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열사 ‘부당 지원’ HDC에 과징금 171억, 고발

이순미 공정거래위원회 상임위원이 8일 세종시 정부세종청사 공정위 기자실에서 에치디씨의 부당지원행위 제재결과에 대해 브리핑하고 있다. 연합뉴스

에이치디씨(HDC)가 임대차 거래로 위장해 계열사인 에이치디씨(HDC)아이파크몰을 부당하게 지원한 혐의로 공정거래위원회로부터 과징금 171억원을 부과받고 고발됐다.

공정위는 8일 에이치디씨가 아이파크몰에 임대보증금 명목의 자금을 사실상 무이자에 가까운 저금리로 제공한 행위에 대해 시정명령과 과징금 171억3300만원(잠정)을 부과한다고 밝혔다. 에이치디씨 법인은 고발하기로 했다.

공정위 조사 결과, 에이치디씨는 2006년 3월께 아이파크몰 일부 매장을 보증금 360억원에 임차하는 계약을 아이파크몰과 체결했다. 동시에 해당 매장의 운영·관리 권한을 아이파크몰에 위임하고, 사용 수익을 배분받는 계약도 별도로 맺었다.

공정위는 이를 임대차 거래로 위장한 우회적인 자금대여 행위라고 판단했다. 당시 심각한 경영위기를 겪던 아이파크몰은 이를 극복하기 위해 사업구조 전환을 추진했는데, 필요한 자금 360억원을 자체 조달할 수 없었기 때문에 에이치디씨와 이 같은 계약을 체결했다는 것이다. 계약상 서로 지급해야 하는 다른 금액은 동일하게 책정돼 상계됐고, 에이치디씨가 임대보증금 명목의 자금을 빌려주고 아이파크몰은 사용수익 명목의 이자를 제공한 것으로 조사됐다.

아이파크몰이 2006년 3월부터 2020년 6월까지 에이치디씨에 지급한 사용수익은 연평균 1억500만원으로, 이자율로 환산하면 연평균 0.3% 수준이다. 이후에는 자금 대여 약정으로 전환해, 아이파크몰은 2023년 7월까지 17년간 이자 47억원을 지급했다. 정상적으로 지급했어야 할 이자를 고려하면 아이파크몰이 458억원가량을 절감했다는 게 공정위 설명이다.

에이치디씨(HDC) 로고. 에이치디씨 제공

공정위는 이 같은 부당지원으로 아이파크몰은 경쟁사업자에 견줘 유리한 경쟁 조건을 확보하게 돼 복합쇼핑몰 시장에서의 지위가 크게 강화됐다고 봤다. 실제로 아이파크몰은 2014년 흑자로 전환됐고, 2022년 아이파크몰 고척점을 개장하기도 했다.

한편, 앞서 국세청은 2018년 이 사건이 우회적인 자금대여라고 판단하고 과세 처분했다. 에이치디씨는 불복했지만 지난해 2월 대법원에서 최종 패소했다.

에이치디씨는 이날 입장문을 내어 “(상가 수분양자들과) 상생 목적의 공익적, 합리적 경영 판단이 부당지원으로 판단된 점에 대해 매우 안타깝게 생각한다”며 “앞으로 법적 절차를 통해 해당 행위가 정상적인 거래이고 정당한 행위였음을 소명하겠다”고 밝혔다.

김윤주 기자 kyj@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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