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마트폰·고도근시·눈 외상 등 영향…"40대 이후 정기 검진 중요"

[자료:서울성모병원 안과 정소향 교수]
(서울=연합뉴스) 김길원 기자 = 매년 6월은 미국실명예방협회가 백내장의 위험성과 조기 검진의 중요성을 알리기 위해 지정한 '백내장 인식의 달'이다.
백내장은 수정체가 혼탁해지면서 원거리 시력이 서서히 떨어지고, 마치 안개가 낀 것처럼 흐릿하게 보이는 증상이 지속되는 질환이다. 특히 야간에 빛 번짐이 심해지고 색감이 예전보다 선명하지 않게 느껴질 수 있다. 60세 이상의 70%, 70세 이상의 90%가 경험할 정도로 노년층에서 흔하다.
문제는 이런 증상을 단순 노안으로 착각하기 쉽다는 점이다.
노안은 가까운 글씨가 잘 안 보이는 현상이지만, 백내장은 시야 자체가 흐릿해진다는 차이가 있다. 돋보기를 써도 가까운 글씨가 계속 뿌옇게 보이거나, 야간 운전 때 불빛이 퍼져 보인다면 백내장을 의심해볼 필요가 있다.
특히 최근에는 30∼40대 젊은층에서도 환자가 꾸준히 증가하면서 백내장이 더 이상 고령층만의 질환이 아니라는 게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가톨릭대 서울성모병원 안과 정소향 교수는 "백내장은 50대 이후부터 빈도가 급격히 증가하지만, 최근에는 젊은 연령층에서도 적지 않게 발견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정 교수는 젊은층 백내장 증가의 주요 원인으로 고도근시를 꼽았다.
동아시아 지역에서 유병률이 급증하고 있는 고도근시는 안구 길이를 늘이고 수정체 주변 대사 이상을 유발해 백내장을 이른 나이에 발생시키기 쉽다는 것이다. 여기에 아토피 피부염이나 알레르기 결막염으로 눈을 자주 비비는 습관, 스테로이드 제제 장기 사용, 자외선 노출 증가 등도 위험 요인으로 거론된다.
스마트폰 중심의 디지털 생활도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제기된다. 아직 대규모 임상 연구로 명확히 입증된 것은 아니지만, 야간 블루라이트 노출과 장시간 근거리 초점 유지, 눈 깜빡임 감소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함으로써 젊은층 백내장 증가로 이어졌을 수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여기에 눈 외상 이후 발생하는 '외상성 백내장'까지 주의해야 한다는 경고가 나온다. 운동 중 공에 눈을 맞거나 넘어지면서 눈 주변을 다친 경우, 교통사고나 산업재해 등으로 안구 충격을 받으면 젊은층에서도 백내장이 생길 수 있다.
외상성 백내장이 위험한 건 처음에는 별다른 증상이 없을 수 있어 방치할 수 있다는 점이다. 하지만, 외상성 백내장은 충혈이나 가벼운 통증만 있다가 시간이 지나면서 시야 흐림과 시력 저하가 나타나기도 한다. 수정체 혼탁이 지연 발생할 수 있기 때문이다.
외상은 수정체에만 국한하지 않을 수도 있다. 눈 전체에 충격이 전달되면 망막열공, 망막박리, 유리체 출혈, 시신경 손상 등이 동반되기도 한다.
순천향대 부천병원 안과 한정우 교수는 "외상성 백내장은 수정체 혼탁만 보는 질환이 아니다"라면서 "망막이나 시신경 손상이 함께 발생하면 시력 회복이 제한될 수 있다"고 말했다.
백내장을 오래 방치하면 수술 난도가 높아질 수 있다는 점도 유의해야 한다. 수정체 핵이 지나치게 단단해지는 '과숙 백내장' 단계로 진행되면 수술 시간이 길어지고 합병증 위험도 커진다. 수정체 팽창으로 안압이 올라가 급성 폐쇄각 녹내장으로 이어질 우려도 있다.
현재 백내장의 근본적인 치료는 혼탁해진 수정체를 제거하고 인공수정체를 삽입하는 수술이다. 최근에는 다초점 렌즈와 난시 교정 렌즈 등이 발전하면서 원거리와 근거리를 동시에 교정하는 치료도 활발해지고 있다. 다만 환자의 안구 상태와 동반 질환에 따라 적합한 렌즈와 수술 방식이 달라질 수 있어 정밀 검사가 중요하다.
전문가들은 무엇보다 조기 검진이 중요하다고 강조한다.
40대 이후에는 1년에 한 번 정기 안과 검진을 통해 백내장뿐 아니라 녹내장과 망막질환 여부까지 함께 확인하는 게 바람직하다. 또 외출 시 선글라스와 모자를 착용해 자외선을 차단하고, 눈을 세게 비비는 습관을 줄이는 것도 도움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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