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곧 태어날 아이를 기다리며 새로운 가족을 맞이할 준비를 해야 할 시기에 직장을 그만두고 일용직 일자리를 알아봐야 한다면 어떤 심정일까요. 환자들의 재활을 돕던 물리치료사들이 갑작스러운 소득 감소와 고용 불안에 시달리고 있다는 소식이 전해졌습니다.
지난 7월 도수치료가 관리급여로 전환된 이후 병원들이 도수치료실을 축소하거나 폐쇄하면서 물리치료사들의 일자리가 줄어들고 있다고 합니다. 과잉진료를 방지하고 환자의 의료비 부담을 낮추겠다는 취지로 도입된 제도가 현장에서는 예상치 못한 어려움을 낳고 있다는 지적입니다.
의료비 부담을 줄이기 위한 제도가 오히려 치료 인력의 실직과 환자들의 재활 공백으로 이어지고 있다는 점에서 깊이 생각해 볼 문제입니다.
경기도 의왕시의 한 재활의학과에서 근무하던 34세 물리치료사 한순규 씨의 사연이 특히 마음에 남습니다.
9년 동안 물리치료사로 일해 온 그는 아내의 출산을 하루 앞둔 지난 3일 병원을 그만뒀다고 합니다. 관리급여 전환 이후 월급이 기존의 4분의 1 수준으로 줄어든 데다 병원마저 도수치료실을 폐쇄하기로 결정했기 때문입니다.
오랫동안 한 분야에서 전문성을 쌓아왔지만 당장의 생계를 위해 일용직 노동 현장을 알아보고 있다는 이야기가 안타깝습니다.
전문직으로 경력을 쌓아온 사람이 하루아침에 자신의 일터를 떠나 생계를 걱정해야 한다는 사실은 이번 변화가 노동자들에게 얼마나 큰 충격을 주고 있는지 보여줍니다.
비슷한 상황을 겪는 물리치료사는 한두 명이 아니었습니다.
서울의 한 재활의학과에서 근무하던 4년 차 물리치료사는 병원 폐업으로 일자리를 잃었고, 6개월 만에 재취업했지만 이전보다 급여가 크게 줄었다고 합니다.
새로 취업한 병원에는 도수치료실이 7개 마련되어 있지만 실제 도수치료를 담당하는 물리치료사는 본인 한 명뿐이라고 합니다.
취업에 성공했는데도 언제 다시 일자리를 잃을지 모른다는 불안감 속에서 근무하고 있다는 사실이 현재 현장의 분위기를 짐작하게 합니다.
15년 동안 환자들을 치료해 온 50대 물리치료사 역시 임금체불로 병원을 떠난 뒤 6개월째 새로운 일자리를 찾지 못하고 있다고 합니다.
과거에는 전망이 밝다고 생각해 아들에게 물리치료학과 진학을 권했지만, 지금은 그 선택을 후회하고 있다는 이야기도 전해졌습니다.
오랜 경력과 전문성을 갖췄는데도 재취업 기회조차 얻기 어렵다는 현실은 개인의 문제가 아니라 관련 의료시장의 구조적인 변화를 보여주는 것 같습니다.
실제 조사에서도 물리치료사들의 고용 불안이 확인됐습니다.
대한물리치료사협회가 실시한 조사에 따르면 도수치료를 수행한 응답자 1,235명 가운데 38.4%는 지난 7월 이후 근무지의 도수치료 인원이 줄거나 치료실이 폐쇄됐다고 답했습니다.
월급이 감소했다는 응답은 68.5%에 달했고, 26.2%는 월급이 101만원 이상 줄었다고 답했습니다.
물론 이 수치는 조사에 참여한 물리치료사들의 응답 결과이므로 전체 물리치료사에게 동일한 비율로 적용할 수는 없습니다.
그럼에도 상당수 응답자가 임금 감소와 근무환경 변화를 경험했다는 사실은 가볍게 넘기기 어렵습니다.
월급이 조금 줄어든 수준이 아니라 100만원 이상 감소했다는 응답이 4명 중 1명꼴이라는 점은 생계에 직접적인 영향을 줄 수 있는 문제입니다.
물리치료사들은 환자의 신체 기능 회복과 재활을 돕기 위해 전문적인 교육을 받고 국가 면허를 취득한 인력입니다.
그런데 의료제도가 바뀌면서 병원 내 수익 구조가 달라지고, 그 결과 일자리 자체가 사라지는 상황이 발생하고 있습니다.
정책의 필요성과 별개로 제도 변경이 현장에서 일하는 사람들의 고용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충분히 검토했는지 돌아볼 필요가 있어 보입니다.
더욱 우려되는 부분은 물리치료사들의 고용 불안이 환자들의 치료 공백으로 이어지고 있다는 사실입니다.
도수치료는 모든 환자에게 반드시 필요한 치료라고 볼 수는 없으며, 질환과 증상에 따라 적절한 치료 방법도 달라집니다.
하지만 수술 이후 재활이 필요한 환자들에게는 전문적인 평가와 지속적인 치료가 중요한 경우가 있습니다.
과잉진료를 줄이는 일과 의학적으로 필요한 재활치료를 보장하는 일은 함께 이루어져야 합니다.
기사에는 아킬레스건 파열로 세 차례 수술을 받은 환자의 사연도 소개됐습니다.
이 환자는 이미 12차례 도수치료를 받았지만 여전히 정상적으로 걷기 어려운 상태라고 합니다. 치료 횟수 제한 때문에 재활을 중단해야 하는 상황이 생길까 걱정하고 있었습니다.
무릎 수술을 받은 뒤 반대쪽 무릎 수술까지 앞두고 있는 환자도 장기간 재활이 필요한 상황에서 획일적인 횟수 제한에 대한 우려를 나타냈습니다.
수술을 받았다는 사실만으로 회복이 끝나는 것은 아닙니다. 수술 이후에도 관절의 움직임과 근력, 보행 기능 등을 회복하기 위해 상당한 시간이 필요할 수 있습니다.
환자의 회복 속도와 손상 정도는 서로 다르기 때문에 모든 사람에게 동일한 치료 횟수를 적용하는 방식에는 한계가 있을 수 있습니다.
중요한 것은 무조건 치료를 많이 받도록 하는 것이 아니라 환자의 상태에 따라 필요한 치료를 적절하게 제공할 수 있는 기준을 마련하는 일입니다.
이번 관리급여 전환으로 도수치료에는 연간 최대 15~24회의 건강보험 적용 횟수 제한과 사전 물리치료 요건 등이 도입됐다고 합니다.
도수치료를 받기 전 원칙적으로 2주 이상 네 차례의 기본물리치료를 받아야 한다는 조건도 현장에서 부담으로 지적되고 있습니다.
직장인들에게는 여러 차례 병원을 방문하는 일 자체가 쉽지 않을 수 있습니다. 치료를 받기 위해 근무 시간을 조정하거나 휴가를 사용해야 한다면 시간적인 부담도 커지기 때문입니다.
환자의 상태를 확인하고 불필요한 치료를 방지하려는 취지는 이해할 수 있지만, 그 과정이 지나치게 복잡해지면 정작 치료가 필요한 사람들의 접근성까지 낮아질 수 있습니다.
환자 192명을 대상으로 한 별도 설문에서도 80.2%가 제도 변경 이후 통증이 심해졌다고 응답했습니다. 67.2%는 치료비는 줄었지만 필요한 만큼 치료받지 못한다고 답했습니다.
다만 이 설문은 제한된 응답자를 대상으로 한 조사이므로 전체 환자의 통증이 같은 비율로 악화됐다고 해석해서는 안 됩니다. 통증 악화의 원인이 제도 변경 때문이라고 단정하기에도 추가적인 검토가 필요합니다.
그럼에도 환자들이 치료를 충분히 받지 못한다고 느끼고 있다는 사실은 제도 운영 과정에서 반드시 확인해야 할 중요한 신호입니다.
특히 응답자의 54.2%가 치료를 받기 어려워진 이유로 병원의 도수치료 중단이나 치료실 폐쇄를 꼽았다는 점이 눈에 띕니다.
치료비 부담이 줄어들더라도 실제로 치료받을 수 있는 병원이 사라진다면 환자 입장에서는 또 다른 어려움이 발생합니다.
오랫동안 자신을 담당했던 치료사가 퇴사하거나 치료실이 문을 닫으면 환자는 새로운 병원을 찾아야 합니다.
이 과정에서 기존의 치료 기록과 회복 경과를 다시 설명해야 하고, 적절한 치료를 제공하는 의료기관을 찾는 데도 시간이 걸릴 수 있습니다.
의료제도의 성과를 평가할 때 단순히 환자가 부담하는 비용이 얼마나 줄었는지만 살펴봐서는 안 되는 이유입니다.
치료비가 저렴해지는 것만큼이나 필요한 시기에 적절한 치료를 받을 수 있는 환경을 유지하는 것도 중요합니다.
물론 도수치료와 관련된 과잉진료 문제 역시 외면할 수 없습니다.
비급여 진료의 가격과 이용 횟수가 의료기관마다 다르고 불필요한 치료가 반복된다면 환자와 보험체계 모두에 부담이 발생할 수 있습니다.
따라서 적정한 치료 기준을 마련하고 과도한 진료를 관리하려는 정책적 노력 자체는 필요합니다.
문제는 규제의 강도가 아니라 실제 환자의 상태와 의료현장의 특성을 얼마나 세밀하게 반영하고 있느냐는 점일 것입니다.
모든 환자에게 일률적인 기준을 적용하기보다 수술 이후 재활이 필요한 환자나 기능 회복에 시간이 오래 걸리는 환자에게는 의학적 판단에 따른 예외를 인정하는 방식도 검토할 필요가 있습니다.
또한 도수치료의 효과와 필요성을 객관적으로 평가하고, 적절한 보상체계를 마련하는 과정도 중요해 보입니다.
과잉진료를 막기 위해 필요한 치료까지 위축되는 상황은 피해야 하며, 의료비 절감과 치료의 질 사이에서 균형을 찾는 것이 핵심이라고 생각합니다.
전문가들 역시 현행 제도의 획일적인 기준을 지적하고 있습니다.
환자 상태에 따른 예외 기준을 정비하고 물리치료계와 의학계, 정부가 함께 참여해 치료의 질과 적정 가격, 이용 횟수를 논의해야 한다는 의견이 나왔습니다.
단기적으로는 일자리를 잃거나 임금이 크게 줄어든 물리치료사들을 위한 고용 보호와 직무 전환 지원도 필요하다는 지적입니다.
이미 다른 분야로 이동한 인력이 많아지면 나중에 의료현장에서 다시 인력이 필요해지더라도 숙련된 치료사를 확보하기 어려워질 수 있습니다.
오랜 경험을 통해 쌓아온 전문성이 의료현장에서 사라지는 것은 개인뿐 아니라 사회적으로도 손실이 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중장기적으로는 물리치료사들의 활동 영역을 확대해야 한다는 의견도 제시됐습니다.
현재 물리치료사는 법적으로 의사의 지도 아래 업무를 수행하도록 규정되어 있습니다. 이를 의사의 처방이나 의뢰를 바탕으로 환자의 가정이나 복지시설을 방문해 재활치료를 제공할 수 있도록 개선하자는 제안입니다.
고령화가 진행되는 사회에서 거동이 불편하거나 의료기관을 자주 방문하기 어려운 환자들을 위한 방문 재활 서비스는 검토할 가치가 있어 보입니다.
다만 업무 영역을 확대하는 과정에서도 환자의 안전과 치료 책임, 의료진 간 협력체계가 충분히 마련되어야 할 것입니다.
물리치료사의 전문성을 활용할 수 있는 공간을 넓히면서도 환자가 안전하고 질 높은 재활 서비스를 받을 수 있도록 제도를 설계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정부도 제도 보완 가능성을 언급했습니다.
보건복지부는 수술 이후 추가 치료가 필요한 환자들을 위한 급여기준 보완을 검토하고 있으며, 물리치료사들의 고용 현황도 지속적으로 살펴보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급여기준을 보완하는 것만으로 고용 불안을 모두 해결하기는 어렵다는 점도 인정했습니다.
이제 중요한 것은 현장에서 제기되는 문제들이 실제 정책 개선으로 얼마나 이어지느냐일 것입니다.
제도가 시행된 이후 예상하지 못한 문제가 확인됐다면 그 영향을 객관적으로 분석하고 필요한 부분을 수정하는 과정이 뒤따라야 합니다.
정책의 취지를 지키기 위해서라도 현실과 맞지 않는 기준은 조정할 수 있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이번 기사를 보면서 가장 안타까웠던 것은 물리치료사와 환자가 서로 다른 입장에 있는 것처럼 보이지만 실제로는 같은 문제로 어려움을 겪고 있다는 사실입니다.
물리치료사는 일자리를 잃고, 환자는 치료받을 곳을 찾기 어려워지고 있습니다.
병원 역시 달라진 제도 속에서 운영 방식을 조정해야 하는 상황에 놓여 있습니다.
결국 의료제도의 변화는 병원과 의료인, 환자 모두의 삶에 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어느 한쪽의 문제로만 접근해서는 해결하기 어렵습니다.
과잉진료를 막고 의료비 부담을 줄이겠다는 정책 목표는 중요합니다. 하지만 그 과정에서 생계를 잃는 노동자와 필요한 치료를 받지 못하는 환자가 발생한다면 그 부작용도 진지하게 살펴봐야 합니다.
특히 재활치료는 환자가 일상으로 복귀하는 과정과 밀접하게 연결되어 있습니다. 단순히 치료 횟수와 비용만으로 판단하기 어려운 부분이 있다는 점도 고려해야 할 것입니다.
출산을 앞두고 일자리를 떠난 물리치료사의 사연과 여러 차례 수술을 받고도 재활을 걱정해야 하는 환자들의 이야기가 단순한 개인의 어려움으로 끝나지 않았으면 좋겠습니다.
좋은 의료정책은 불필요한 치료를 줄이면서도 정말 치료가 필요한 사람에게는 충분한 기회를 보장하고, 그 치료를 제공하는 전문 인력의 역할도 지속 가능하게 만드는 방향이어야 할 것입니다.
앞으로 현장의 목소리와 객관적인 자료를 바탕으로 보다 합리적인 기준이 마련되기를 바랍니다.
여러분은 이번 도수치료 관리급여 논란을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과잉진료를 막기 위한 규제는 유지하되 수술 후 재활환자에 대한 예외를 확대하는 것이 좋을지, 아니면 현행 제도 자체를 다시 검토해야 할지 다양한 의견이 궁금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