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중앙그룹 계열사 메가박스중앙이 기업회생 절차에 들어가면서 여파가 영화산업 전체 위기로 확산될 조짐이다. 당장 정산금을 받기 어렵게 된 메가박스 위탁상영관과 중소 배급사들부터 직격탄을 맞고 있다.
메가박스중앙은 지난달 기업회생 절차를 신청한 직후 각 배급사에 공문을 보내 2026년 6월14일까지 발생한 미지급 채권(정산금)은 회생채권에 해당하며 향후 회생계획에 따라 변제될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때까지 부가가치세 10%, 영화발전기금 3%를 뺀 입장권 매출 가운데 배급사가 절반가량 가져가는 부금 지급을 회생절차에 따라 중단한다는 의미다. 보통 부금은 극장 종영한 지 45일 뒤께 배급사에게 지급된다. 5월 종영작들의 정산 시점은 7월 중순에 도래한다. 당장 이 돈이 묶인다는 이야기다. 이화배 배급사연대 대표는 “외국계 직배사 등을 제외한 배급사들의 미수 채권이 150억원 정도 될 것으로 추산한다”며 “극소수 대형 배급사들은 자체적으로 대책을 마련하고 있지만, 100개 가까운 영세 배급사들은 당장 사무실 임차료나 직원 급여 지급에 어려움을 겪을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우려했다.
배급사만큼 직격탄을 맞게 된 건 메가박스의 위탁상영관들이다. 메가박스는 극장 경영이 어려워지면서 상당수 상영관을 직영에서 위탁으로 바꿔 현재 멀티플렉스 3사 가운데 위탁상영관이 가장 많다. 이 극장들은 메가박스 본사의 예매 시스템을 공유하며 일부 신용카드 거래를 제외한 통신사 할인, 네이버페이·카카오페이·토스페이 입장권 매출액을 본사로부터 정산받도록 돼 있는데, 이 역시 막혀버린 것이다. 메가박스 위탁상영관 운영업체들은 지난달 26일 모여 긴급 대책 회의를 열고 비상대책위원회를 꾸렸다. 이들이 추산한 미지급 대금은 6월 말까지 70억~80억원에 이른다.
더 큰 문제는 통신사 할인 등의 정산 구조가 복잡해 배급사와 상영관 모두 정확한 피해 금액을 파악하기도 힘들다는 점이다. 특히 메가박스는 직영점에 한해 이 기간 예매 대금과 6월 개봉한 ‘토이 스토리 5’의 부금 지급 허가를 법원에서 받으면서 위탁상영관과의 형평성 문제도 불거지고 있다. 영화진흥위원회 공정환경센터가 지난달 28일부터 받기 시작한 피해 신고에서 지금까지 가장 많이 접수된 건도 위탁상영관의 피해다.
배급사와 위탁상영관의 피해가 해당 업체로만 끝나지 않는다는 게 더 심각하다. 배급사는 지급받은 부금 가운데 배급 수수료를 뗀 나머지를 제작사 또는 수입사와 투자사, 마케팅·홍보 회사 등에 나눠 지급한다. 제작사는 그 돈을 받아 감독과 배우 개런티, 스태프 임금, 기술업체 비용 등을 정산해야 한다. 위탁상영관 역시 메가박스 본사에서 받은 돈을 배급사와 나눠야 하고, 배급사는 앞에서 설명한 정산의 연쇄 과정을 시작해야 한다. 피해가 영화산업 전반으로 확산될 수밖에 없는 이유다.
제작자, 수입배급사, 영화산업노조 등 15개 영화단체로 이뤄진 영화인연대는 8일 성명을 내고 “회생절차에서 제작·수입·배급사와 위탁상영 사업자의 정산채권 보호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영화인연대는 “메가박스중앙 미지급 정산채권은 일반 금융채권과 달리 영화산업의 제작·배급·상영 순환 구조를 구성하는 상거래 정산채권이라는 점을 고려해야 한다”며 미지급으로 인해 즉각적인 경영 위기에 놓일 수밖에 없는 “중소 제작·수입·배급사, 독립·예술영화 배급사, 위탁상영 사업자, 인건비성·용역성 채권자 등 피해가 큰 영세·중소 영화사업자에 대해서는 회생절차 안에서 별도의 보호 방안이 검토되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문화체육관광부와 영진위는 오는 13일 메가박스중앙 회생절차에 따른 피해 대책 회의를 열고 피해업체 지원 방안을 구체화한다는 계획이다.
김은형 선임기자 dmsgud@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