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권창영 특별검사팀이 윤석열 정부 당시 대통령실 공직기강비서관실에서 감사원의 관저 이전 의혹 감사를 무마한 정황을 확인했다. 감사원의 관저 감사가 진행될 때 대통령실이 별도의 ‘감사 대응팀’을 꾸린 사실도 파악됐다. 대통령실의 요청을 받고 관저 증축 공사를 주도한 인테리어 업체 21그램에 대해 대면조사 대신 서면조사를 하라고 감사관을 압박한 혐의(직권남용권리행사방해)를 받는 유병호 감사위원은 구속됐다.
21일 한겨레 취재 결과 종합특검팀은 관저 감사 무마 의혹을 수사하면서 대통령실 관리비서관실 주도로 감사원 감사에 대응하기 위한 담당자를 지정하고 별도 팀을 꾸린 사실을 확인했다. 당시 관리비서관실은 감사원의 핵심 감사 대상이었다. 종합특검팀은 관리비서관실 쪽이 김건희 여사와 친분이 있는 인테리어 업체 21그램을 대면조사 대신 서면조사로 마무리해달라는 요청을 대통령실 공직기강비서관실에 전달했고, 공직기강비서관실 관계자가 이같은 요구를 2023년 3월 당시 감사원 사무총장이었던 유 감사위원에게 전달한 정황을 파악했다.
유 감사위원이 공직기강비서관실 관계자와 통화할 당시 감사원은 이미 21그램 쪽에 출석 조사 요구 공문을 발송한 상태였다. 하지만 유 감사위원은 서면조사를 지시했고 이후 감사를 담당한 직원은 개인 전자우편으로 21그램 쪽에 서면조사를 통보했다. 감사 대상 기관인 대통령실이 감사원을 좌지우지한 셈이다. 유 감사위원의 이같은 지시에 감사관들은 부당함을 느꼈다고 한다.
종합특검팀은 감사원이 감사 당시 종합건설업 면허가 없는 무자격 업체인 21그램이 다른 업체를 내세워 관저 증축 공사를 수주한 정황을 파악했지만, 이같은 내용을 감사보고서에 포함하지 않았고 그 배경에 유 감사위원이 있다고 보고 지난 14일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서울중앙지법 이종록 영장전담 부장판사는 전날 “증거인멸의 염려”가 있다며 유 감사위원의 구속영장을 발부했다. 차관급 대우를 받는 현직 감사위원의 구속은 이번이 처음이다. 은진수 전 감사위원이 부산저축은행으로부터 금융감독원 검사를 가볍게 달라는 청탁과 함께 억대 금품을 받은 혐의로 2011년 5월 대검찰청 중앙수사부에서 구속된 바 있지만, 이는 감사위원 사퇴 직후로 전직 신분이었다.
종합특검팀이 유 감사위원을 구속하면서 관저 감사 무마 의혹 수사는 탄력을 받게 됐다. 이후 수사는 최재해 전 감사원장과 대통령실 관계자, 윤 전 대통령과 김 여사 등으로 확대될 전망이다. 종합특검팀은 22일 김 여사를 불러 관저 증축 공사에 21그램이 선정된 경위 등을 캐물을 것으로 전망된다.
박지영 기자 jyp@hani.co.kr 김지은 기자 quicksilver@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