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캐나다산 광범위한 제품에 50% 관세…무역전쟁 재점화 우려

미국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19일(현지시각) 미국 뉴저지주 이스트러더퍼드의 뉴욕·뉴저지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6 국제축구연맹(FIFA) 월드컵 스페인과 아르헨티나의 결승전 시상식을 앞두고 경기장을 바라보고 있다. AFP 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캐나다산 광범위한 제품에 50%의 고율 관세를 부과하기로 했다.

백악관은 트럼프 대통령이 20일(현지시각) 1930년 관세법 338조에 근거해 캐나다산 제품에 50% 관세를 부과하는 포고문 3건에 서명했다고 밝혔다. 관세는 서명 30일 뒤 발효될 예정이다. 이 기간 두 나라가 협상을 통해 갈등을 해소할 가능성도 남아 있다.

백악관은 관세 대상 품목으로 와인과 아이스하키 스틱, 시멘트 등을 제시했다. 시엔엔(CNN)은 포고문 부속 문서를 분석한 결과 냉동·냉장 장비를 비롯한 전기 장비와 기계류 등 약 200억달러 규모의 캐나다산 수입품이 영향을 받을 것으로 미 행정부가 추산했다고 전했다.

다만 에너지와 칼륨비료, 수산물, 핵심 광물은 관세 대상에서 제외된다. 철강과 자동차 부품 등 국가안보를 이유로 무역확장법 232조에 따른 품목별 관세가 이미 부과되고 있는 제품도 빠진다.

이번 조처의 특징은 미국·멕시코·캐나다무역협정(USMCA)에 따른 관세 면제 혜택을 인정하지 않는다는 점이다. 유에스엠시에이 원산지 기준을 충족해 그동안 무관세로 미국에 들어오던 캐나다산 제품에도 50% 관세가 적용된다.

미 행정부는 이번 조치가 캐나다가 미국산 자동차, 주류, 낙농업(치즈) 제품에 가한 차별적 대우에 대응하기 위한 방어적 조치라고 주장했다. 하지만 이 갈등의 시작은 트럼프 대통령 본인이 초래한 면이 크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해 4월 ‘펜타닐 단속 태만’을 이유로 캐나다에 긴급 관세를 가했고, 캐나다를 “미국의 51번째 주”라고 대놓고 조롱했다. 이에 반발한 캐나다 주 정부들이 미국산 주류 판매와 유통을 전면 중단하고 자동차에 25% 보복 관세를 부과하는 등 맞대응한 바 있다.

백악관에 따르면 캐나다는 2025년 4월부터 미국산 자동차에 25%의 보복 관세를 유지하고 있으며, 이로 인해 대캐나다 자동차 수출이 22% 감소했다. 지난해 3월부터 올해 2월까지 캐나다의 미국산 주류 수입도 전년 같은 기간보다 81%, 5억8200만달러 줄었다. 미국산 치즈 역시 유럽연합(EU)산에 비해 불리한 할당관세(TRQ) 규제를 받고 있다는 것이 백악관의 설명이다.

관세법 338조는 외국이 미국 상품을 다른 나라 상품보다 차별적으로 대우할 경우 대통령이 해당국 제품에 최대 50%의 관세를 부과할 수 있도록 규정하고 있다. 그러나 이 조항이 이번과 같은 방식으로 실제 활용된 전례가 없어 향후 법적 다툼으로 이어질 가능성도 제기된다.

트럼프 대통령은 앞서 캐나다 산불 연기가 미국으로 넘어와 대기질을 악화시켰다며 캐나다산 제품에 추가 관세를 부과할 수 있다고 위협했다. 다만 미 행정부 고위 당국자는 이번 관세가 산불 연기 문제와는 무관하며, 캐나다가 미국의 기존 관세에 보복한 데 따른 조처라고 설명했다. 행정부는 산불 연기 문제에 대해서는 별도의 추가 관세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캐나다에서는 즉각 보복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나왔다. 더그 포드 온타리오주 총리는 소셜미디어 엑스에 “이 관세가 시행된다면 캐나다도 관세에는 관세로, 1달러에는 1달러로 대응해야 한다”고 밝혔다.

워싱턴/김원철 특파원

wonchul@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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