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 금융강국코리아]⑧-이동훈 삼성생명 태국법인장 인터뷰
글로벌 지정학적 리스크 심화와 공급망 재편 속 국내 금융권의 해외사업 전략이 빠르게 변화하고 있다. 과거 현지 교민과 지상사 대상 소매금융 중심 모델에서 CIB(기업금융), 우량 로컬 기업, 인프라 금융을 아우르는 '생산적 금융' 중심으로 체질이 바뀌고 있다. 머니투데이가 K금융의 최전선을 직접 찾아 새로운 성장 모델과 생산적 금융의 실체를 짚어본다.

삼성생명 태국법인이 입주한 방콕 킹브릿지타워에선 삼성생명 현지 직원들이 출근할 때마다 "톱3"를 외친다. 이동훈 삼성생명 태국법인장은 이들에게 간식을 나눠주며 "톱3~"라고 맞장구를 쳐준다.
'톱3'는 3년 안에 태국 보험시장에서 개인채널 시장점유율 3위를 달성하자는 뜻이다. 지난해만 해도 '톱5'였지만 자신감을 얻은 삼성생명 은 2028년까지 태국 보험시장(개인채널 기준)에서 시장점유율 8%, '톱3'로 목표를 높게 잡았다.
이동훈 법인장의 사무실에선 거꾸로 뒤집힌 태국 지도가 눈에 들어왔다. 그는 "태국을 한 번 뒤집어 보겠다, 반대로 해보겠다"는 뜻에서 이렇게 지도를 걸어놨다고 설명해줬다.
이 법인장은 삼성생명에서 손꼽히는 영업통이다. 실제로 삼성생명에서 10년 이상 영업 현장을 경험했고 본사에서도 영업 기획을 맡으며 임원으로 승진해 지난 1월 태국법인장으로 부임했다. 세계 경제의 불확실성이 커지는 상황에서 어깨가 무겁지만 그는 오히려 올해가 삼성생명이 태국 시장에서 상위권 보험사로 도약할 수 있는 기회라고 봤다. 실제로 태국 보험시장에선 올해 1분기 삼성생명을 제외한 모든 보험사들이 역성장을 기록했다.
"지금 곳곳에서 터진 전쟁으로 인해 세계 경기가 전반적으로 어렵습니다. 보험은 불황기에 계약유지가 어려워지는데 이렇게 어려울 때 조금 더 성과를 내면 오히려 경쟁사와의 격차를 크게 낼 수 있는 기회이기도 합니다."
하지만 삼성생명이 태국 시장에 안착하기까지는 오랜 시간이 걸렸다고 이 법인장은 말했다. 특히 국내 영업 방식을 그대로 태국 시장에 적용하면서 적지 않은 시행착오를 겪었다. 태국 현지의 근로환경이나 영업문화에 대한 몰이해가 원인이었다. 그래서 그가 각별하게 신경쓰는 부분도 철저한 현지화 전략이다. 이 법인장은 평생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와 담을 쌓고 살아왔지만 태국에 부임하자마자 각종 SNS에 가입하고 현지 직원들과 친구를 맺었다. 태국에선 대부분 보험영업이 SNS를 통해 이뤄지기 때문이다.
"태국은 날씨가 더운 지역이다보니 한국처럼 발로 뛰는 영업보단 SNS를 활용한 영업이 더 보편화된 것 같습니다. 국내에선 낯설지만 흥미롭게도 매우 효율적인 영업 방식입니다. 또 태국은 상품이나 서비스 자체보다 여전히 사람 중심의 영업이 통하는 시장입니다. 그래서 설계사들의 신뢰가 중요하고 저희도 설계사 육성을 최우선 가치로 두고 있습니다."
그는 태국 보험시장의 성장 가능성을 높게 평가했다. 태국도 본격적인 고령화사회로 접어들고 있고, 고령층의 의료비 지출 등이 늘면서 보장성 보험 등에 대한 수요가 늘기 시작했다는 것이다. 삼성생명 같은 국내 보험사들은 이미 경험하고 노하우가 쌓인 시장이다.
"태국의 현재 보험시장은 이전에 우리가 이미 걸어본 길이죠. 그만큼 우리가 쌓은 경험을 잘 접목한다면 충분히 승산이 있습니다. 삼성생명 태국 법인이 이곳에서 성공한 모델을 만들어 다른 동남아 시장으로도 진출하는 발판을 마련하고 싶습니다.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