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브버그’ 민원, 은평구 급감 송파구 급증…“분포 지역 확산 중”

5일 인천광역시 계양구 계양산 중턱 나무에 러브버그(붉은등우단털파리)를 포획하기 위한 끈끈이가 설치된 모습. 계양구는 애벌레가 나타나기 시작한 지난 5월 중순부터 등산로 주변 낙엽을 집중적으로 걷어내 서식하기 어려운 환경을 만들고, 계양산과 천마산 일대 등산로 15헥타르에 특수 약제를 뿌렸다. 류우종 선임기자 wjryu@hani.co.kr

서울시 은평구 주민 정아무개(34)씨는 올해 들어 붉은등우단털파리(일명 러브버그)와 ‘불쾌한 만남’이 크게 줄었다고 느낀다. 정씨는 5일 “1∼2년 전만 해도 러브버그 천국이라고 할 정도로 동네에 많이 떠다녀서 밖에 돌아다니기가 꺼려졌는데, 올해는 거의 보질 못했다”고 말했다. 은평구 주민들이 모인 온라인 커뮤니티 등에서도 ‘방역이 성공한 것이냐’, ‘올해는 아예 안 보인다’는 안도 섞인 반응을 어렵지 않게 찾아볼 수 있다.

시민들 바람처럼 방역이 승리한 것일까? 전문가들은 방역 작업으로 기존 발생지에서 러브버그 성충이 줄어든 효과가 나타난 것은 맞지만 새로운 지역으로 서식지가 확산하고 있어 전체 개체수가 감소했다고 단정하기엔 이르다고 분석한다.

김동건 삼육대 환경생태연구소장은 “올해 2월과 4월에 지난해 대발생이 있었던 계양산 정상부를 포함해 서울과 경기도 일대에 유충 방제 작업을 한 곳들에서는 확실히 성충 발생량이 감소한 걸 확인했다”면서도 “경기도 동두천시, 포천시 등 그간 성충이 발견되지 않았던 지역에서 러브버그 유충이 발견되는 등 러브버그 분포 지역은 점점 확산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전체적인 밀도는 줄었을 수 있지만 전체 개체수가 줄었다고 판단하긴 이르다”고 덧붙였다.

실제 그간 ‘러브버그 청정지대’로 꼽혔던 서울 강남 일대와 경기 남부권에선 올해 들어 급증한 러브버그로 골머리 썩는 이들이 늘었다. 서울시 송파구에 사는 김아무개(41)씨는 “작년까지는 아예 못 봤는데 올해는 외출하면 2∼3마리는 기본으로 본다”며 “밖에서 보는 건 그렇다 치겠는데, 새 방충망까지 뚫고 집에 들어오는 통에 집에서 매일 5∼6마리를 발견해 죽이고 있다”고 말했다.

서울시가 올해 들어 지난달 23일까지 접수된 러브버그 관련 민원을 자치구별로 집계해보니, 전체 1515건 중 광진구가 309건으로 가장 많았고 그 뒤를 중랑구(241건), 송파구(198건), 강동구(120건) 등이 이었다. 송파구와 강동구의 경우 2022∼2025년 4년간 접수된 민원이 각각 28건, 30건에 불과했다. 2022년 관련 민원이 3558건에 이르렀던 은평구에선 올해 접수된 민원이 34건에 그쳤다.

김 소장은 “아직 러브버그 생태가 다 밝혀지지 않아 확실하게 말하긴 어렵지만, 한정적인 서식지와 먹이를 두고 벌어진 경쟁에서 밀려난 러브버그들이 다른 지역으로 확산하는 걸 수 있다”고 설명했다.

남지현 기자 southjh@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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