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대급' 韓 축구 국제망신 "손흥민 왕따설·협회 경찰 조사·96파벌... 끝없는 나락" 英 유력지 집중 분석

대한민국 축국구가대표팀이 경기도 용인미르스타디움에서 우즈베키스탄과 친선경기를 열었다.  손흥민이 결정적인 프리킥이 우즈베키스탄 골키퍼 네마토프의 선방에 막히지 아쉬워하고 있다. /사진=김진경 대기자

해외 유력지마저 집중 조명할 정도다. 라커룸 내 파벌 갈등과 주장 손흥민(34·LAFC) 왕따설, 여기에 경찰 압수수색과 수뇌부 공백 사태까지 겹친 한국 축구의 절망적인 현주소가 만천하에 공개됐다.

영국 유력 매체 '가디언'은 30일(한국시간) "선수단 불화, 경찰 압수수색, 그리고 손흥민의 불확실한 미래가 한국 축구를 중대한 갈림길로 내몰았다"며 "비참했던 월드컵 참사 이후 한국 축구는 끝없는 나락으로 떨어지고 있다. 신구 선수 간의 갈등이 극에 달하면서 주장의 입지마저 흔들리고 있다"고 집중 조명했다.

'가디언'은 손흥민과 크리스티아누 호날두를 비교하며 사태의 심각성을 짚었다. 매체는 "두 선수는 등번호 7번의 상징이자 프리미어리그의 전설, A매치 기록 보유자라는 공통점이 있지만 이제 대표팀 내에서 '분열을 일으키는 존재'로 전락할 위험에 처했다는 놀라운 공통점까지 안게 됐다"고 꼬집었다.

외신이 가장 주목한 대목은 국회 청문회에서 공식적으로 폭로된 '캡틴 패싱' 사태였다. 지난 21일 국회 문화체육관광위원회 국정감사에서 정연욱 국민의힘 의원이 "선수들 사이에서 사람 이름을 부르지 않고 '7번'이나 '그분'으로 부른다는 사실을 아느냐"고 질타하자 이용수 대한축구협회(KFA) 회장 직무대행이 "손흥민 선수를 말하는 것이냐"고 답했던 일화를 상세히 소개했다. 매체는 "스포츠를 넘어 국가적 의제로 비화된 이 질의에서 대표팀 리더십이 분란을 야기하고 완전히 무너졌다는 사실이 공식화됐다"고 설명했다.

불과 18개월 전 토트넘 홋스퍼의 주장으로 유로파리그 우승컵을 들어 올리며 잉글랜드 무대 10년의 정점을 찍었던 손흥민의 급격한 추락 배경에는 대표팀 내 깊은 파벌 갈등이 자리 잡고 있었다. '가디언'은 2024 아시안컵 당시 이강인과의 충돌보다 현재의 사태가 훨씬 심각하다고 분석했다.

'가디언'이 분석한 현재 갈등의 핵심은 이른바 '96 라인'이다. 매체는 "김민재(바이에른 뮌헨), 황인범(FC포르투), 황희찬(샬케04) 등 베테랑으로 성장한 1996년생 주축 선수들이 손흥민의 리더십에 강한 불만을 품고 있다"며 "그들은 월드컵 이후 새로운 주장과 새 사령탑 체제로의 전면 개편을 요구해 왔다"고 했다. 실제로 10월 2일 베네수엘라전(0-0 무) 직후 황인범은 "대표팀에 온 지 9년이 됐지만 많은 것이 변해야 함에도 변하지 않는다"고 토로했고, 김민재는 "모두가 희생하고 싸워야 하는데 그러지 않았다. 수비수들이 불쌍하다"며 내부 불만을 노골적으로 표출했다. 이후 10월 A매치 직후 이들 세 선수가 동반 은퇴를 선언하려다 협회의 만류로 무산됐다는 소식까지 전해졌으나 축구협회는 이를 부인하지 못했다.

손흥민(가운데)이 용인미르스타디움에서 열린 우즈베키스탄과의 축구 국가대표팀 평가전에서 전반 6분 날카로운 오른발 프리킥으로 상대 골망을 흔들었다. /사진=김진경 대기자이어 '가디언'은 "어느 팀에나 신구 갈등은 있지만, 엄격한 위계질서와 나이에 따른 존칭을 중시하는 한국의 문화 속에서 1년 선배에게조차 깍듯해야 하는 현실을 감안하면 이번 사태는 매우 비정상적이고 심각한 균열"이라고 진단했다. 2001년 거스 히딩크 감독이 위계질서를 깨기 위해 식사 자리 통합을 지시했던 과거 사례까지 소환하며 기강이 밑바닥까지 무너졌음을 강조했다.

대표팀을 둘러싼 행정적 현실 역시 참담하다. 2026 북중미월드컵 조별리그 탈락과 기자회견 보이콧 파문 이후 홍명보 감독과 정몽규 회장이 사퇴하고 국회 청문회에 불려 나갔고, 급기야 경찰이 축구협회 사무실을 압수수색하는 지경에 이르렀다. 로베르토 모레노 임시 감독 체제로 11월까지 버티고 있는 데다 협회장조차 공석인 상태로 수십 년간 우승을 차지하지 못한 아시안컵을 목전에 두고도 표류를 거듭하고 있다.

매체는 34세에 접어든 손흥민이 더 이상 과거와 같은 폭발적인 기량을 유지하기 어렵다는 현실도 직시했다. 우즈베키스탄전 프리킥으로 A매치 59호 골을 넣으며 한국 축구 역사를 새로 썼지만, 대표팀 내 전술적 활용 방안을 넘어 선발 출전 여부 자체를 논의해야 할 시점이 다가왔다는 분석이다. '가디언'은 "사우디아라비아 리야 미사일 공습으로 인해 아시안컵이 2028년으로 연기될 가능성도 제기된다"면서도 "이는 분열된 팀을 추스를 기회가 될 수도 있지만 반대로 이미 곪아 터진 위기를 최악으로 몰고 갈 수도 있다"며 한국 축구가 절망적인 암흑기에 갇혔음을 경고했다.

로베르트 모레노 감독이 작전 지시를 하고 있다. //사진=김진경 대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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