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동위기, 세계경제에 1조달러 비용"…석유사 '횡재세' 재점화

유가상승으로 가계·기업 부담 커지는데 석유공룡들 '나홀로 호황'

"화석연료 보조금, 상위 50%에 혜택 75% 집중" 주장도

호르무즈 해협의 유조선과 화물선
[AP=연합뉴스 자료사진.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연합뉴스) 임수정 기자 = 중동의 석유·가스 위기가 세계 경제에 1조달러(약 1천400조원)에 달하는 추가 비용을 초래할 수 있는 반면, 대형 석유 기업들은 치솟은 연료 가격 덕분에 막대한 이익을 챙기고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이에 따라 중동 위기 이후 글로벌 석유기업들의 초과 이익을 환수하기 위한 '횡재세' 도입 요구도 커지는 분위기다.

28일(현지시간) 영국 일간 가디언에 따르면 국제 환경·기후단체 '350.org'가 국제통화기금(IMF) 자료를 분석한 결과 호르무즈 해협 운항이 정상화되더라도 유가 상승으로 인해 가계·기업·정부 등이 떠안아야 할 비용이 약 6천억달러(약 840조원)에 이를 것으로 추산됐다.

이 단체는 공급 차질이 지속될 경우 경제적 타격 규모는 1조달러를 넘어설 수 있다고 경고했다.

가디언은 이 추정치 역시 과소 추산됐을 가능성이 있다고 부연했다. 식료품 가격 상승, 경제활동 위축, 실업 증가 등 물가 상승에 따른 연쇄 효과를 반영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반면, 글로벌 석유기업들은 중동 분쟁 이후 유가가 고공행진 하면서 실적 랠리를 펼칠 것으로 보인다.

일례로 영국 석유기업 BP는 유가 상승 영향 등으로 올해 1분기 이익이 두 배 이상 증가했다고 밝혔다.

앤 젤레마 350.org 최고경영자(CEO)는 "앞으로 며칠 사이 주요 석유기업들이 천문학적인 1분기 실적을 발표할 것인데, 그 상당 부분은 이미 수천 명의 목숨을 앗아가고 수백만 명을 빈곤에 빠뜨린 전쟁 덕분에 벌어들인 것"이라고 비판했다.

이어 "설령 호르무즈 해협이 내일 당장 정상화되더라도, 이미 연료·전기·식료품 비용 부담에 시달리는 평범한 시민들의 희생 속에 막대한 자금이 계속해서 석유기업으로 흘러 들어갈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에 이 단체는 전쟁 특수로 인한 화석연료 초과 이익을 환수하기 위한 '횡재세'를 도입할 것을 촉구했다. 횡재세는 특별한 노력 없이 기업이 벌어들인 과도한 초과 이윤에 매기는 세금이다.

횡재세를 통해 사회안전망 강화를 위한 재원을 마련하고, 화석연료보다 더 저렴하고 안전한 재생에너지에도 투자할 수 있다는 취지다.

막대한 초과 이익이 기업에 집중된 가운데 각국 정부는 여전히 화석연료 보조금에 막대한 재정을 투입하고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전직 국가 지도자, 과학자, 활동가들로 구성된 국제 네트워크 '플래너터리 가디언즈'(Planetary Guardians)는 각국 정부가 화석연료 시스템을 보조하기 위해 연간 약 1조500억달러를 지출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플래너터리 가디언즈는 화석연료 직접 보조금 1달러당 최빈층 20% 가구에는 단 8센트만 돌아가지만, 자동차·에어컨·항공기 이용이 많은 상위 50% 부유층이 전체 혜택의 거의 75%를 가져간다고 추정하기도 했다.

sj9974@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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