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년 전 '은공' 日세가 행사 뒤 선술집 거리서 반도체 소재 기업과 회동
"젠슨황 보자" 아키하바라 '구름 인파'…日 '노에트라 AI' 협력 주목
(도쿄=연합뉴스) 조성미 이도연 특파원 = 한국에서 삼성전자, SK, 현대차 등 주요 글로벌 협력 기업 대표들과 치맥, 삼겹살 회동을 했던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가 일본에서는 반도체 소재 기업 인사들과 꼬치구이 회동에 나섰다.
황 CEO는 15일 자신을 보기 위해 구름 인파가 몰린 일본 도쿄 아키하바라에서 엔비디아와 일본 게임사 세가(SEGA)의 파트너십 30주년 기념 이벤트에 참석한 뒤 도쿄 간다의 선술집으로 이동, 일본 주요 반도체 소재 기업 간부들과 꼬치구이로 만찬했다고 니혼게이자이신문(닛케이)이 전했다.
황 CEO가 도쿄의 대표적인 선술집 밀집지로 회사원들이 퇴근 후 자주 찾는 JR 간다역 인근 꼬치구이 가게에 나타나자 먼저 자리 잡고 있던 엔비디아 거래처 관계자들이 박수로 맞이한 뒤 건배 제의가 쏟아졌다고 닛케이는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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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 CEO는 지난해 10월에 이어 이달 초 방한에서도 홍대입구역 인근 삼겹살집에서 국내 대기업 총수들과 '삼소(삼겹살·소주) 회동', 2차 '치맥(치킨·맥주) 회동'을 하며 엔비디아를 중심으로 한 인공지능(AI) 생태계 협력의 우의를 다진 바 있다.
꼬치구이 회동에 앞서 그는 일본 게임 문화의 '성지'로 여겨지는 아키하바라의 대형 게임센터에서 세가의 아케이드 게임기가 늘어선 가운데 진행된 엔비디아-세가의 협력 기념 행사에 참석했다.
추첨을 통해 행사에 초대된 일본 게임 팬들은 기대감 속에 기다렸고, 황 CEO는 예정보다 1시간가량 늦게 도착했다.
초등학교 시절부터 즐기던 게임기, 엔비디아의 구형 그래픽카드 등을 가져온 팬들도 눈에 띄었다.
이날 행사에는 사토미 하루노리 CEO 등 현 세가 경영진을 비롯해 이리마지리 쇼이치로 전 사장, 세계 최초의 3D 격투 게임으로 평가받는 '버추어 파이터' 개발자 스즈키 유 등이 참석했다.
환호 속에 등장한 황 CEO는 오랜만에 만난 세가 관계자들과 포옹을 나누며 감개무량해했다.
머리가 희끗희끗해진 일부 관계자들에게는 "언제 이렇게 백발이 됐느냐"며 세월이 흘렀음에 놀라워하기도 했다.
그는 엔비디아 창업 초기인 1990년대 중반 세가에 졌던 '신세'를 소개하며 이리마지리 전 사장 등 세가 관계자들에게 거듭해서 감사의 뜻을 표했다.
황 CEO는 창업 초기 세가에 납품하기 위해 개발했던 엔비디아의 첫 그래픽칩 'NV1'이 오류를 일으켰을 당시 이리마지리 전 사장이 프로젝트를 계속하도록 지지를 보내준 덕에 지금의 엔비디아가 있을 수 있었다고 소개했다.

(도쿄=연합뉴스) 조성미 특파원 =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는 15일 일본 도쿄 아키하바라에서 엔비디아와 일본 게임사 세가(SEGA)의 파트너십 30주년 기념 이벤트에 참석했다. 황 CEO가 이리마지리 쇼이치로 전 사장(사진 가운데), 세계 최초의 3D 격투 게임으로 평가받는 '버추어 파이터' 개발자 스즈키 유(오른쪽)에게 최신 엔비디아 그래픽 카드가 탑재된 노트북을 보여주는 모습. 2026.7.15. csm@yna.co.kr
황 CEO는 이리마지리 당시 부사장에게 칩을 다시 설계할 수 있도록, 지급받을 예정이던 500만달러(약 75억3천만원)를 비상장 주식 투자 형태로 전환해 달라고 요청했고 이 제안이 받아들여진 끝에 엔비디아가 새로운 칩 개발에 성공한 일화가 잘 알려져 있다.
그는 "세가와 이리마지리 전 사장이 엔비디아를 위해 한 일이 없었다면 오늘날의 엔비디아는 존재하지 않았다"며 일본과 세가에 대한 각별한 감정을 나타냈다.
황 CEO는 최근 한국을 두 차례 방문했을 때도 용산 전자상가와 PC방 등 한국의 게임 산업계가 오늘날의 엔비디아가 있도록 한 든든한 배경이 됐다고 언급한 바 있다.
또 황 CEO는 엔비디아의 그래픽카드가 현재 인공지능(AI) 혁명을 이끄는 최첨단 도구가 될 때까지 진화를 거듭하는 데 발걸음을 함께한 일본 3D 게임업계에도 감사를 표했다.
특히 '버추어 파이터'를 만든 스즈키 유 개발자에 대해 "그가 3D 게임과 3D 애니메이션 분야에서 보여준 선구적인 업적이 없었다면 오늘날 비디오 게임 세상은 지금과 완전히 달랐을 것"이라고 공을 높이 샀다.
황 CEO와 이리마지리 전 사장, 스즈키 유 개발자는 행사에서 엔비디아의 최신 고성능 그래픽카드 '지포스 RTX 5090 FE'가 탑재된 노트북 'RTX 스파크'로 구현한 버추어 파이터 최신작을 감상하기도 했다.

(도쿄=연합뉴스) 이도연 특파원 =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는 15일 일본 도쿄 아키하바라에서 엔비디아와 일본 게임사 세가(SEGA)의 파트너십 30주년 기념 이벤트에 참석했다. 사진은 황 CEO를 보기 위해 몰린 인파. 2026.7.15. dylee@yna.co.kr
황 CEO는 세가와 엔비디아가 협력해 개발, 내년 출시 예정인 '버추어 파이터 크로스로드'를 자신도 이날 처음 본다며 "정말 멋진 그래픽이다. 엔비디아는 AI 칩뿐 아니라 3D 그래픽용 제품 개발에도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고 말했다.
엔비디아는 이날 행사에서 일본 게임 팬들을 대상으로 추첨을 통해 자사의 최신 고성능 그래픽카드 지포스 RTX 5090 FE와 이 카드가 탑재된 노트북 RTX 스파크를 선물했다.
게임 팬 들에게 선물한 그래픽카드와 노트북에는 황 CEO와 이리마지리 전 세가 사장, 스즈키 유 개발자가 함께 사인을 남겼다.
황 CEO는 "세계 최고의 가치를 지닌 물건들이다. 내가 갖고 싶을 정도"라고 너스레를 떨기도 했다.
이날 행사에는 사전 추첨을 통해 초대된 게임 팬들 외에도 황 CEO를 보려는 인파가 몰리면서 아키하바라 일대가 크게 북적였다.
대만 국기 이미지가 띄워진 휴대전화 화면을 내보인 채 앞줄에서 상기된 표정으로 젠슨 황을 1시간 넘게 기다린 대만인 나탈리(15) 양은 젠슨 황을 중국어 발음인 '황런쉰'으로 부르며 "일본으로 여행 왔는데 인터넷에서 젠슨 황이 온다는 것을 보고 왔다"고 말했다.
이날 일본에 도착한 황 CEO는 세가 협력 행사에 앞서 자사 엔지니어 대상 행사에도 참석했다. 행사 뒤 취재진과 만나 반도체 소재 공급업체가 포진한 일본과 관계의 중요성을 강조한 것으로 전해졌다.
그는 또 소버린(주권) AI를 각국이 중점적으로 육성해야 한다는 평소 지론을 다시금 강조한 것으로도 알려졌다.
황 CEO는 16일 일본 민관과 대규모 AI 협력을 발표할 예정으로, 해당 협력 내용은 일본이 소버린 AI로 육성 중인 '노에트라 프로젝트'와 관련됐을 가능성이 거론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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