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로봇시장 지난 3년간 3.9배로 성장
정부 핀셋 지원,제조업과 AI경쟁력 덕분
두뇌에 강점 많은 미국과 경쟁 결과 주목
현재 인공지능(AI) 경쟁은 대형언어모델(LLM), 반도체에 이어 AI 에이전트 경쟁으로 빠르게 확대되고 있다. 전문가들은 AI의 최종 승부는 AI 에이전트(두뇌)를 장착한 휴머노이드 로봇이 각 산업 현장에서 제품을 생산할 때, 판가름 날 거라고 한다. 중국 휴머노이드 로봇 산업은 현재 어디까지 왔는지 간단히 살펴보자.
중국 휴머노이드 로봇 산업은 기술 시연단계를 넘어 '폭발적 상용화 국면'에 진입했다는 게 전문가들 평가다. 불과 5~6년 전만 해도 전시회 이벤트에 그쳤던 휴머노이드 로봇이 이젠 수많은 제조 공장으로 빠르게 투입되고 있다. 2023년 39억 위안에 불과했던 시장 규모가 2024년 76억 위안, 2025년엔 152억 위안(2조 8800억 원)으로 빠르게 확대됐다. 지난 3년간 연간 성장률이 무려 97.4%다.
이러한 급성장중의 배경은 뭘까. 첫째, 정부의 전폭적인 '핀셋 지원정책'을 꼽는다. 중국 정부는 15차 5개년 계획을 통해 휴머노이드를 최우선 기술로 지정했다. 이어 베이징시는 100억 위안(1조 9,000억 원) 규모의 전용 펀드, 상하이는 선도기업에 약 3000만 위안(67억 원)의 보조금을 지급하며, 성장성 있는 벤처에 대한 강력한 핀셋 육성책을 펴고 있다.
둘째, 전기차·스마트폰 생태계로 다져진 제조업 공급망의 파워 덕분이다. 테슬라의 옵티머스가 부품 수급으로 양산에 애를 먹는 반면, 중국은 세계 1위 배터리사 CATL의 고밀도 배터리와 화웨이·샤오미의 AI 칩셋·OS를 결합해 단 몇 개월 만에 설계부터 시제품 생산까지 끝내는 가치사슬(Value Chain)을 완성했다. 셋째, 거대한 제조 데이터와 AI 기술의 초고속 선순환 효과다. 자율주행으로 다져진 인지 알고리즘에 BYD, 니오 등 대형 완성차 공장에서 매일 쏟아지는 수백 테라바이트(TB)의 작업 데이터를 실시간 학습시킬 수 있기 때문이다. 이를 통해 로봇의 작업 숙련도와 행동 제어 능력을 소위 현장 투입이 가능한 수준으로 초고속 진화시키고 있단 평가다.
특히 중국 휴머노이드 로봇 산업은 과거 전기차 시장을 석권했던 성공 방정식을 그대로 재현하고 있다. 초기엔 정부 보조금을 발판 삼아 경쟁력 있는 제품을 개발하고, 2단계 들어선 거대한 내수 제조업 공급망을 따라 대량생산으로 비용 절감, 수익 확보, 3단계에선 축적된 자본을 기술 개발에 재투자하면서, 대량생산·비용 절감·기술 혁신을 동시에 달성하는 강력한 선순환 고리가 작동하고 있다. 휴머노이드 한 대당 평균 판매 가격은 2023년 10만 달러에서 작년 말 2만 8000달러로 70% 이상 급락, 압도적인 가격 경쟁력을 갖추게 됐다. 다만, 휴머노이드 로봇의 범용 작업 능력과 안전성 검증은 여전히 해결되어야 할 과제라고 한다.
어떤 기업들이 대표적인가. 유니트리, 즈위안로봇, 유비테크가 삼총사다. 사족보행 기술력을 갖춘 유니트리는 범용 휴머노이드 'H1'과 'G1'을 한 해에만 5500대 이상 출하하며 양산 경쟁을 주도했고, 창사 이래 첫 흑자 전환에 성공했다. 즈위안로봇은 창업 3년 만에 누적 생산 1만 대를 돌파했다. 유비테크는 AI와 3D 비전이 강화된 'Walker S2'에 바이두의 LLM을 결합하여, 자동차 공장을 넘어 항공기 제조 공정까지 영역을 넓히고 있다.
미국과 비교하면 어떤가. 미국은 테슬라의 옵티머스, 피규어 AI 등 로봇의 두뇌에서 강력한 비교우위다. 반면, 중국은 휴머노이드 로봇의 동체와 이들을 쓰는 제조업 수요 측면에서 압도적 경쟁력이다. 미국이 글로벌 제조업 시장을 잡는 속도가 빠를지, 중국이 로봇의 두뇌 경쟁력 측면에서 미국을 쫓는 속도가 빠를지가 향후 관전 포인트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