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당법 개정으로 22년만에 원외도 사무실 설치 가능…7월부터 시행
세부규정 미비에 초기 혼란 가능성…일각 '돈 정치 구태 부활' 우려

(서울=연합뉴스) 신현우 기자 = 더불어민주당 한병도 원내대표와 국민의힘 송언석 원내대표가 16일 국회에서 열린 중동 상황 대응·극복을 위한 더불어민주당·국민의힘 원내대표 긴급 점검 회의에 참석해 대화하고 있다. 2026.4.16 nowwego@yna.co.kr
(서울=연합뉴스) 김정진 김유아 박재하 조다운 오규진 기자 = 2028년 총선을 앞두고 올 7월부터는 원외 정치인도 합법적으로 지역구에 사무실을 운영할 수 있게 되면서 정치권에서 기대와 우려가 교차하는 모습이다.
당장 22년 만에 지역 발전 연구소나 포럼 등의 이름으로 편법으로 운영해오던 사무소 설치가 허용되면서 그에 따른 '사법 리스크'가 완화됐다는 안도와 함께 '반쪽 복원'이라는 비판이 현장에서 나온다.
나아가 과거 '돈 먹는 하마'라는 비판 속에서 없어졌던 지구당 제도가 사무실 운영을 시작으로 사실상 복원 절차에 들어간 것 아니냐는 일각의 우려도 들린다.

(서울=연합뉴스) 신현우 기자 = 18일 국회에서 열린 4월 임시국회 제6차 본회의에서 정당법 일부개정법률안이 통과되고 있다. 2026.4.18 nowwego@yna.co.kr
◇ 3개월 뒤부터 설치 가능…원외 정치인 "지역 거점 생겼다" 환영
정부는 21일 국무회의에서 시도당 하부조직의 원활한 운영을 위해 당원협의회나 지역위원회에 사무소 1곳을 둘 수 있도록 하는 정당법 개정안을 의결했다. 이 법안은 3개월 후부터 시행된다.
이번 개정안은 2004년 지구당 폐지로 금지된 당원 협의회 사무소 설치·운영의 법적 근거를 담고 있다.
그동안 현역 의원의 경우 지역구에 의원 사무소를 운영할 수 있으나 원외 정치인의 경우 사무소 운영도 금지됐다. 이에 따라 상당수 원외 정치인의 경우 포럼 등을 만들어서 편법으로 사무실을 운영해왔는데 이번 개정으로 이런 관행이 합법화하는 셈이다.
더불어민주당의 한 강원 지역위원장은 연합뉴스와 통화에서 "사무실이 없어 조용한 커피숍을 가거나 복지회관 회의실을 빌리곤 했는데 그나마 사람들을 만나고 대화할 수 있는 거점이 만들어졌다는 것은 상당히 고마운 일"이라고 환영의 뜻을 밝혔다.
국민의힘 소속 한 수도권 당협위원장은 "합동 사무실에서 5분만 당협 사안을 논의해도 누군가 원한을 품고 신고하면 처벌 대상이 됐다. 교도소 담장 위를 걷는 기분이었다"며 "관련해 수사받고 있거나 재판받고 있는 경우 이번 법 개정으로 면죄받을 수도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서울=연합뉴스) 안정원 기자 = 김민석 국무총리가 21일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국무회의 겸 비상경제본부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2026.4.21 jeong@yna.co.kr
◇ 세부 규정 미비에 '반의반 정상화' 비판도…일각 "돈 정치 구태 부활" 우려
정당법이 개정됐으나 당협 사무소 운영 방식과 관련한 세부 규정은 아직 없는 상태다.
선관위에 따르면 정당법 개정안상 원외 정치인의 사무소 설치는 별도 신고 절차가 없으며 중앙당이 매년 정기보고시 당협 사무소 현황을 포함하도록 돼 있다.
이와 관련, 22대 국회 개원 첫날 이른바 '지구당 부활법'(공직선거법 개정안)을 발의한 민주당 김영배 의원은 이번 개정안을 "앙꼬 빠진 찐빵"이라고 비판하며 "사무소 내에서 당원들이 어떤 활동을 할 수 있는지에 대한 법적 보장이 없다. 세부 규정도 없어 앞으로 선거법 시비가 엄청나게 많을 것"이라고 말했다.
원외 정치인들도 지역위(당원협의회)의 법적 지위가 회복되지 않았고 후원금 모금이 여전히 금지된 것 등에 대해 문제를 제기하고 있다.
민주당의 한 영남권 지역위원장은 "제일 중요한 지역위원회의 법적 지위가 없기 때문에 우리가 독자적으로 활동할 수 없다. 4분의 1짜리 법"이라며 "우리가 요구한 대로 지구당 부활이 되는 줄 알았는데 따지고 보니 사무실 마련 외에는 아무것도 된 게 없다"고 지적했다.
현장에서는 앞으로 사무소 운영비를 중앙당이나 시·도당의 지원에 의지할 수밖에 없는데 지원이 미비할 경우 또 다른 위법을 양산할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국민의힘 수도권 한 당협위원장은 "국회의원이나 시·도의원과 같은 정치인인데 후원받을 수 있는 길을 열어주지 않으면 사무실을 열더라도 제대로 된 지역 정치를 하기 쉽지 않다"며 "후원 허용이 빠진 이번 법 개정안은 '절반의 정상화'일 뿐"이라고 평가했다.
반면 정치권 일각에서는 사무소 운영을 시작으로 향후에는 후원금 모금 등도 허용되면서 결국 과거와 같은 지구당 시스템이 복구되는 수순으로 들어가는 것 아니냐는 우려도 제기되고 있다.
여야 일부 정치인이 공천 헌금 문제로 기소되거나 관련 의혹을 받는 상태에서 '깨끗한 정치'를 위한 시스템 구축 없이 기존의 제한만 풀 경우 불법적인 정치 자금의 유입될 수 있다는 분석에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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