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지' 인류무형유산 등재 눈앞…태권도, 北 단독 등재 확실시

유네스코 평가기구, 각각 '등재 권고'…확정시 한국의 24번째 유산

장인의 손길·자연 어우러진 '종이 그 이상'…다양한 활용 주목

신청 절차 2년 늦은 태권도, 공동 등재 사실상 무산…내달 위원회서 확정

한지 제작 과정
[국가유산청 국가유산포털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연합뉴스) 김예나 기자 = 닥나무를 주재료로 우리 전통 종이의 명맥을 이어온 손길이 유네스코 인류무형문화유산(인류무형유산)에 오를 전망이다.

5일 유네스코에 따르면 무형유산보호협약 정부간위원회(무형유산위원회) 산하 평가기구는 한국 정부가 신청한 '한지 제작의 전통지식과 기술 및 문화적 실천'을 심사해 대표 목록에 '등재'할 것을 권고했다.

위원회는 "한지는 기록, 인쇄, 공예, 생활용품 등 다양한 용도로 널리 사용되며 공동체의 일상과 문화적 관습에서 중요한 역할을 한다"고 평가했다.

평가기구는 신청서를 제출한 각국의 유산을 심사한 뒤 '등재'(inscribe), '정보 보완'(등재 보류·refer), '등재 불가'(not to inscribe) 등의 판단을 내린다.

한지 제작 과정
[국가유산청 국가유산포털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그간의 사례를 보면 이변이 없는 한 등재는 확실시된다.

한지는 닥나무 껍질의 섬유를 재료로 만든 전통 종이다.

고려시대부터 명성이 높아 중국에서는 제일 좋은 종이를 '고려지'(高麗紙)라 불렀으며 오늘날에는 친환경 건축 부재, 예술품, 각종 생활용품에도 쓰인다.

한지는 장인의 섬세한 손길과 자연이 어우러진 유산으로 여겨진다.

한지
[국가유산청 국가유산포털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닥나무를 베고, 찌고, 삶고, 말리고, 벗기는 채취 과정부터 한 장의 종이를 완성하기까지 장인의 기술과 지식, 공동체 문화가 깃들어 있다.

현재 국가무형유산 '한지장' 보유자인 홍춘수(전북 임실), 김삼식(경북 문경), 신현세(경남 의령), 안치용(충북 괴산) 장인이 전통을 잇고 있다.

이승철 동덕여대 미술학과 교수는 지난달 국가유산진흥원 주최로 열린 '한지' 국제 심포지엄에서 "한지는 자연과 인간의 상생적 협업, 세대의 기억을 지탱해 온 유기적 기술문화"라며 "종이 그 이상의 유산"이라고 의미를 부여했다.

오늘날 다양한 분야로 한지의 활용 범위가 넓어지는 점은 주목할 만하다.

한지 제작 과정
[국가유산청 국가유산포털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인미애 전주문화재단 한지산업지원센터 책임연구원은 "한지는 과거의 기억을 담은 종이이며, 그 기억을 미래의 가치로 전환하는 살아있는 문화유산"이라고 강조했다.

등재가 확정되면 한지는 한국의 24번째 인류무형유산이 된다.

우리나라는 '종묘제례 및 종묘제례악'(2001년)을 시작으로 가장 최근인 2024년 등재한 '한국의 장 담그기 문화'까지 인류무형유산 대표목록에 총 23건을 보유하고 있다.

북한은 올해 태권도를 인류무형유산으로 올릴 예정이다.

송다빈 발차기 공격
(도요하시[일본]=연합뉴스) 김동민 기자 = 3일 일본 아이치현 도요하시 종합체육관에서 열린 2026 아이치·나고야 아시안게임 태권도 겨루기 여자 67㎏급 한국 송다빈과 중국 무원저 결승 경기. 한국 송다빈이 경기를 펼치고 있다. 2026.10.3 image@yna.co.kr

평가기구는 북한이 신청한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의 전통무술-태권도'에 대해 등재가 확실시되는 '권고' 판단을 내렸다.

태권도는 '아리랑', '김치 담그기', '씨름'(남북 공동 등재), '평양냉면', ' 조선 옷차림 풍습'에 이어 북한의 6번째 인류무형유산으로 이름을 올릴 것으로 보인다.

북한이 2024년 태권도의 등재 신청서를 단독으로 제출하자 우리 정부는 올해 3월 뒤늦게 신청서를 제출하며 공동 등재 가능성을 기대했으나, 사실상 무산됐다.

추후 태권도를 확장 등재하거나 따로 올리려면 시간이 걸릴 전망이다. 확장 등재는 기존에 등재된 유산의 범위를 변경해 등재하는 과정으로, 당사국과 협의가 필요하다.

올해 인류무형유산 대표 목록 등재 여부는 이달 30일부터 12월 5일까지 중국 샤먼에서 열리는 제21차 무형유산위원회에서 최종 결정된다.

유네스코는 2003년 채택한 '무형문화유산 보호 협약'에 따라 문화적 다양성과 창의성이 유지될 수 있도록 각국의 무형유산을 대표 목록으로 등재하고 있다.

한국은 중국, 프랑스 등과 더불어 인류무형유산 종목을 많이 보유한 국가로 분류돼 2년에 한 번씩 등재 심사를 받고 있다.

2028년에는 인삼 재배와 가공 기술, 생활 문화를 아우른 '인삼문화: 지식, 기술 그리고 사회문화적 실천'이 등재에 도전한다.

yes@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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