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달 당긴 '은마'에 자극… 서울 자치구, 인허가 속도 경쟁

서초구 '찾아가는…'·강남 '재건축 신속화합TF' 등

구청장 직속 전담조직 구성… 행정적 지연요소 줄여

서울시도 뒷받침… 25개구 정비사업 종합평가 실시

'학군 1번지'로 불리는 서울 강남구 대치동 은마아파트가 신청한 지 40여일 만에 사업시행계획인가를 획득하면서 정비사업 추진속도에 대한 기대감이 높아진다. 개별 자치구는 구청장 직속 전담조직을 꾸리거나 지원체계를 강화하며 정비사업 일정을 앞당기고, 서울시도 사업별 공정을 직접 점검하고 자치구의 행정역량을 평가하는 등 사업속도 개선을 유도한다.

20일 정비업계에 따르면 전성수 서초구청장은 지난 16일 방배신동아아파트 재건축 착공식에 참석했다. 방배신동아아파트는 민선9기 출범 이후 서초구에서 처음 착공한 재건축 사업이다. 복잡한 행정절차와 현안조정으로 당초 올해 4분기 착공이 예상됐지만 일정이 대폭 앞당겨졌다.

착공일정이 앞당겨진 데는 서초구청장 직속 '찾아가는 재건축 신속지원단'의 역할이 컸다. 지원단은 부서별로 나뉜 재건축 인허가와 지원업무를 통합해 사업과정에서 발생하는 현안을 신속히 조정하는 조직이다.

서초구 내 재건축 대상지 79곳을 밀착관리하며 사업지연 요인을 해소한다. 전 구청장도 지난 2일 지원단과 함께 재건축현장을 찾아 사업추진 과정의 애로사항을 듣고 해결방안을 논의했다.

앞서 은마아파트가 이례적으로 빠르게 사업시행계획인가를 받으면서 자치구의 행정지원이 정비사업 속도를 좌우할 수 있다는 점도 부각됐다. 강남구는 지난 5월22일 은마아파트의 인가신청을 접수한 뒤 약 80개 관계부서·기관과의 협의와 주민공람 등을 거쳐 40여일 만에 인가를 내줬다. 법정 처리기한인 60일보다 33일 앞선 것으로 강남구 재건축 사업시행계획인가 가운데 최단 처리기록이라는 게 구의 설명이다.

강남구는 구청장이 직접 단장을 맡는 '강남 재건축 신속화합(신화)TF(태스크포스)'도 가동한다. 사업장별 공정관리와 관계기관 협의, 주민소통, 전문가 자문기능을 하나의 추진체계로 묶어 사업지연 요인과 주민갈등을 초기에 조정한다는 구상이다.

은마의 신속 인허가 사례가 자극제가 되면서 다른 자치구들도 재개발·재건축 속도전에 본격적으로 뛰어들었다. 민선9기 구청장 상당수가 정비사업과 주택공급을 핵심정책으로 내세우고 전담조직을 신설하거나 기존 조직의 권한을 강화하는 모습이다.

은평구는 구청장 직속 '정비사업 통합민원담당관'을 신설했고 강동구도 기존 도시개발TF를 구청장 직속 조직으로 격상했다. 정비사업 관련 인허가뿐 아니라 주민갈등과 부서간 협의까지 전담조직이 직접 관리해 사업기간을 줄이겠다는 취지다.

서울시도 자치구의 속도경쟁을 뒷받침한다. 행정2부시장 주재로 특별공정촉진회의를 열어 주요 정비사업의 추진상황과 지연요인을 점검하고 자치구별 신속행정 사례를 공유한다.

올해부터는 25개 자치구의 재개발·재건축 추진실적을 평가하는 '정비사업 종합평가'도 실시한다. 매년 11월 인허가 처리기간과 표준처리기한 준수 여부, 갈등조정과 적극행정 등을 평가하고 12월 결과를 공개한다. 평가결과에 따라 S등급 5곳, A등급 10곳, B등급 10곳으로 나눠 사실상 자치구별 정비사업 '성적표'를 매긴다. 이 중 우수자치구에는 표창과 재정지원 우대 등 인센티브를 제공한다.

서울시 관계자는 "최근 특별공정촉진회의에서도 은마아파트의 빠른 행정처리 속도가 화제가 됐다"며 "자치구들이 한자리에 모여 사업속도를 높일 방안을 논의하고 신속행정 사례를 공유하면서 자연스럽게 정비사업 추진을 독려하는 효과가 나타나고 있다"고 말했다.

다만 인허가 기간을 줄였다고 곧바로 착공과 주택공급 시기가 앞당겨지는 것은 아니다. 사업시행계획인가 이후에도 조합원 분담금 산정과 관리처분계획인가, 공사비 협상, 이주비 조달 등 넘어야 할 고비가 적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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