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권 4.9일제 본격 시행… 임금 삭감 없는 근무 단축
국민적 공감대 형성 한계… 구체적 시행방식 등 촉각
주요 시중은행의 '금요일 1시간 조기퇴근'(주4.9일근무제) 도입은 이재명정부의 국정과제인 주4.5일제 도입방침과 맞물려 전격 시행될 전망이다. 주4.5일제의 전초단계인 셈인데 아직 공론화가 충분치 않은 만큼 은행원 사이에서마저 공감대가 충분치 않은 모양새다.
1일 금융권에 따르면 5대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은 올해부터 일제히 주4.9일제를 도입하기로 했다. 주4.9일제는 타협안의 성격이 강하다. 당초 전국금융산업노동조합은 지난해 9월 '주4.5일제 전면도입' 등을 요구하며 3년 만에 총파업에 나섰지만 참여율이 10%에도 미치지 못했다. 금융노조는 사측과 산별교섭에 나선 끝에 한발 물러나 '근무시간 1시간 단축'에 합의했다. 각 은행은 상급단체인 금융노조의 산별교섭 사항을 따를 뿐이라는 입장이다.
주5일제 도입 당시에도 금융권이 선도적 역할을 했다. 2002년 7월 산업계 최초로 주5일제를 도입한 후 정부는 2003년 근로기준법을 개정하고 2004년부터 단계적으로 주5일제를 실시했다. 은행은 노조 조직률이 높고 근무시간 단축이 실제 서비스에 큰 영향을 미치지 않는 편이라 근무시간 단축을 추진하기에 용이하다.
그러나 주5일제 도입 때와 달리 주4.5일제의 국민적 공감대가 낮은 데다 억대연봉을 받는 은행원들이 별도 임금삭감 없이 근무시간을 줄이는데 따른 여론도 좋지 않다.
주요 은행의 2025년 임금·단체협약에서 보수조건은 대체로 전년 대비 개선됐다. 지난해 사상 최대실적이 반영된 결과로 해석된다. 신한은행은 임금인상률 3.1%(일반직 기준)와 경영성과급 350%(기본급 기준) 지급에 합의했다. 하나은행은 임금 3.1% 인상과 성과급 280%, 현금 200만원을 지급한다. 복지포인트도 50만원 늘었다. 농협은행은 임금인상률 3.1%, 성과급 200% 수준이다.
한 은행권 관계자는 "아직 금요일 단축근무를 정확히 언제부터 할지, 구체적 시행방식 등은 미정"이라며 "주4.9일제로 고객들의 불편이 생기진 않을지, 은행원에 대한 여론이 더 악화하진 않을지 우려된다"고 했다.
실질적 근로시간엔 큰 변화가 없을 것이란 의견도 일각에서 나온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1시간 단축근무라도 일찍 집에 가는 게 아니라 교육으로 대체할 수도 있고 은행별로 운영방식이 다를 것"이라며 "무늬만 주4.9일제가 될 가능성도 있다고 본다"고 밝혔다.
금융권 관계자는 "어차피 일이 있으면 퇴근시간과 별개로 마무리해야 하는 것"이라며 "다른 대기업도 자체적으로 금요일에 한두 시간 조기퇴근을 시행한다는 점에서 은행만 특별하다고 볼 순 없다"고 밝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