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쟁발 고유가 직격탄…아세안 정상들, 에너지 안보 강화

미얀마와 관계 개선도 모색

아세안 정상회의 주최한 마르코스 필리핀 대통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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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카르타=연합뉴스) 손현규 특파원 = 아세안(ASEAN·동남아시아국가연합) 회원국 정상들이 미국과 이란 간 전쟁으로 인한 국제 유가 급등 여파에 공동으로 대응해 에너지 안보를 강화하기로 했다.

아세안 11개 회원국은 8일(현지시간) 필리핀 중부 세부에서 제48차 아세안 정상회의를 열었다.

올해 아세안 순회 의장국인 필리핀의 페르디난드 마르코스 대통령은 정상회의 후 폐막 연설에서 회원국 정상들이 중동 전쟁으로 인해 국제 유가와 원자재 가격이 크게 오른 상황에서 에너지 안보를 강화하기로 합의했다고 밝혔다.

회원국 정상들은 안정적이고 신뢰할 수 있는 에너지 공급망을 유지하고 아세안 지역의 에너지 연결성도 개선하면서 재생·대체 에너지원을 다각화하는 게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마르코스 대통령은 중동 전쟁 여파가 연쇄적 혼란을 일으켰다며 "예견과 협력 그리고 구체적인 공동 행동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정상회의에서도 "최근 위기는 우리(아세안)의 경제가 국제 질서와 그에 따른 세계 경제의 갑작스러운 변화에 얼마나 취약한지를 여실하게 보여줬다"며 "불과 몇 주 동안의 혼란이지만 이를 바로 잡는 데는 몇 년이 걸릴 것"이라고 우려했다.

프라보워 수비안토 인도네시아 대통령도 현재 에너지 수급 압박이 매우 높다고 우려했다.

그는 "아세안은 장기적인 (에너지) 공급 차질에 대비해야 한다"며 "우리는 명확하고 미래 지향적 접근 방식으로 먼저 회복탄력성을 구축해야 하고 이는 어떤 사태에도 대비해야 한다는 뜻"이라고 말했다.

이번 정상회의에서는 그동안 아세안의 각종 회의 때 군부 참석이 배제된 회원국 미얀마와의 관계 정상화 문제도 주요 의제였다.

일부 회원국 정상들은 현재 아세안에서 사실상 고립된 미얀마와의 관계 진전을 바랐지만, 또 다른 회원국은 아직도 내전 중인 미얀마에 불만을 나타냈다.

마르코스 대통령은 "감정적인 순간도 있었지만, (논의가) 매우 활기찼다"며 "현재 정체된 상황을 타개할 방법을 찾기 위해 모두가 최선을 다해야 한다는 사실에 동의한다"고 말했다.

소식통은 아세안이 오는 7월 열리는 외무장관 회의 기간 중 부대행사에 미얀마 외교부 장관이 화상 방식으로 참석할 수 있도록 허용할 계획이라고 전했다.

2021년 쿠데타로 집권한 미얀마 군부는 이후 아세안과 합의한 폭력 중단 등 5개 항을 지키지 않았고, 그동안 아세안은 각종 회의에서 미얀마 군부를 배제하고 비정치적 대표의 참석만 허용했다.

미얀마 정부는 지난달 군사정권 수장 출신인 민 아웅 흘라잉 대통령이 선출된 뒤 일부 반대 세력을 사면하거나 아웅산 수치(81) 국가고문의 수감을 가택연금으로 전환하는 등 유화 정책을 내놓고 있지만 여전히 반군과 내전 중이다.

한편 전날 마르코스 대통령은 지난해 2차례 무력 충돌한 뒤 불안정한 휴전 상태를 이어온 태국과 캄보디아 정상들을 불러 회동을 주재했고 양국은 교류를 재개하기로 합의했다.

아세안 회원국은 필리핀을 비롯해 인도네시아, 말레이시아, 태국, 싱가포르, 브루나이, 베트남, 라오스, 미얀마, 캄보디아, 동티모르 등 11개국이다.

so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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