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황실 따로·정보도 따로…투표용지 부족으로 드러난 '칸막이'

선관위 오전부터 용지부족 우려 인지…행안부는 언론보도 후 파악

답답한 유권자들
(서울=연합뉴스) 김주형 기자 = 6·3 지방선거 본투표일인 3일 서울 송파구 잠실2동 6투표소에서 투표용지 부족으로 유권자들이 대기하고 있다. 2026.6.3 kjhpress@yna.co.kr

(서울=연합뉴스) 차민지 기자 = 지난 6·3 지방선거에서 선거관리위원회와 행정안전부, 지방자치단체가 모두 상황실을 운영했음에도 투표용지 부족 관련 상황은 기관 간 충분히 공유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른바 '칸막이 행정' 때문으로, 이를 계기로 선거 상황 관리 체계 전반을 점검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6일 선관위에 따르면 본투표가 실시된 지난 3일 오전 11시 40분께 송파구선관위는 서울시선관위에 투표용지가 부족할 경우 대응 방안을 문의한 것으로 파악됐다.

송파구선관위가 오전부터 투표용지 부족 '가능성'을 인지하고 있었던 셈이다.

그러나 관련 정보는 행안부 선거상황실에는 전달되지 않았다.

송파구 역시 별도로 행안부에 상황을 공유하지는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

송파구 관계자는 "송파구에서 송파구선관위 쪽에 투표용지가 부족하다는 상황을 보고한 시점은 당일 오후 12시 30분쯤으로 확인된다"며 "다만 구청은 선관위의 위탁을 받아 선거 사무를 수행하는 만큼 현장의 투표용지 부족 상황을 (행안부가 아닌) 선관위에만 보고했다"고 말했다.

'부정선거' 외치는 시민들
(서울=연합뉴스) 김인철 기자 = 4일 제9회 전국동시지방선거 및 국회의원 재·보궐선거 투표용지 부족으로 투표 시간이 오후 10시까지 연장됐던 서울 송파구 잠실7동 제2투표소 앞에서 '부정선거' 등 손팻말을 든 시민들이 구호를 외치고 있다. 2026.6.4 yatoya@yna.co.kr

이 때문에 행안부는 언론 보도가 나온 직후인 오후 5시 20분께 송파구에 연락해 관련 상황을 확인한 것으로 전해졌다.

행안부 관계자는 "시간대별로 지자체를 통해 사건·사고 보고를 받았는데 서울에서는 투표용지 부족 관련 보고가 없었다"며 "인천에서는 오후 5시 40분께 비슷한 내용의 보고가 있었지만 서울에서는 관련 보고가 올라오지 않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투표용지가 부족할 것 같다는 '가능성'만으로 행안부에 상황을 공유하기에는 어려운 면이 있었을 것 같다"고 덧붙였다.

이번 사례는 선거 관련 기관들이 각각 별도 상황실을 운영하는 현행 체계의 한계를 드러냈다.

행안부는 지선 투·개표지원 상황실을 운영했고, 중앙선관위와 시도선관위, 지방자치단체도 각각 상황실을 운영했다.

그러나 여러 기관이 동시에 상황실을 운영했음에도 정작 투표용지 부족 상황은 기관 간에 적시에 공유되지 못했다.

다만 선관위는 헌법상 독립기관으로 선거 관리 전반을 담당하고 있어 행안부와 지방자치단체가 선거 업무에 적극적으로 개입하기 쉽지 않다는 것이 행안부와 지자체의 공통된 설명이다.

행안부 관계자는 "행안부는 지방정부와 경찰·소방 등의 협조를 받아 선거를 행정적으로 지원하는 역할"이라며 "투표용지 관리와 투·개표 업무는 선관위 소관이다. 역할이 명확하게 구분돼있다"고 설명했다.

일각에서는 선거 당일 대규모 혼란이나 돌발 상황이 발생할 경우 관계기관 간 정보를 실시간으로 공유할 수 있도록 협조 체계를 보완할 필요가 있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최현선 명지대 행정학과 교수는 "정부에서 흔히 지적되는 칸막이 행정이 선거 상황 관리 과정에서도 나타난 것"이라며 "여러 기관이 각각 상황실을 운영하며 상황을 관리하는 것처럼 보였지만, 실질적인 내용이 없었던 셈"이라고 지적했다.

chacha@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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