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1일 뉴시스에 따르면 A씨 약혼자 B씨는 이날 오후 광주 서구 광주시청 앞에서 진행한 기자회견에서 "광주소방본부가 고인의 사망 직후 작성한 공식 공문에 허위 사실을 기재해 죽음의 책임을 약혼자와 유가족에게 떠넘기는 2차 가해를 했다"고 주장했다.
B씨에 따르면 광주소방본부는 고인이 숨진 지 일주일만인 지난해 10월 10일 결재한 '사망 면직서' 공문에 고인의 사적인 심리 상담 내용을 인용하며 '남자친구와의 관계 어려움 호소'라는 문구를 명시했다.
B씨는 유명을 달리한 공무원의 공식 면직 공문에 이런 추정 원인을 명시한 것은 전례가 없는 일이며, 담당자 실수로 이 문서가 인사 시스템에 공개 상태로 게시되면서 고인과 그의 약혼자를 둘러싼 왜곡된 소문이 소방 조직 내에 퍼졌다고 주장했다.
논란이 커지자 소방본부는 문서를 뒤늦게 비공개로 전환했다. 유가족에게는 해당 공문 작성 사실을 알리지 않았다.
지난해 12월 5일 뒤늦게 이 사실을 알게 된 B씨가 항의하자 소방본부는 전 직원 대상 내부 알림을 통해 "붙임 문서 중 일부 내용에 대해 사실관계 확인이 필요한 사항이 있어 재조사를 실시할 예정임을 알린다"는 내용의 공문을 발송했다.
그러나 B씨는 "공문만 발송됐을 뿐 이후 수개월 동안 감찰이나 재조사는 전혀 이뤄지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또 B씨는 고인이 생전 직장 내 괴롭힘과 부적절한 사적 지시에 시달렸던 정황이 담긴 카카오톡 대화 내용도 공개했다.
B씨가 공개한 사진에는 고인이 지인에게 "나 해외여행 간다니까 커피랑 술 심부름 시킴", "캐리어 2개 가져가야겠다"며 부당한 지시에 대한 스트레스를 호소한 내용이 담겼다.
고인이 생전 과도한 회식과 술자리 강요로 힘들어하던 정황이 담긴 내용도 있었다.
고인은 늦은 밤 B씨에게 "나 진짜 많이 마셨엉", "빨리 와유", "죽을거강크나"라는 메시지를 연이어 보내며 도움을 요청했다. "나 노래방 가야 될 것 같은데 ○○님이랑 둘이. 가시고 싶다는데"라며 곤혹스러운 심경을 전하기도 했다.
B씨는 "당시 가해자로 지목된 인물들에 대해 소방본부 차원의 엄정한 징계나 객관적인 검토가 이뤄지지 않았다"며 "오히려 일부 인원은 이후 원하는 근무지와 직책으로 인사 이동한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소방공무원노조와 유족 등에 따르면 지난해 10월 3일 광주소방본부 광산소방서 소속 A씨는 스스로 유명을 달리했다. 노조와 유족 측은 술을 잘 마시지 못하는 A씨는 상급자들로부터 지속적인 음주 강요를 받았으며, 사적 업무 지시와 직장 내 괴롭힘 등으로 극심한 스트레스를 겪다 극단적인 선택을 했다고 주장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