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 첫 토론회…비아파트부터 규제까지 공급확대 방안 봇물

국토부·학계 등 60명 참석…공무원 발언없이 다양한 의견 청취

(서울=연합뉴스) 임기창 장보인 김민지 기자 = 부동산 정책에 관한 국민 목소리를 듣는 첫 대국민 토론회에서 주택 공급과 규제 등 다양한 현안을 두고 각계 전문가들이 여러 의견을 내놨다.

국민 주거 안정을 위한 주택공급 확대 방안 경청 토론회
(서울=연합뉴스) 김윤덕 국토교통부 장관이 14일 서울 중구 정동 1928 아트센터에서 열린 국민 주거 안정을 위한 주택공급 확대 방안 경청 토론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2026.7.14 [국토교통부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photo@yna.co.kr

국토교통부는 14일 김윤덕 장관과 김이탁 1차관 등 국토부 관계자, 학계·업계·언론계·시민사회 전문가, 청년·신혼부부를 비롯한 일반 시민 등 약 60명이 참석한 가운데 '주택공급 확대방안 경청 토론회'를 개최했다. 한국부동산원 원장, 한국토지주택공사(LH) 사장, 주택도시보증공사(HUG) 사장 등도 참석했다.

'국민 주거안정을 위한 주택공급 확대방안'을 주제로 발제를 맡은 진미윤 명지대 부동산학과 교수는 "주택 공급의 파이프라인을 복원해야 한다"며 "인허가, 착공, 분양, 준공, 입주와 같은 식으로 순환하듯 돌아야 하는데 지금은 착공 과정에서 상당한 병목 현상을 겪고 있다"고 지적했다.

진 교수는 파이프라인 복원에 필요한 것으로 금융과 세제 지원, 정비사업 활성화, 건축 규제 유연화, 임대주택 공급 주체와 방식에 관한 고민, 주거비 부담 완화를 꼽았다.

전문가들은 신속한 주택 공급을 위해 비아파트 활성화를 지원해야 한다는 의견을 제시했다.

김덕례 주택산업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지금 사업장들이 멈춰 서 있는데 가장 큰 이유는 규제지역으로 묶이면서 담보인정비율(LTV)이 크게 축소돼 대출 제약이 크기 때문"이라며 "이 부분에 대한 해결이 필요하고 비아파트에 대한 기금과 보증상품이 조속히 만들어져야 한다"고 말했다.

민간 재개발·재건축 등 정비사업을 추진하는 시민들은 대출규제로 이주비 조달이 어려워진 데 따른 사업상 어려움을 호소했다.

도심복합사업지인 서울 신길2구역의 김명희 위원장은 "가계부채 관리 방안으로 금융기관의 가계대출 총량이 막힌 상황"이라며 "실제로 이주비 대출을 해주겠다는 금융기관이 없어 많은 사업장이 이주 지연 위기에 놓였는데, 정부가 신속 공급을 말하면서 꼭 필요한 자금을 막은 것은 모순"이라고 지적했다.

국민 주거 안정을 위한 주택공급 확대 방안 경청 토론회
(서울=연합뉴스) 김윤덕 국토교통부 장관이 14일 서울 중구 정동 1928 아트센터에서 열린 국민 주거 안정을 위한 주택공급 확대 방안 경청 토론회에 참석해 있다. 2026.7.14 [국토교통부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photo@yna.co.kr

용산정비창 등 도심 유휴부지 공급과 관련해 중앙정부와 지방자치단체 간 입장차로 주택 공급이 정치 쟁점화되는 상황을 해소하고 속히 공급에 나서야 한다는 제언도 나왔다.

김용진 대한토지신탁 리츠1본부장은 "미국에서 발표한 주택 공급 촉진법처럼 기금을 만들고, 지자체가 자체적으로 주택 공급을 늘리거나 인허가를 해결하게 하면 기금에서 추가 지원하게 하는 것과 같은 혜택을 줌으로써 전체적인 구조를 바꿔 나갈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공공분양주택의 가격 부담 완화와 3기 신도시 등 공공택지의 공공임대주택 비율 문제를 두고도 다양한 의견이 제시됐다.

공공분양주택의 재판매 가격 제한을 제안한 이후빈 강원대 부동산학과 조교수는 "시세의 80% 분양가 상한제로 제공하고 수분양자가 아파트를 매도할 때 시세의 80%로 하는 식"이라며 "공공이 즉각적으로 자본이득을 환수하는 게 아니라 다음 사람이 낮은 가격에 살 수 있게 하는 방식"이라고 말했다.

참여연대 집행위원장 이강훈 변호사는 "공공임대주택을 늘리겠다면 최소한 50% 이상은 공공임대로 공급하는 게 맞다"며 "이 비율이 낮았던 이유는 정부가 재정 투입을 안했기 때문이고, 그러면 LH가 땅을 계속 팔아야 하는데 그렇게 하지 않겠다면 재정 투입을 더 해야 한다"고 했다.

시장 과열을 진정시키고자 정부가 시행한 규제지역·토지거래허가구역 지정을 두고는 부작용을 고려해 재검토가 필요하다는 의견과 가격 안정을 위해 필요한 조치라는 견해가 맞섰다.

김효선 KB국민은행 부동산수석전문위원은 "패키지처럼 한꺼번에 규제하다 보니 서울 강남구와 경기 용인시 기흥구가 똑같은 규제를 적용받는 상황"이라며 "세입자를 내보내지 않으면 매각하기 어렵고 구축도 전세 매물이 줄어드는 상황이라 정책 간 의도하지 않은 충돌이 있어 재검토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반면 최은영 한국도시연구소 소장은 "주택 공급도 중요하지만 가격 안정도 굉장히 중요하다"며 "2025년 서울시가 토허구역을 풀면서 1분기 서울 아파트 평균가격이 14억원을 넘었다. 규제지역을 쉽사리 해제할 때 벌어질 수 있는 부작용도 충분히 고려해야 한다"고 했다.

국민 주거 안정을 위한 주택공급 확대 방안 경청 토론회
(서울=연합뉴스) 김윤덕 국토교통부 장관이 14일 서울 중구 정동 1928 아트센터에서 열린 국민 주거 안정을 위한 주택공급 확대 방안 경청 토론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2026.7.14 [국토교통부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photo@yna.co.kr

이날 토론은 국토부 공무원들의 개입이나 발언 없이 참석자들만 의견을 밝히는 방식으로 진행됐다.

김윤덕 국토부 장관은 마무리 발언에서 "장관을 하면서 가장 어려운 게 주택 문제 같다"며 "여러분의 의견을 잘 정리해서 전달할 것이고, 국토부 공무원들과 머리를 맞대어 '부동산 망국'이라고 하는 것에 대해 그나마 (상황을) 좀 더 진전시킬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pulse@yna.co.kr

조회 132 스크랩 0 공유 1
댓글 0
댓글 정렬 옵션 선택
댓글이 없습니다.
첫번째 댓글을 남겨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