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붙는 ‘설탕부담금’ 논의…“소비 줄어 0원 걷히면 정책 성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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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 대통령이 당류를 과도하게 함유한 가당음료 등에 ‘설탕 과다 사용 부담금’(설탕부담금)을 걷어 공공의료에 사용하자고 언급한 뒤 설탕부담금 도입 논의가 활발해지고 있다. 국회에는 리터당 최대 280∼300원을 부과하자는 법안들이 발의되는 등 속도가 붙는 모양새다.

서울대 건강문화사업단과 정태호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12일 국회도서관에서 ‘설탕 과다 사용 부담금 국회 토론회’를 열었다. 이날 발제자로 나선 윤영호 서울대 의대 교수(서울대 건강문화사업단 단장)는 “첨가당은 비만, 당뇨, 만성질환을 유발하고, 과다 섭취는 치매와 우울증에 영향을 미친다”며 “영국에서 2015년 설탕부담금 시행을 예고하자 기업들이 설탕 사용을 줄이는 효과가 있었다. (부담금 도입 후) 소비자 매출은 33%가 감소했고, (설탕) 함유량은 47%가 줄었다. 당뇨와 관련된 각종 대사 장애나 만성질환 등이 감소되는 효과까지 증명됐다”고 말했다.

앞서 지난 10일 김선민 조국혁신당 의원 주최로 열린 ‘설탕부담금 도입의 필요성과 쟁점 긴급토론회’에서도 박은철 연세대 보건정책 및 관리연구소 교수는 “가당음료는 비필수재고 물, 우유 등 대체재가 있다. 가당음료는 포만감을 못 느껴서 계속 먹게 되고, 다른 음식 섭취를 줄이지 않아 체중 증가와 비만이 진행된다”고 짚었다.

연이어 열린 토론회에서 설탕부담금 도입을 주장하는 전문가들은 “설탕부담금은 기업이 설탕 함유량을 줄이도록 유도하고, 국민의 설탕 소비를 줄여 걷히는 재원이 0원에 가까울수록 성공하는 정책”이라고 강조했다. 건강한 음료를 선택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드는 것이 목적이란 뜻이다. 이들은 “확보된 재원은 소아·청소년 비만 예방과 지역·필수·공공의료 강화 등에 투자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국회에도 2건의 설탕부담금 관련 법안이 발의된 상황이다. 이수진 민주당 의원이 지난 3일 발의한 국민건강증진법 개정안을 보면, 첨가당 함량이 음료 100ℓ 당 1㎏ 이하인 경우 100ℓ 당 1천원 부과하고, 함량이 늘어날수록 부담금도 누진적으로 늘어 함량이 100ℓ 당 20㎏을 초과한 경우 100ℓ 당 2만8천원을 부과하는 내용이 담겨 있다. 지난달 30일 발의된 김선민 조국혁신당 의원의 개정안은 첨가당 함량이 100㎖ 당 5g 이상 8g 미만인 경우 1ℓ 당 225원, 8g 이상인 경우 1ℓ 당 300원을 부과하도록 했다. ‘코카콜라’의 경우 355㎖ 한 캔당 이수진 의원안으로는 약 39원, 김선민 의원안으로는 약 106원의 부담금이 부과될 것으로 계산된다.

산업계에서는 반발하고 있다. 두 토론회 모두 참석한 이상욱 식품산업협회 식품안전본부장은 “사실상 세금과 동일한 성격을 가지기 때문에, 사용 목적이 명확하더라도 국민들은 세금으로 인식할 것”이라면서 “캐나다의 뉴퍼들랜드 래브라도주에서는 2022년 설탕세(설탕부담금)를 도입했지만 역진성 문제에 따른 저소득층의 경제적 부담을 이유로 지난해 7월에 제도를 폐지했다”고 말했다. 설탕부담금의 효과가 제한적이었다는 주장이다.

소비자들은 가격 상승을 우려했다. 정지연 한국소비자연맹 사무총장은 이날 토론회에서 “설탕부담금의 필요성을 전제로 하되, 가격 전가를 어떻게 막을 것인가, 그리고 이 제도가 ‘소비자를 위한 건강정책’으로 작동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해서는 매우 신중하고 정교한 접근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손지민 기자 sjm@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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