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족한 노동력, 생산성 향상문제 해결
데이터·AI모델·로봇 생태계 구축 위해
산·학·연·관 협력한 '원팀 전략' 필요
2016년 알파고가 이세돌 9단을 꺾었을 때, 세계는 AI가 인간의 지능을 뛰어넘을 수 있다는 가능성에 주목했다. 그러나 바둑판 위에서 압도적이었던 AI도 현실에서는 컵 하나를 제대로 집지 못하고 문 하나도 열지 못했다. 하지만 최근 들어 피지컬 AI의 기술혁신에 가속도가 붙으며 AI가 물리세계까지 영향력을 확장하고 있다. 지금 세계가 '피지컬 AI(Physical AI)'에 주목하고, 과기정통부가 국가 AI 경쟁력 확보를 위해 피지컬 AI를 '대한민국 대도약 3대 메가 프로젝트'의 핵심 축으로 추진하는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
생성형 AI는 인공지능의 패러다임을 바꾸며 정보 검색과 문장 생성을 넘어 인간의 의도를 이해하고 추론하는 단계까지 발전했다. 이제 AI는 또 한 번의 거대한 도약을 앞두고 있다. 모니터 속 화면에서 사고하던 AI가 현실 세계를 스스로 인식하고 판단하며 직접 행동하는 피지컬 AI 시대로 진입하고 있는 것이다. 즉, AI가 '생각하는 존재'에서 '행동하는 존재'로 진화하는 것이다.
피지컬 AI를 사람에 비유하면 AI 모델은 '두뇌'이고 AI 반도체는 '심장'이다. 여기에 카메라와 센서라는 눈과 귀, 로봇과 모빌리티라는 손과 발이 결합되면서 현실에서 스스로 행동하는 완전한 지능 시스템이 완성된다. 하지만 피지컬 AI를 구현하는 일은 생성형 AI보다 훨씬 까다롭다. 외부 환경은 끊임없이 변하고 같은 작업이라도 환경에 따라 결과가 달라진다. 이처럼 현실의 복잡성과 불확실성을 이해하고 안전하게 행동하도록 만드는 것은 단순히 AI 모델의 성능 향상만으로 해결할 수 없는 과제다. 기존의 자동화가 인간이 미리 짜놓은 코드 중심의 수동적 규칙 기반(Rule-based) 시스템이었다면, 피지컬 AI는 비정형 환경에서 스스로 최적의 답을 찾아내야 하는 자율적 주체이기 때문이다.
결국 피지컬 AI의 경쟁력은 '실제와 얼마나 유사한 환경에서 학습하고 검증할 수 있는지'에 달려 있다. 현실을 정밀하게 구현하고 미래를 예측하는 월드모델, 다양한 상황을 반복 학습하는 시뮬레이션, 그리고 보고, 이해하고 행동으로 연결하는 VLA(Vision Language Action) 모델이 핵심 기반으로 주목받는 것도 이러한 이유에서다. 가상환경의 학습 결과를 현실에 효과적으로 전이하는 Sim2Real (Simulation to Reality) 역시 현실의 시행착오를 최소화하기 위한 필수 전략기술이다. 나아가 개별 기술 개발을 넘어 데이터, AI 모델, AI 반도체, 시뮬레이션, 로봇이 유기적으로 맞물리는 생태계 구축이 함께 이뤄져야 한다.
피지컬 AI는 단순히 새로운 기술을 의미하지 않는다. 산업 전반의 생산성을 근본적으로 끌어올리는 '생산성 혁명'의 핵심이다. 제조·물류·건설·농업·의료 등에서 사람과 협업하며 생산성과 품질은 높이고 안전사고와 운영비용은 줄일 수 있다. 저출산·고령화로 생산가능인구가 감소하는 우리나라에서 피지컬 AI는 부족한 노동력을 보완하고 국가 성장잠재력을 높이는 새로운 성장엔진이 될 것이다.
기술은 연결될 때 산업이 되고, 산업은 생태계가 갖춰질 때 비로소 지속 가능한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다. 이를 위해서는 개별 주체의 분절된 대응이 아니라, 산·학·연·관이 함께 움직이는 '대한민국 원팀 전략'이 필요하다. 정보통신기획평가원(IITP)도 대한민국 원팀의 일원으로서 피지컬 AI 핵심 원천기술 확보와 핵심인재 양성을 지원해 대한민국이 피지컬 AI 강국으로 도약하도록 노력해 나갈 것이다.
앞으로의 AI 경쟁은 누가 더 말을 잘 하느냐가 아니라, 현실을 얼마나 정확하게 이해하고 안전하게 행동하느냐에 달려 있다. 피지컬 AI는 그 패러다임 변화의 중심에 있으며, 앞으로 3년이 대한민국이 피지컬 AI G1으로 도약할 골든타임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