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차전지 소재기업 씨아이에스케미칼이 상장예비심사 철회 약 1년 9개월 만에 코스닥 문을 다시 두드린다. 첫 도전의 걸림돌이던 리튬 생산설비와 기술성평가는 보강했다. 다만 매출원가가 매출을 웃도는 구조와 커진 유동성 부담은 새로운 검증 과제로 떠올랐다.
20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씨아이에스케미칼은 기술특례 방식으로 코스닥 상장예비심사를 청구했다. 대표주관사는 KB증권이다. 회사는 2024년 5월 예심을 신청했지만 같은 해 9월 철회 의사를 전달했다. 당시 핵심 기술로 제시한 리튬 용매추출 설비가 구축되지 않은 점이 심사 부담으로 거론된 바 있다.
씨아이에스케미칼은 고순도 알루미나 소재 국산화로 출발해 이차전지 소재 분야로 사업을 확장했다. 현재 양극재 도핑 소재를 공급하는 한편, MHP와 탄산리튬 등 양극재 원료 소재로 사업 영역을 넓히고 있다.
재도전의 근거는 생산 기반이다. 회사에 따르면 전남 광양에 연산 2만 톤 규모의 니켈수산화침전물(MHP)과 1500톤 규모의 배터리급 탄산리튬 생산설비를 구축했다. 감사보고서상 지난해 유형자산 취득액은 약 204억원으로, 건설중인자산 203억원 가량이 기계장치와 시설장치 등으로 대체됐다. 첫 도전 당시 미완성이었던 생산 기반을 보완한 셈이다. 지난 4월에는 거래소 지정 전문평가기관 두 곳에서 모두 A등급을 받으며 기술특례 상장 요건도 충족했다.
문제는 설비의 실적 전환이다. 지난해 매출은 약 160억원으로 전년보다 18.2% 감소했다. 영업손실은 103억원 가량, 순손실은 114억원 수준이다. 전기 영업손실 약 114억원보다는 적자 폭이 줄었지만, 매출원가는 222억원 가량으로 매출의 138.8%에 달했다. 판매관리비를 투입하기 전부터 62억원의 매출총손실이 발생한 만큼 가동률뿐 아니라 수율과 원재료 조달비용, 판매가격을 함께 개선해야 하는 과제가 남았다.
대규모 설비투자가 이어지면서 자금 부담도 커졌다. 현금성자산은 108억원 수준에서 11억원 가량으로 줄었고 총차입금은 203억원에서 약 276억원으로 늘었다. 유동자산은 72억원으로 유동부채 157억원의 45.9% 수준이다. 단기차입금 약 112억원 가운데 32억원은 이성오 대표에게서 빌린 자금이다. 영업활동에서도 지난해 약 30억원의 현금이 빠져나갔다.
사업화 기반도 넓히고 있다. 씨아이에스케미칼은 양극재 기업 엘앤에프와 LFP·NCM 배터리 재활용 협약을 맺은 데 이어 지난달 전략적 투자도 유치했다. 지난해에는 순환경제 규제 샌드박스 실증사업자로 선정돼 LFP 배터리 재자원화를 위한 재활용 기준 마련 과제를 수행하고 있다. 다만 협력과 투자가 실제 수주와 반복 매출로 이어질지는 지켜봐야 한다.
IB업계 관계자는 “이번 IPO에서는 설비 구축 자체보다 원가 경쟁력을 확보하고 안정적인 매출처를 늘려 공장을 현금흐름 창출 기반으로 전환할 수 있는지가 관건”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