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완수사 요구 4년 새 27%↑…상반기 경찰 미제 등록사건 10만건
"수사권 조정 이후 검경 소통 미비"…현장 경찰은 "피로도 쌓여"

(서울=연합뉴스) 임화영 기자 = 서울 서초구 대검찰청. 2026.3.23 hwayoung7@yna.co.kr
(서울=연합뉴스) 전재훈 기자 = 올해 상반기 검찰이 보완수사를 요구하며 경찰에 돌려보낸 사건이 6만건을 넘어선 것으로 집계됐다.
같은 기간 경찰이 해결하지 못해 미제로 등록된 사건도 10만건 넘게 쌓이면서 수사 공백에 따른 국민 피해가 갈수록 커진다는 지적이 나온다.
19일 국민의힘 김재섭 의원이 경찰청에서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올해 1∼6월 검찰이 경찰에 보완수사를 요구하며 돌려보낸 사건은 6만5천913건이다.
보완수사 요구 건수는 증가 추세다. 지난해엔 11만623건으로 한해 기준 최대치를 기록했는데 시행 첫해인 2021년과 비교하면 4년 새 27.2% 늘어난 수치다.
2021년 검경 수사권 조정 당시 검찰의 수사지휘권 폐지를 일부 대체하기 위해 도입된 '보완수사 요구권'은 최근 관심이 쏠린 상태다.
검찰청 폐지를 앞두고 더불어민주당이 기존 계획대로 검찰 보완수사권을 폐지하면 경찰에 대한 견제 수단으로 남는 게 '보완수사 요구권'이기 때문이다.
경찰 수사 단계에서 미흡할 수 있는 법리 해석, 증거 부족 등을 보완한다는 점에서 '보완수사 요구권'과 '보완수사권'은 목적이 같다.
다만 보완수사는 검찰이 경찰 송치 사건을 직접 수사한다면, 보완수사 요구는 검찰이 직접 수사하지 않고 경찰에 사건을 돌려보내 보완을 요구하는 개념이다.
보완수사 요구가 늘어나는 주된 원인으로는 경찰의 미흡한 초기 수사 등 역량 부족, 경찰의 수사 업무 과중 및 인력·예산 부족 등이 꼽힌다.
검경 수사권 조정으로 경찰이 1차 수사 종결권을 갖는 등 권한과 책임은 커졌지만, 이를 뒷받침할 인력과 예산 등은 제자리에 머물고 있다.
부장검사 출신 변호사는 "복잡한 사건은 수사 초기부터 검찰과 소통하며 적용 혐의 등을 논의해야 하는데, 2021년 검경 수사권 조정 이후 이런 소통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경찰이 검찰의 지휘를 받는 위치가 아니라는 점을 강조하니 일부 검사들 사이에선 '굳이 남 좋은 일을 할 필요 없다'는 분위기도 있다"고 전했다.
경찰 입장에서는 검찰의 잦은 보완수사 요구로 업무가 가중된다는 불만이 있다.
담당하는 사건이 130건이 넘는다는 한 경정급 경찰은 "검찰이 영장을 바로 청구할 수 있는 간단한 사건도 일주일 넘게 검토하다가 '판례를 보충하라'며 돌려보내는 경우도 있다"며 "검찰청 폐지를 앞두고 보완수사를 요구하거나 영장을 청구하지 않는 사례가 늘면서 피로감이 쌓이고 있다"고 토로했다.

[촬영 김인철]
검찰의 보완수사 요구에 따라 경찰 수사가 늘어지는 사례도 늘고 있다.
약 2천600억원의 부당 이익을 챙긴 혐의(사기적 부정거래)를 받는 방시혁 하이브 의장 사건을 1년 넘게 수사 중인 서울경찰청 광역수사단 금융범죄수사대는 방 의장의 구속영장을 두 차례 신청했지만, 검찰이 모두 반려·기각했다.
서울남부지검은 경찰이 보완수사 요구 사항을 이행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서울청 금융범죄수사대는 300억원대 사기 혐의를 받는 연예기획사 원헌드레드 레이블의 차가원 대표에 대해서도 두 차례 구속영장을 신청했지만 모두 검찰에서 반려됐다
검찰은 적용 혐의 등을 다시 검토하라며 보완수사를 요구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런 가운데 경찰이 자체적으로 해결하지 못해 등록하는 미제 사건은 4년 연속 연간 20만건 이상을 기록했다.
경찰의 한 해 접수 사건이 약 300만건인 점을 감안하면 매년 약 7%의 사건을 해결하지 못하는 것이다.
2018년 13만5천431건이던 미제 등록 사건은 작년 22만241건으로 62.6% 늘었다
올해 들어 6월까지는 10만2천567건을 기록해 이번에도 연간 20만건을 넘어설 것으로 전망된다.
특히 복잡한 내용이 많은 사기사건 미제 등록이 매년 늘어 작년 8만건을 넘어서면서 2018년(7천93건) 대비 10배 이상으로 늘었다.
한 차장검사는 "경찰은 인사가 잦아 미제 사건보단 당장 배당된 사건에 수사력을 모으는 게 일반적"이라며 "전임자가 해결하지 못한 미제 사건에 손대는 것을 꺼리는 분위기도 미제 사건을 줄이지 못하는 요인"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검찰청 폐지와 중대범죄수사청 안착 과정에서 발생할 수사 공백을 메울 현실적인 대안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경찰청 자료 국민의힘 김재섭 의원실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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