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번 2026 FIFA 북중미 월드컵에 축구팬들의 많은 관심이 쏠렸던 이유 중 하나는 '라스트 댄스' 무대가 될 스타플레이어들이 유독 많았던 대회였기 때문이다. 지난해 12월엔 아예 FIFA가 이번 대회가 라스트 댄스가 될 수도 있는 선수들을 꼽고, 각종 콘텐츠 매체에선 라스트 댄스 베스트11을 선정했을 정도다.
실제 리오넬 메시(39·인터 마이애미)와 크리스티아누 호날두(41·알나스르)를 비롯해 루카 모드리치(41·AC밀란), 마누엘 노이어(40·바이에른 뮌헨) 등 40대 안팎의 선수들을 비롯해 네이마르(34·산투스), 모하메드 살라(34) 등 한때 세계 축구의 중심에 섰던 이들은 이번 월드컵이 사실상 마지막 대회일 가능성이 컸다.
이에 선수들은 다시는 뛰지 못할 가능성이 큰 마지막 월드컵 무대 한 경기 한 경기에 모든 것을 쏟아내려 애썼다. 축구팬들 역시도 마지막 월드컵에 나서는 선수들의 플레이를 눈에 담는 데 여념이 없었다. 라스트 댄스를 펼치는 선수들이 유종의 미를 저마다 어떻게 거둘 것인지에도 관심이 쏠렸다.
다만 라스트 댄스에 나선 대부분의 선수들은 저마다 뜨거운 눈물과 함께 대회를 마쳤다. 월드컵 커리어에 마침표를 찍게 된 것에 대한 감정과 더불어, 대회 성적에 대한 아쉬움이 맞물린 눈물들이었다.
은퇴를 선언했다가 월드컵을 앞두고 전격 복귀했던 노이어를 비롯해, 네덜란드 센터백 버질 판다이크(35·리버풀), 2018년 발롱도르 출신의 크로아티아 모드리치 등은 대회 32강에서 일찌감치 탈락하며 오랜 월드컵 여정을 마무리했다. 브라질의 네이마르, 이집트의 살라 역시 뚜렷한 성과를 내지 못한 채, 이번 대회 16강이 자신들의 월드컵 '라스트 댄스' 무대가 됐다. 네이마르는 "모든 게 끝났다"며 은퇴까지 암시했다. 케빈 더브라위너(35·나폴리) 역시 대회 8강에서 여정을 마쳤다.
스타플레이어들의 연이은 눈물 속, 마지막까지 진정한 라스트 댄스에 도전한 선수는 메시였다. 그는 나이를 잊은 활약으로 조별리그 1차전부터 4강까지, 매 경기 공격 포인트를 쌓으며 아르헨티나의 결승 진출을 이끌었다. 패색이 짙을 때마다 여지없이 날아올랐다. 아르헨티나의 월드컵 우승을 또 이끈다면 메시의 라스트 댄스는 '월드컵 2연패'와 더불어 더할 나위 없이 눈부신 엔딩으로 마무리될 수 있었다.
20일 미국 뉴욕 뉴저지 스타디움에서 열린 대망의 결승전. 메시는 그러나 이렇다 할 활약을 보여주지 못한 채 고개를 숙였다. 이날 아르헨티나는 정규시간은 물론 연장 후반 막판까지 115분을 넘게 단 1개의 슈팅도 기록하지 못하는 '졸전'에 그쳤다. 메시의 존재감 역시도 희미했다. 킥오프 휘슬이 울린지 117분 만에 메시가 팀의 첫 슈팅을 시도했지만, 연장 후반 1분에 허용한 실점을 극복하진 못한 채 0-1로 져 우승에 실패했다.
한편 외신들을 중심으로 '라스트 댄스' 후보에 올랐던 손흥민도 진한 아쉬움 속 자신의 네 번째 월드컵을 마쳤다. 그는 조별리그 3경기(선발 2경기)에 모두 출전했지만 공격 포인트를 기록하진 못했다. 심지어 남아프리카공화국과의 조별리그 최종전에서는 데뷔 후 처음으로 월드컵 경기 선발에서 제외되기도 했다. 홍명보 감독이 이끈 한국은 1승 2패로 조 3위로 밀린 뒤, 12개 조 3위 중 성적이 좋은 상위 8개 팀에 돌아가는 32강 진출에 실패했다.
손흥민은 대회를 마친 뒤 SNS를 통해 "여러분께서 보내주신 시간과 마음, 그리고 변함없는 응원과 사랑에 끝내 보답하지 못했다는 사실에 나 역시 큰 책임감을 느낀다. 정말 너무나 죄송하다. 그리고 끝까지 우리를 믿고 응원해 주시고, 함께해 주신 모든 분들께 진심으로 감사드린다"고 밝혔다.
그러면서도 그는 "국민 여러분과 축구 팬분들의 마음을 돌릴 수 있도록 나는 다시 내 자리에서 최선을 다하겠다. 다시 여러분께 즐거움을 드릴 수 있도록 죽기 살기로 달려보겠다. 팬분들과 했던 약속은 절대 잊지 않았다. 팬분들이 나를 찾으실 때까지, 나를 필요로 하실 때까지 내 모든 것을 쏟아부어 다시 잘 준비해 보겠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