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상장·외감 기업, 매출 성장 둔화에도 수익성·재무건전성은 개선

경기도 이천시 SK하이닉스 본사 모습. (사진=연합뉴스)
경기도 이천시 SK하이닉스 본사 모습. (사진=연합뉴스)

2025년 외부감사 대상 비금융 영리법인 등 국내 법인기업 3만4456개의 매출 성장이 눈에 띄게 둔화됐지만 수익성과 재무 안정성은 동시에 개선된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은행이 10일 발표한 '2025년 기업경영분석 결과(속보)'에선, 전자·반도체 업종이 전체 지표를 끌어올린 반면 건설업과 중소기업은 뚜렷한 부진을 보여 업종·규모별 양극화가 심화됐다.

매출 증가율 4.2%→2.5%로 급감···건설·화학이 발목 잡아

전체 매출액증가율은 2024년 4.2%에서 2025년 2.5%로 1.7%p 하락했다. 제조업(5.2%→3.2%)과 비제조업(3.0%→1.6%) 모두 떨어졌다.

제조업에서는 석유정제·코크스(-7.4%)와 화학물질·제품(-2.4%)이 유가 하락과 수요 부진으로 매출이 줄었다. 

반면 전자·영상·통신장비는 15.1%로 높은 증가율을 이어갔고, 조선·기타운수(13.2%)도 수주 호조를 유지했다. 

비제조업에서는 건설업 매출이 -9.6%로 급감했다. 부동산 경기 침체와 수주 공백이 겹친 결과다.

기업 규모별로 보면 대기업(4.4%→2.8%)과 중소기업(3.2%→1.2%) 모두 성장이 꺾였다. 

특히 중소기업은 1%대 초반으로 내려앉아 경기 둔화의 충격을 더 크게 받은 것으로 나타났다.

 

법인기업 주요 경영지표 추이

매출액증가율·매출액영업이익률·부채비율 (전산업 기준)

자료: 한국은행 2025년 기업경영분석 결과(속보), 2026년6월10일

매출액증가율(%) 매출액영업이익률(%) 부채비율(%, 우축)
매출액증가율 -2.0/4.2/2.5%, 매출액영업이익률 3.8/5.4/6.2%, 부채비율 102.0/103.4/98.3%

 

수익성은 오히려 개선···반도체가 전체 평균 끌어올려

매출 성장이 둔화됐음에도 수익성은 나아졌다. 매출액영업이익률(영업이익을 매출로 나눈 비율)은 5.4%에서 6.2%로, 매출액세전순이익률은 5.2%에서 6.3%로 각각 올랐다.

수익성 개선의 핵심은 전자·영상·통신장비 업종이었다. 이 업종의 매출액영업이익률이 8.8%에서 15.0%로 6.2%p 급등했고, 세전순이익률도 11.7%에서 18.4%로 뛰었다. 반도체 업황 회복이 전체 기업 수익성 지표를 대폭 끌어올린 것이다. 

조선·기타운수(7.2%→11.7%)와 전기가스업(5.8%→8.3%)도 수익성이 크게 개선됐다.

반면 자동차(6.3%→4.6%), 화학물질·제품(3.6%→2.9%), 건설업(3.0%→2.0%)은 영업이익률이 하락했다.

주목할 점은 규모별 격차다. 

대기업 매출액영업이익률은 5.6%에서 6.6%로 올랐지만, 중소기업은 4.8%에서 4.6%로 오히려 떨어졌다. 수익성 개선이 반도체 등 대형 제조업 중심으로 집중된 결과다. 

매출원가율이 78.3%에서 77.1%로 낮아진 것이 전체 수익성 개선에 기여했으나, 판매관리비율은 16.3%에서 16.7%로 소폭 올랐다.

전체 기업의 이자보상비율은 305.8%에서 369.8%로 상승했다. 이는 영업이익으로 이자 부담을 감당할 수 있는지를 나타내는 비율을 가리키며, 100% 미만이면 영업이익으로 이자도 못 갚는다는 뜻이다.

이러한 이자보상비율 100% 미만 기업의 비중이 38.5%에서 39.9%로 오히려 늘었다는 점은 눈여겨봐야 한다. 

평균 지표가 좋아지는 동안 이자조차 감당 못 하는 기업의 비중은 늘어난 것으로, 반도체·대기업이 전체 평균을 끌어올리는 동안 취약 기업층은 더 넓어진 것으로 해석된다.

부채비율 100% 아래로 내려와···재무건전성 개선 뚜렷

재무 안정성을 나타내는 부채비율은 103.4%에서 98.3%로 낮아지며 100% 아래로 떨어졌다. 총자산에서 빌린 돈이 차지하는 비율을 가리키는 차입금의존도도 28.4%에서 27.3%로 하락했다.

제조업(72.3%→68.8%)과 비제조업(151.0%→144.5%), 대기업(93.2%→88.5%)과 중소기업(152.3%→146.4%) 모두 부채비율이 내려갔다. 

특히 조선·기타운수는 부채비율이 222.8%에서 174.3%로 급격히 개선됐다. 수주 증가에 따른 매출 확대와 수익성 개선이 재무구조 개선으로 이어진 것이다. 전기가스업도 393.5%에서 315.7%로 큰 폭 하락했다.

부채비율 100% 미만 기업 비중은 37.4%에서 39.1%로 확대됐고, 500% 이상 비중은 13.0%에서 11.9%로 줄었다.

 

주요 업종별 매출액영업이익률

2024년 vs 2025년 비교 (%)

자료: 한국은행 2025년 기업경영분석 결과(속보), 2026년6월10일

2024년 2025년 (개선) 2025년 (악화) 전산업 평균 (6.2%)
전자·영상·통신장비 8.8→15.0%, 조선·기타운수 7.2→11.7%, 건설업 3.0→2.0%, 전기장비 1.0→-0.6%

* 중소기업 매출액영업이익률: 2024년 4.8% → 2025년 4.6% (대기업과 역방향)

 

현금 창출 능력도 강화···업체당 9억원 순유입

현금흐름 면에서도 개선이 나타났다. 업체당 평균 영업활동 현금유입은 97억원에서 108억원으로 늘었다. 

재무활동 현금 유출(-1억원→-8억원)이 확대됐지만 영업활동 개선 폭이 더 컸다. 

영업·투자·재무활동을 모두 합산한 실제 현금 증감을 가리키는 순현금흐름은 0에서 9억원 순유입으로 돌아섰다.

영업 현금으로 단기 차입금과 이자를 얼마나 감당할 수 있는지를 나타내는 비율인 현금흐름보상비율도 51.4%에서 52.8%로 올랐다.

"좋아진 평균 뒤에 취약 기업층 더 두터워져"

전체 지표만 놓고 보면 2025년 한국 기업 경영성과는 전년보다 뚜렷이 나아졌다. 

하지만 업종·규모별로 뜯어보면 양면이 공존한다. 반도체를 필두로 한 대형 제조업과 대기업이 전체 수익성을 끌어올리는 동안 건설업과 중소기업, 이자보상비율 100% 미만 기업은 더 어려운 상황에 처했다. 

한은은 "성장성은 둔화됐으나 수익성 및 안정성이 개선됐다"고 요약했지만, 평균 이면의 격차는 이 한 줄에 채 담기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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