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불암 영정앞에 선 김혜자 "너무 그리운 사람…곧 만나자"(종합2보)

유인촌·고두심·임호 등 '전원일기' 가족들 조문…"부모님 여읜 것처럼 참담"

최휘영 장관, 금관문화훈장 전달…김민석·오세훈·경찰청·정재계 잇단 발길

초록우산 어린이재단장 엄수…"한평생 아이들 품은 진정한 어른"

'국민 아버지' 배우 최불암 별세
(서울=연합뉴스) 박동주 기자 = 한국의 아버지상을 대표해 '국민 아버지'로 불린 배우 최불암(본명 최영한)이 별세했다. 향년 87세. 사진은 30일 서울아산병원 장례식장에 마련된 빈소 모습. 2026.10.30 pdj6635@yna.co.kr

(서울=연합뉴스) 고가혜 조윤희 기자 = "한 번이라도 눈뜨는 걸 봤으면 좋겠어요. 너무 그리운 사람이니까 곧 만날 거예요."

MBC 드라마 '전원일기'에서 22년간 고(故) 최불암(본명 최영한)과 부부로 호흡을 맞춘 배우 김혜자가 30일 밤 빈소를 찾아 고인을 애도했다.

이날 저녁 서울아산병원 장례식장을 찾은 김혜자는 "이게 마지막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죽으면 또 만날 텐데 마지막이라고 하지 말아달라"며 "곧 만나자고 얘기하고 싶다. 그동안 저 사람에 대한 추억을 다 기억하며 살 것"이라고 말한 뒤 눈물을 훔쳤다.

'전원일기'에서 양촌리 김 회장(최불암 분) 댁 맏며느리 역을 맡았던 배우 고두심도 빈소를 찾아 고인을 추모했다.

고두심은 조문에 앞서 연합뉴스에 보낸 문자를 통해 "공인으로서 묵묵히 주어진 사명을 자연스럽게 잘해오신 분이며, 특히 어려운 이웃을 돌아보는 일에 함께 동참하신 거룩한 마음이 많으신 분"이라며 "초록우산 어린이재단 일에 몸담고 일관해오신 선행은 많은 사람의 귀감이 될 것이다. 저 역시 그분에 의해 어린이재단 일에 발을 들여놓고 눈을 떴다"고 전했다.

양촌리 김 회장의 둘째 아들 용식이로 출연한 유인촌 전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은 "(드라마) 데뷔 작품('강남가족')에서도 아버지를 하셨고 '전원일기'에선 22년간 아버지로 사셨기 때문에 개인적 입장으로는 가족"이라며 "평상시에도 늘 아버지라 불렀는데 이렇게 갑자기 부고를 받게 돼 너무 안타깝고 가슴이 아프다"고 말했다.

또 김 회장이 입양한 막내아들 금동이의 성인 역으로 활약했던 배우 임호는 "부모님을 여의었을 때처럼 '계실 때 왜 더 잘해드리지 못했을까' 하는 마음이 가장 크다"며 "해를 넘기기 전에 '김 회장님네' 식구들과 함께 인사를 드리러 가자고 이야기하던 중이었는데 갑작스럽게 작고하셔서 마음이 참담하고 많이 아프다"고 했다.

한국의 아버지상을 대표해 온 최불암이 29일 밤 향년 87세를 일기로 별세하자 그의 빈소에는 장례 첫날부터 '전원일기' 가족을 비롯해 문화·예술계와 정계를 아우르는 조문 행렬이 온종일 이어졌다.

'국민 아버지' 배우 최불암 별세, 향년 87세
(서울=연합뉴스) 한국의 아버지상을 대표해 '국민 아버지'로 불린 배우 최불암(본명 최영한)이 별세했다. 향년 87세. 30일 유족에 따르면 최불암은 29일 밤 10시께 서울 강서구 한 병원에서 입원 치료 중 세상을 떠났다. 1959년 극단 '실험극회'에서 연극 '햄릿'으로 데뷔한 고인은 한국형 수사물의 시초격으로 18년간 방송된 MBC '수사반장'(1971∼1984, 1985∼1989)의 박영한 반장, 22년간 방영된 국내 최장수 드라마 MBC '전원일기'(1980∼2002)의 양촌리 김 회장 역을 비롯해 연기 인생 67년간 드라마와 영화, 연극 무대를 아우르며 국민적 사랑을 받았다. 고인의 장례는 초록우산 어린이재단장으로 진행된다. 이날 서울아산병원 장례식장에 고인 빈소 안내가 나오고 있다. 2026.10.30 [사진공동취재단] photo@yna.co.kr

◇ 연예계 동료·후배들 "우리의 자랑이자 영원한 아버지"

이날 빈소를 찾은 연예계 동료와 후배들은 시대를 함께 건너온 큰 스승이자 어른의 빈자리에 비통함을 감추지 못했다.

지인의 부축을 받으며 장례식장을 찾은 나문희는 "우리의 자랑이었는데 이렇게 먼저 가서 마음 한구석이 많이 섭섭하다"며 "추억이 너무 많은데 잘 간직하겠다"고 고인에게 마지막 인사를 건넸다.

고인과 서라벌예대 동문이자 국립극단 단원으로 함께했던 배우 박근형도 빈소를 찾았다. 그는 앞서 연합뉴스와 통화에서 "동료들이 하나둘 떠나가 마음이 참 착잡하고 좋지 않다"며 "매사 적극적이었고 후배 배려도 대단했던 분이다. 좋은 일을 많이 하셨는데 건강 때문에 떠나게 돼 안타깝다"고 침통해했다.

고인과 '수사반장', '당신', '영웅시대', '전원일기'까지 많은 작품을 함께했던 이계인은 "지금 (빈소에서) 형수님을 뵈니 눈물이 쏟아진다. 거의 40년을 같은 동네에 살며 고인과 술도 제일 많이 마셨다"며 "평생을 함께했는데 나를 두고 먼저 가시면 어떡하느냐"고 말한 뒤 눈물을 훔쳤다.

고인과 드라마 '영웅시대'에 함께 출연했던 강석우는 "이순재 선생님, 최불암 선생님 등 1세대 거목들이 다 떠나시니 서운한 마음이 크다"며 "(생전에) 더 깍듯이 모시지 못했던 점이 떠나고 나니 참 많이 후회된다"고 말하며 고개를 숙였다.

MBC 드라마 '그대 그리고 나'에서 고인의 첫째 아들로 출연했던 배우 박상원은 "얼마 전 MBC 다큐멘터리에도 참여했고, '그대 그리고 나' 촬영 당시 배우로서 수많은 가르침과 위로를 받았다"며 "1년 넘게 많이 아프셨는데, 이제는 고통 없는 곳에서 생전 그토록 애정을 쏟으셨던 연극 무대 관객들과 치열하게 만나시길 바란다"고 했다.

'그대 그리고 나'에서 고인의 차남 역을 맡았던 배우 차인표는 "현장에서 뵀던 최 선생님은 까마득한 후배들을 한 사람의 인간으로서 인격적으로 동등하게 대해주셨던 훌륭한 분이었다"며 "고통과 아픔이 없는 하늘나라에서 편안히 영면하시기를 기도한다"고 애도했다.

배우 김성환은 "이순재 선배님과 함께 한국 드라마 역사를 쓰신 분이자 후배들을 끔찍이 아껴주셨던 어른"이라고 회고했고, 가수 진성은 "삶이 힘들 때마다 선생님의 발자취를 되짚으며 힘을 얻곤 했다. 저세상에서는 항상 좋은 일만 가득하셨으면 한다"고 명복을 빌었다.

또 방송인 이상벽은 "김대중 정부 시절 '웰컴투코리아' 활동도 함께 했고, '아침마당'에도 자주 출연해 주셨다"며 "맡은 프로그램마다 장수로 이끌 만큼 열정이 대단하셨던 분인데 일찍 떠나셔서 애통하다"고 했다.

드라마 '사모곡'(1987)에서 고인의 아내 김민자와 모녀 호흡을 맞췄던 것을 계기로 고인을 '아버지'라 부르며 딸을 자처했던 김혜수는 빈소에 들어서 슬픔을 주체하지 못한 채 줄곧 흐느꼈고, 저녁 늦게까지 빈소를 지켰다.

배우 윤여정을 비롯해 선우용녀, 길용우, 양택조, 홍순창, 신현준, 이천희·전혜진 부부와 코미디언 이홍렬 등 문화계 인사들도 잇달아 빈소를 찾아 고인을 기렸다.

배우 최불암
[KBS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 최휘영 문체부 장관, 금관문화훈장 전달…"모든 국민이 허전할 것"

최휘영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은 빈소를 찾아 고인에게 추서된 금관문화훈장을 유족에게 전달했다.

최 장관은 "넉 달 전에 찾아뵀을 때만 해도 정말 환하게 웃으시면서 반갑게 맞아주셨는데 너무 애통하다"며 지난 6월 고인을 병문안했던 기억을 떠올렸다.

최 장관은 "퇴원하면 막걸리 한잔하자 하셔서 그날을 기다리고 있었는데 이렇게 너무 빨리 허망하게 가셔서 야속하다"며 "늘 국민 곁에서 자상한 아버지셨던 최불암 선생님은 우리 모두의 가슴에 오래도록 기억될 것"이라고 했다.

최 장관은 고인에게 문화예술계 최고 영예인 금관문화훈장을 추서한 배경에 대해 "오늘 모든 국민의 마음이 허전할 것이다. 그만큼 선생님은 우리 모두에게 정말 많은 업적을 남기셨고 당연히 받으셔야 할 훈장"이라며 "국민을 대표해 훈장을 전달해 드렸다"고 덧붙였다.

◇ 정재계·경찰도 조문 행렬…"영원한 '수사반장'"

정계 및 공공 분야 인사들도 빈소를 찾아 50여년간 이어진 고인의 사회적 헌신과 발자취를 기렸다.

30년 전 고인과 국회의원 선거에서 맞붙었던 김민석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조문 후 기자들과 만나 "(30년 전 선거 당시) 한 번도 경쟁 상대라고 생각하지 못할 만큼 늘 저를 따뜻하게 대해주셨다"며 "그런 마음을 알기에 특별히 더 아쉽고 감사하다"고 말했다.

인천시장 재임 시절 인천 출신인 고인과 연을 맺은 송영길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제가 인천시장 재임 당시 아시안게임 홍보 등 지역을 위해서도 큰 도움을 주셨던 따뜻한 정을 잊지 못한다"고 했다.

김부겸 전 국무총리는 "국민들이 산업화와 경제 발전에 대한 에너지를 다지며 '해보자'는 용기를 내던 시절, 가장 한국적인 표상이자 넉넉하게 의지하고 싶었던 '대한민국의 아버지'"라고 추모했다.

빈소를 찾은 오세훈 서울시장은 "제가 처음 시장이 되던 해에도 이미 서울시 홍보대사를 하고 계셨고, 거의 30년 동안 홍보대사를 맡아 서울시를 알리는 데 큰 도움을 주셨다"고 회고했다.

이어 "추진위원장을 맡으셨던 한강예술섬 프로젝트가 이제 막바지라 2∼3년 뒤면 시민들의 큰 사랑을 받는 공간으로 마무리되는데, 그 완성을 못 보고 가셔서 참 섭섭하다"며 "국민적으로 사랑받던 국민 아버지이자 '국민 아재'셨던 선생님을 떠나보내며 마음이 많이 허전하다"고 애도했다.

1972년 명예 경찰로 위촉된 이후 50년 넘게 인연을 이어온 고인을 추모하기 위해 빈소를 찾은 김종철 경찰청장 직무대행은 "고인은 14만 경찰은 물론 5천만 국민에게 영원한 '수사반장'으로 기억되실 것"이라며 "고인의 숭고한 뜻을 잘 받들어 국민에게 신뢰받는 경찰이 되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정몽준 아산재단 이사장도 빈소를 찾았다. 정 이사장은 생전 현대그룹 창업주 고 정주영 선대회장과 연이 깊었던 고인을 추모하며 "개인적으로 고등학교(중앙고) 선배님이시고, 우리 아버님(정주영 회장)과도 아주 가깝게 친구처럼 지내신 분"이라며 "건강 관리를 좀 더 잘하셔서 더 오래 사셨으면 좋았을 텐데 이렇게 돌아가시니 마음이 아주 쓸쓸하다"고 애통해했다.

'전원일기' 출연진과 함께 기념 촬영하는 최불암
(서울=연합뉴스) 초록우산 전국후원회장으로 41년간 활동하며 국내외 소외 아동을 위한 나눔에 앞장선 고 최불암 배우. 사진은 배우 최불암(오른쪽)이 국내 최장수 드라마 '전원일기' 출연진과 함께 기념 촬영하는 모습. 2026.10.30. [초록우산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photo@yna.co.kr

◇ 문화예술계·제작진 조문도 이어져…"별세 소식 듣고 엉엉 울어"

연예계 동료뿐만 아니라 고인과 인연을 맺었던 방송 제작진과 문화 예술계 인사들의 발길도 이른 아침부터 이어졌다.

고인의 수의를 제작한 박술녀 한복 원장은 조문을 마친 뒤 고인과의 인연을 떠올렸다.

박 원장은 "1년 전 선생님이 아프시다는 이야기를 들었을 때부터 마음을 담아 수의 도포를 만들어 뒀다"며 "너털웃음 속에 소시민적인 따뜻함을 전해주셨던 분인 만큼, 분명 하늘나라에서도 꼭 필요한 좋은 곳으로 가셨을 것"이라고 추모했다.

과거 MBC 드라마 '영웅시대' 촬영 현장에서 제작 스크립터로 일했다는 최송희(50) 씨는 고인과 함께 찍었던 빛바랜 사진들을 보여주며 추억을 회상했다.

최씨는 "어젯밤 별세 소식을 듣고 엉엉 울면서 직접 노래를 만들었다"며 '10월의 가장 찬란한 날, 제일 좋은 옷 입고 생일처럼 즐겁게 가셨으면 좋겠다'라는 자작곡 가사를 읊었다.

고인이 출연한 영화 '바람 불어 좋은 날'(1980)에서 조감독으로 인연을 맺은 배창호 영화감독은 "영화와 TV, 연극을 아우르는 대배우이자 자상한 아버지의 표상이었다"며 "과거 독백 연기를 지켜보며 마치 음악 연주처럼 섬세한 리듬과 강약을 만들어내는 창조적 연기에 감동을 한 적이 있다"고 했다.

어린이 후원 활동에 평생 힘써온 최불암
(서울=연합뉴스) 초록우산 전국후원회장으로 41년간 활동하며 국내외 소외 아동을 위한 나눔에 앞장선 고 최불암 배우. 사진은 과거 초록우산의 불우아동 결연사업 행사에 참석한 최불암 배우의 모습. 2026.10.30. [초록우산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photo@yna.co.kr

◇ 40여 년 아동 사랑 기려…'초록우산 어린이재단장'으로 엄수

1981년 '전원일기' 금동이 입양 에피소드를 계기로 1985년부터 40여 년간 초록우산 전국후원회장을 지낸 고인의 장례는 '초록우산 어린이재단장'으로 치러진다.

황영기 초록우산 회장은 빈소를 방문해 "고인은 연기자 이전에 한평생 아이들을 '또 하나의 나'로 품으셨던 진정한 어른이었다"며 1990년대 해외후원회 개척, 아프리카 오지 봉사, 14년간 이어진 김천소년교도소 뮤지컬 지도 및 '제로캠프' 설립 등 나눔에 헌신한 일생을 기렸다.

장례위원회에는 황영기 회장을 비롯해 이수성·이낙연 전 국무총리, 홍문종 전 의원, 김성은 신부, 한일수 국회입법정책연구회 사무총장, 양옥경 대표이사 등이 참여했다.

발인은 다음 달 2일 오전 7시 40분 엄수된다. 이어 오전 9시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성당에서 염수정 추기경이 집전하는 장례 미사를 거행한 후 10시 40분 초록우산 어린이재단으로 이동한다. 장지는 동화경모공원이다.

yunni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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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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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댓글 리스트
  • 익명
    2026.10.3023:29
    대한민국 국보급 명배우!! 최불암 선생님의 명복을 빕니다.
  • 화이트드라고
    2026.10.3023:08
    전원일기가페지될때부터 죽은거였다...항상웃는얼굴기억할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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