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6·3 지방선거가 끝난 뒤 정치권을 보며 우울하고 답답합니다. 중앙선거관리위원회의 선거 부실 관리 뉴스엔 화가 나고, 서로 ‘네 탓’이라며 갈등 양상을 보이는 여권도 탐탁지 않습니다. 선거에서 대패했으면서도 고개를 뻣뻣이 들고 ‘재선거’ 운운하는 야당 대표도 한심하게 느껴집니다.
기분 전환을 하려 어떤 책을 볼까 살펴보던 중 ‘농담에 진심’(어크로스)이란 책이 눈에 들어왔습니다. 방송작가이자 팟캐스터, 에세이스트로 활동하고 있는 곽민지씨가 쓴 책인데요. 어크로스에서 새롭게 선보이는 에세이 ‘진심’ 시리즈 중 한권입니다.
재밌는 이야기가 펼쳐지겠거니 하고 펼쳤는데, “민지씨는 자살 충동이 있어야 돼요”라는 심각한 이야기로 시작합니다. 정리를 잘 못하고, 잘 까먹고, 산만한 성향이었던 그는 집중력이 너무 떨어져 정신과에 상담하러 갔다가 뜻밖에 자신이 ‘주의력결핍과잉행동장애(ADHD)’에 해당할 가능성이 높다는 얘기를 듣습니다. ‘너는 늘 재미있어 보이면 꼭 해봐야 하느냐’는 말을 평소 많이 들었던 그는 그제야 자신이 해온 여러 충동적 행동이 이해됩니다. 자신의 병명을 솔직하게 공개하며 이야기를 시작한 책은, 저자의 삶에 있어 유머와 개그, 농담이 얼마나 큰 비중을 차지하는지 흥미롭게 들려줍니다. 저자는 ‘아버지의 유머 유전자’를 그대로 물려받았는데요. 충청 출신인 그의 집안에서 오가던 대화를 읽으며 배꼽 빠지게 웃고 말았습니다. 직장에서 그가 펼치는 ‘농담 기술’을 보며 매사 진지하게만 사는 제 모습도 돌아보게 됐고요.
하늘은 푸르고 야외 나들이하기 딱 좋은데 마음이 우충충하다면, 농담 한 스푼 어떨까요? 얇지만 결코 가볍지만은 않은 이 책이, 웃음과 마음의 여유라는 선물을 안겨줄지도 모릅니다.
양선아 텍스트팀장 anmadang@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