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 좋아하시나 봐요" 국대 사령탑 믿음에 문보경도 '살짝' 당황, LG 4번타자 '왜' 부담에도 태극마크 반겼나

LG 문보경이 11일 잠실 SSG전을 앞두고 2026 아시안게임 대표팀 발탁 소감을 말하고 있다. /사진=김동윤 기자

LG 트윈스 4번타자 문보경(26)이 자신을 향한 기대에 부담을 느끼면서도 태극마크에 대한 자부심을 드러냈다.

문보경은 11일 잠실 SSG 랜더스전을 앞두고 취재진과 만나 "대표팀에 뽑힌 건 좋은데 부담은 있다. 명단을 보니 (노)시환이랑 내가 야수 쪽에서 제일 나이가 많더라. 내가 LG에선 막내다 보니 느낌이 살짝 다르다"고 솔직한 심정을 밝혔다.

앞서 류지현(55) 감독과 조계현(62) KBO 전력강화위원장, 차명주(53) KBSA 경기력향상위원회 위원은 2026 아이치·나고야 아시안게임 한국 야구 국가대표팀 최종 명단을 공개 발표했다.

화제를 모은 파트 중 하나가 와일드카드 3인이었다. 이번 대표팀은 25세 이하로 꾸리면서, 와일드카드 기준을 만 29세 이하로 자체 나이 제한을 뒀다. 그 결과 뽑힌 것이 두산 베어스 에이스 곽빈(27), 한화 이글스 내야수 노시환(26) 그리고 '문보물' 문보경이었다.

25세 이하 조건에서도 김주원(24·NC 다이노스), 김도영(23·KIA 타이거즈), 문현빈(22·한화) 등 중심 타자 역할을 해줄 선수들은 있었다. 하지만 사령탑은 조금 더 국제대회 경험이 풍부하고 중심을 잡아줄 야수들을 필요로 했다.

야구대표팀 문보경이 9일 도쿄돔에서 열린 2026 WBC 도쿄POOL 대한민국과 호주 경기 9회말 호주의 마지막 타자의 플라이를 직접 처리한 후 글러브를 던지며 환호하고  있다. 2026.03.08. /사진=강영조 선임기자그 점에서 문보경은 제격이었다. 문보경은 올해 3월 열린 2026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1라운드 호주전에서만 선제 투런포 포함 4타점을 올리며 한국의 17년 만의 2라운드(8강) 진출을 이끌었다. 문보경의 1라운드 11타점은 2006년 김태균의 한국 선수 단일 WBC 대회 최다 타점 기록과 타이였다.

류지현 감독은 "1루와 3루를 맡아줄 선수 중 확실히 건강함이 보증된 선수가 없다고 봤다. WBC에서도 그랬듯 국제대회에는 항상 생각지 않았던 여러 변수가 있다. 한정된 엔트리에서 경기 운영했을 때 1루, 3루, 지명타자까지 커버할 수 있는 선수는 문보경, 노시환이라고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이러한 기대를 취재진에게 전해 들은 문보경은 "감독님이 나를 되게 좋아하시는 거 같아요"라고 살짝 당황해했다. 그러면서도 "나를 그렇게 필요로 해주셔서 이렇게 또 뽑아주셨다. 그 믿음에 보답할 수 있었으면 좋겠다"고 미소 지었다.

아시안게임이 열리는 시기(9월 19일~10월 4일)는 KBO 리그 정규시즌 순위싸움이 한창 치열할 때다. 이번 아시안게임에는 KBO 리그도 중단하지 않기로 하면서 각 팀은 대표팀으로 빠진 선수들의 공백을 메우는 게 중요해졌다.

2026 신한 SOL KBO리그 LG 트윈스 대 롯데 자이언츠 경기가 14일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열렸다.  LG 문보경이 1회말 2사 2루에서 선제 1타점 적시타를 날리고 출루한 후 세리머니를 하고 있다. /사진=김진경 대기자우연찮게 LG는 그 경험을 미리 했다. 올 시즌 문보경은 WBC에서 겪은 허리 부상과 발목 인대 부상으로 아직 40경기도 채 뛰지 않았다. 그 사이 LG는 구본혁, 천성호, 문정빈, 이영빈 등 백업 자원들을 활용해 선두 싸움을 이어갔다.

문보경은 "우리 팀은 내가 부상에 빠져 있는 동안 잘해서 그 걱정은 안 한다. 나부터 걱정해야 한다"라며 "대표팀 가서 잘해야 하는데 항상 걱정이다. WBC 때 활약으로 인한 부담도 있고, 대표팀에서 내가 고참인 것도 부담"이라고 속내를 털어놓았다.

선배 속도 모르고 "잘 부탁합니다"라며 고개 숙인 김영우(20)다. 문보경은 "(김)영우가 정말 잘 부탁드린다고 하더라. 그거부터가 조금..."이라고 농담하면서 "항저우 때는 내가 해야 한다는 생각이 컸다. 첫 대표팀이어서 긴장도 엄청나게 했는데, 지금도 내가 해야 하는 건 마찬가지지만, 다른 의미로 부담이 있다. 이젠 내가 도와줘야 한다는 생각"이라고 강조했다.

부담 백배의 상황에도 언제나 반갑고 달고 싶은 것이 태극마크다. 문보경은 "내가 리틀야구 때 말고는 한 번도 국가대표를 못 해봤다. 어렸을 때부터 대표팀에 가고 싶다는 생각이 많았는데, 프로 와서 대표팀에 갈 줄 몰랐다"라며 "비시즌이든 언제든 뽑아주시면 나갈 생각이다. 항상 대표팀에 뽑히는 게 가장 큰 목표였고, 야구 그만두기 전까진 계속 나가고 싶다"고 당찬 포부를 밝혔다.

2026 아이치·나고야 아시안게임 한국 야구 국가대표팀 최종 명단. /사진=KBO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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