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국무조정실은 광주광역시 소방안전본부 소속 여성 소방관이 직장 내 강압적 음주 문화와 갑질 탓에 숨졌다는 의혹에 대해 본격 조사에 착수한다고 11일 밝혔다.
국무조정실은 이날 보도자료를 내어 “사안의 중대성을 고려해 대통령 지시 사항이 철저히 이행될 수 있도록 음주 강요, 유가족의 감찰 조사 요구 묵살 여부 등을 최대한 신속히 조사해 사실 관계를 명명백백하게 밝힐 예정”이라고 밝혔다. 앞서 이재명 대통령은 이날 자신의 엑스(X·옛 트위터)에 소방관 사망 기사를 링크하며 “조사 결과 음주 강요, 감찰 조사 요구 묵살이 사실로 드러나면 징계는 물론 형사 처벌에 민사 손해배상 후 구상 청구까지 할 수 있는 최대치의 문책을 해서, 다시는 이 나라에서 회식 음주 강요 같은 직장 내 악성 갑질이나 부정부패 은폐·묵살은 꿈도 꿀 수 없게 하겠다”고 말했다.
이 대통령이 링크한 언론 보도를 보면, 광주소방본부는 지난해 10월 20대 여성 소방관 ㄱ씨가 스스로 목숨을 끊은 사건에 대해, 고인의 사망 원인을 ‘약혼자의 관계’ 문제라고 공문에 적시했다고 한다. 이에 ㄱ씨의 약혼자 ㄴ씨는 ㄱ씨가 생전 직장 내 강압적 회식·음주 문화 등으로 어려움을 호소했던 문자 메시지 등을 근거로 감찰을 요구했다. 그러나 본부는 5개월 넘게 감찰을 미루다, ㄴ씨와 유족이 상급기관이 소방청을 방문하고 나서야 감찰에 착수한 것으로 전해졌다.
소방공무원노동조합도 이날 광주시청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고인이 생전 과도한 음주·회식문화, 사적 심부름 지시 등에 시달렸다고 주장했다. 이날 공개된 ㄱ씨의 카카오톡 메시지를 보면, ㄱ씨는 “여기 미쳤다. 술을 너무 빨리 마신다. 오자마자 소맥(소주+맥주) 4잔 원샷” “(상급자가) 둘이 노래방에 가자고 한다”며 곤혹스러워하는 내용이 담겨있다. 소방노조는 “사망 사건에 대한 철저하고 독립적인 조사를 실시하고, 2차 가해 행위에 대한 본부장의 공식 사과와 실효성 있는 갑질 근절 대책을 마련하라”고 촉구했다.
최혜정 기자 idun@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