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따라] 면세점 보였다고 끝 아니다…유럽 공항 출국심사 주의

(서울=연합뉴스) 성연재 기자 = "면세점이면 수속 끝인 줄 알았는데…"

기자는 최근 포르투갈 리스본 공항을 이용하는 여행객들 사이에서 출국하지 못했다는 사례를 몇건 접했다.

한국 승객 가운데 일부가 솅겐 조약과 관련된 출국 절차를 인지하지 못해서 탑승하지 못하는 경우다.

일부 공항의 경우 보안 검색을 마친 뒤 면세점과 라운지 구역이 먼저 나온다.

이후 여권 확인과 출국심사를 거쳐야 실제 탑승구로 이동할 수 있다.

이 구조에 익숙하지 않은 한국 승객들은 면세점이 보이면 모든 출국 절차가 끝났다고 생각하기 쉽다.

그러나 리스본 움베르투 델가두 공항에서는 비솅겐 국제선 승객이 보안 검색 이후에도 출국심사를 한 번 더 거쳐야 한다.

최근 한 온라인 여행 커뮤니티에는 이 같은 동선을 놓쳐 항공편을 놓쳤다는 경험담이 올라왔다.

포르투갈 여행을 마친 A씨는 공항에 여유 있게 도착해 체크인과 보안 검색을 마친 뒤, 눈앞의 대형 면세점과 라운지를 보고 수속이 사실상 끝났다고 판단했다.

탑승까지 시간이 남았다고 생각한 그는 면세점에서 쇼핑하고 라운지에서 휴식을 취했다.

하지만 탑승구로 이동하던 중 출국심사 대기 줄이 길게 늘어선 것을 발견했다.

A씨는 부랴부랴 줄을 서서 기다렸지만, 탑승 마감 시간이 가까워졌다.

다급한 마음에 앞줄로 가서 읍소를 했지만, 그는 결국 항공편을 놓쳤다.

이처럼 A씨처럼 리스본에서 비솅겐 지역으로 바로 출국하는 승객은 주의가 필요하다.

반면 독일·프랑스·핀란드 등 다른 솅겐 국가를 경유해 귀국하는 경우에는 리스본이 아니라 최종 솅겐 출국 공항에서 여권 심사를 받을 수 있다.

따라서 한국행 여정이라도 첫 출발 편이 솅겐 노선인지 비 솅겐 노선인지, 탑승구가 어느 구역에 있는지 확인해야 한다.

이는 유럽의 솅겐 조약과 관련이 있다.

솅겐 지역 안에서는 회원국 간 이동을 국내선처럼 처리해 별도 출입국 심사를 하지 않기 때문이다.

리스본 공항의 체크인 구역 [EPA=연합뉴스]

반면 솅겐 지역 밖으로 나가는 항공편은 외부 국경을 넘는 것으로 간주돼 여권 심사를 거쳐야 한다.

이 때문에 같은 한국행 여정이라도 리스본에서 다른 솅겐 국가를 경유하는지, 두바이·도하·이스탄불 등 비 솅겐 지역으로 바로 나가는지에 따라 공항 내 동선이 달라질 수 있다.

이 같은 동선은 리스본 공항만의 문제는 아니다.

여행객들 사이에서는 밀라노 말펜사 공항과 취리히 공항에서도 보안 검색 뒤 면세구역을 지나 다시 출국심사를 거쳤다는 경험담이 공유되고 있다.

유럽 공항은 솅겐·비 솅겐 노선에 따라 동선이 달라, 면세점과 라운지가 반드시 '출국 완료 구역'을 의미하지 않는다.

여행업계 관계자는 "유럽 공항에서는 보안 검색, 면세점, 출국심사, 탑승구 순서가 공항마다 다를 수 있다"며 "특히 비 솅겐 장거리 노선 승객은 라운지에 들어가기 전 게이트 위치와 여권 심사대 통과 여부를 먼저 확인해야 한다"고 말했다.

리스본 공항은 대륙 간 항공편 이용객에게 출발 3시간 전 도착을 권고하고 있다.

다만 일찍 도착하는 것만으로는 충분하지 않다.

보안 검색을 마친 뒤에도 곧바로 쇼핑하거나 라운지에 머물지 말고, 먼저 전광판에서 게이트 구역과 출국심사대 위치, 대기 상황을 확인하는 것이 안전하다.

polpori@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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