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일방적 ‘승리 선언’ 하면 결과는?…미국 분석 착수

지난달 31일(현지시각) 미국 워싱턴디시 백악관 집무실에서 연설하고 있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로이터 연합뉴스

미국 정보기관들이 이란 전쟁에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일방적 ‘승리’ 선언을 할 경우 이란이 보일 반응을 분석하는 작업에 착수한 것으로 알려졌다.

로이터 통신은 28일(현지시각) 미국 고위 행정부 관리들의 명시적 요청에 따라 미국 정보기관들이 이런 작업을 시작했다고 보도했다. 이는 백악관이 전쟁에서 출구 전략을 심각하게 저울질하고 있음을 드러낸다고 이 매체는 분석했다.

트럼프가 일방적 승리 선언을 통해 긴장이 신속하게 완화되면, 대통령에 대한 정치적 압박을 덜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하지만 그럴 경우 이란의 기세가 다시 살아나 핵·미사일 계획을 재건하고 중동 지역의 미국 우방국들을 위협하는 상황이 발생할 수 있다.

미 정보기관들은 이미 전쟁 발발 직후부터 이런 시나리오를 분석했는데, 휴전 뒤 협상 교착 상태에서 다시 작업에 들어간 것이다. 앞선 분석에서 정보기관들은 트럼프가 일방적 승리 선언을 하고 역내 미군을 철수시키면, 이란은 이를 미국의 패퇴 및 자국의 승리로 간주할 것으로 평가했다. 트럼프가 승리를 주장하면서도 대규모 병력을 그대로 유지할 경우, 이란은 이를 협상 압박용 전술로 해석하겠지만, 그것이 반드시 종전 협상으로 이어지지는 않을 것이라는 판단도 내놨다.

로이터는 이런 시나리오들은 모두 미국의 외교적 목표 달성을 보장하지 못한다는 점에서, 백악관에 상당한 딜레마를 안겨주고 있다고 전했다.

트럼프가 일방적 승전 선언을 할지는 아직 결정이 나지 않았으며 군사작전을 다시 강화할 수도 있다고 한다. 그러나 관계자들은 이란 본토 지상 침공처럼 초강경 선택지는 몇 주 전과 비교해 실현 가능성이 낮아졌다고 말했다.

이란도 대비 태세를 강화했을 것으로 전망된다. 이란은 지난 8일 휴전 이후 미국과 이스라엘의 초기 폭격으로 매몰됐던 미사일 발사대, 탄약, 드론 등 각종 군사 장비를 복구하고 재배치하는 데 집중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로 인해 전면전을 재개할 경우 미군이 치러야 할 전술적 비용은 휴전 초기 때보다 오히려 높아졌다는 평가가 나온다. 시간이 흐를수록 미국의 군사적 이점이 줄어들고 있는 셈이다.

미 정보기관이 이런 분석 작업에 나선 데는 공화당과 행정부 관계자 사이에서 이란 전쟁이 올해 11월 중간선거에서 공화당의 참패를 초래할 수 있다는 우려가 자리하고 있다. 휴전 이후 미국은 이란 항구를 오가는 선박을 겨냥한 역봉쇄를 하면서, 이란과의 협상은 교착상태에 빠졌다. 이런 교착이 지속하면 미국이 승전한 상황이 아닌 데다 석유값 앙등을 지속시켜 트럼프 행정부에 악재로 작용할 것이라는 우려가 나온다.

트럼프의 측근 3명은 대통령이 자신과 공화당이 치르고 있는 정치적 대가를 예리하게 인식하고 있다고 전했다. 백악관 한 관계자는 대통령에게 전쟁을 마무리하라는 국내 압박이 “막대하다”고 표현했다.

28일 발표된 최신 로이터·입소스 여론조사에서 트럼프의 대통령 직무수행 지지율은 34%로, 직전 조사(조사기간 15∼20일)에서 나왔던 36%보다 더 낮게 집계됐다. 지난주 발표된 이 기관들의 여론조사에 따르면, 이번 군사 작전이 그 비용에 비해 가치가 있다고 응답한 미국인은 26%, 미국을 더 안전하게 만들었다고 평가한 응답자 역시 25%에 그쳤다.

정의길 선임기자 Egil@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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