에 철저한 대비 태세를 세울 때다.

(서울=연합뉴스) 지난 25일 평양에서 열린 노동당 제9차대회 기념 열병식에서 정찰정보총국장 겸 해외특수작전부대 제1부사령관 리창호 상장이 북한·러시아 국기를 앞세운 해외작전부대 종대를 인솔하며 행진하고 있다. [조선중앙TV 화면] 2026.2.27 [국내에서만 사용가능. 재배포 금지. For Use Only in the Republic of Korea. No Redistribution] nkphoto@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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