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캄보디아 대사관 반복 건의에도 외교부 현지 여행경보 지연 상향"

감사원 감사…"취업사기 인지에도 대책본부 가동 등 적시 추진 안해"

정부 '긴급지원비' 승인 지연에…"지원 기다리다 사망한 국민도"

재외공관 재외국민 보호 주요 감사결과 인포그래픽
[감사원 제공]

(서울=연합뉴스) 이상현 기자 = 캄보디아 취업 사기 범죄로 국민 안전이 위협받는데도, 외교부가 여행경보 상향이나 대책본부 가동 등 대책을 적시 추진하지 않았다는 감사 결과가 나왔다.

감사원은 이런 내용을 담은 재외공관 재외국민 보호 등 운영 실태 감사 결과를 5일 공개했다.

감사원에 따르면, 외교부는 2023년 12월 이후엔 재외공관 및 민간업체 자료 등을 통해 캄보디아에서 한국 국민 대상 취업사기·감금 피해가 발생하고, 양상도 점차 흉포화하고 있다는 점을 인지했다.

이에 주캄보디아대사관이 이듬해 4월과 7월 여행경보 상향을 거듭 건의했지만, 외교부 본부는 특별여행주의보 요건에 맞지 않는다거나 공관이 여행경보 조정 양식을 제출하지 않고 있다는 등의 이유로 조치하지 않았다.

외교부는 이후 8월 언론에서 캄보디아 취업 사기 사태를 보도하자 여행경보 상향을 추진했고, 그나마 부서 간 혼선 등으로 조정을 미루다가 대학생 사망 사건 보도가 나온 2025년 9월에서야 여행경보를 상향했다.

감사원은 2024년 9월 이후에는 외교부가 재외국민보호대책본부 가동 등도 검토해야 했는데 관련 회의조차 열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감사원은 이에 외교부에 여행경보 상향 및 대책본부 가동 등 업무를 적기에 수행하지 않은 직원 3명에 대해 경징계 처분하라고 통보했다. 또 현재 퇴직한 당시 주캄보디아대사에 대해선 외교부에 비위 내용을 전달했다.

감사원은 이와 별도로 최근 3년간의 재외공관 건의에 따른 여행경보 수시 조정 사례 54건을 분석한 결과 15∼30일 걸린 사례가 7건, 30일 이상 걸린 사례가 9건에 달하는 등 조정에 상당 기간이 소요됐다고 덧붙였다.

지난 1월 '캄보디아 범죄조직' 한국인 강제송환 모습
[연합뉴스 자료사진]

감사에서는 본인이 비용 부담이 어려운 경우 긴급의료비, 송환비, 송환 전 숙식비 등을 국가가 지원하는 '긴급지원비 제도' 개선 필요성도 제기됐다.

2021∼2025년 신청된 193건 가운데 승인된 127건을 대상으로 외교부 승인까지 소요된 기간을 분석한 결과 1주일 이내 승인된 경우는 9건(7.1%)에 불과했고 1개월 이상 소요된 경우는 94건(74.0%)에 달했다.

2024년 화상을 입어 주태국대사관에 긴급 지원비를 신청했던 A씨는 64일이 지나서야 1천100만원을 지원받았고, 지난해 10월 주선양총영사관에 긴급의료비 및 귀국 도움을 요청했던 B씨는 승인을 기다리다가 11월 사망했다.

C씨는 2024년 의료비 부담이 어려워 주인도네시아대사관에 지원을 신청했는데, 대기 기간 미정산 때문에 치료가 진행되지 못하다가 사망했다.

본부 승인까지 장시간이 소요되는 것은 한국사회보장정보원을 통한 심사 등에 평균 4주 이상이 소요되기 때문으로 파악됐다.

재외공관의 '선(先)지원 후(後)승인' 절차도 있지만, 관련 예산이 별도로 공관에 배정되어 있지 않아 적극 활용되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 일부 영사는 사비로 먼저 지원했다가 추후 보전받지 못하기도 했다.

이밖에 감사원은 경미한 사안의 경우 영사안전콜센터가 처리하는 것이 적절한데도, 재외공관과 역할 분담이 불명확해 여전히 공관에 작은 사건이 다수 접수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또 현지 통신망 열악 등 사유로 공관과 콜센터 사이 통신 장애가 발생해 사건 전달이 지연된 사례도 일부 있었다고 밝혔다.

외교부가 홈페이지 등에 영사 조력 가능·불가능 사항을 구체성 없이 원론적으로 제시하면서 국민이 민사분쟁 해결 등과 같은 영사 조력 범위 밖의 요구도 빈번히 하는 상황이라고 덧붙였다.

감사원 청사
[연합뉴스 자료사진]

hapyry@yna.co.kr

조회 164 스크랩 0 공유 0
댓글 0
댓글 정렬 옵션 선택
댓글이 없습니다.
첫번째 댓글을 남겨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